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준호 Nov 22. 2018

[베일리 어게인] 후기

A Dog's  Purpose, 2017

*이 리뷰는 <브런치 무비 패스>가 제공한 시사회 관람 후 작성되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영화 보고 살짝 울컥했다. 뻔한 내용에 어떻게 보면 진부한 소재의 이야기였지만 감정을 건드리는 부분이 있다. 부끄럽다고 한 이유는 관성적인 영화의 레퍼토리에 걸려들었기 때문이다. 울컥했다는 자체가 본인도 관성적인 삶 속에 별다를 것 없는 슬픔의 깊이에 산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어쨌든 강아지 너무 귀엽다. 주인 없이 태어난 우리 멍뭉이 '베일리'는 운명과도 같이 소년 '이든'의 집에서 살게 된다. '이든'의 소년기부터 같이 삶을 시작하여 그의 청년기까지 인생의 희로애락을 같이 한다. 행복과 불행은 동전의 양면이라는 듯 밝은 미래만이 보이던 '이든'은 삶의 파고 속에 휘청이고... '베일리'는 생을 마감한다. '이든'의 삶이 어쩔 수 없는 비극에 치달을 때 '베일리'는 떠나야 했다. 그의 옆에 항상 있고 싶고 사랑을 주고 싶은데 떠나야 했다.

그런 '베일리'가 환생을 한다. 다른 누군가의 반려견으로. 하지만 전생에서 '이든'과의 행복에 모든 운을 다 써버린 양 '베일리'에게는 시련의 연속이다. 그럼에도 우리 멍뭉이는 인간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는다. 그가 누구든 인간이라는 굴레 속에 고통받는 그들에게 사랑을 주려 노력한다. 심지어 자기 생을 포기하면서 말이다.

시련, 누군가에게 주는 사랑, 또다시 시련,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사랑. 돌고 돌아 '베일리'는 자기 생에 오롯이 남겨진 '이든'의 채취를 기억한다. 생을 돌고 돌아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 곁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운명이라는 것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영화를 보며 바라게 된다.

주인공의 '비극'은 보는 이를 안타깝게 한다. 생의 '윤회'는 희망을 꿈꾸게 한다. 사랑의 '운명'은 우리를 환희하게 만들어 준다. 이 세 가지 장치가 있는데 감정이 안 흔들릴 수 없다. 물론 약간은 식상한 스토리 전개이지만 반려견을 키우거나 키웠던 소중한 추억이 있던 분들이 보시면 마음이 살짝 울컥하실 거다. 환희의 눈물...이 경지까지 갔으면 참 좋았을 텐데.


ps. 우리 집 멍뭉아 너도 어딘가에 잘 있지? 보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청설] 리뷰 - 따스함, 순수함, 맑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