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by 최준호

부의 편중은 날로 심각해지는데, 경제는 잘 돌아가고 있는 듯하다. 불평등이 마치 성장을 담보하기라도 한 듯 자산 시장은 파죽지세로 오르고 신용으로 파생된 여유자금은 시중에 넘쳐흐른다.


표층에 부각된 경제현상을 설명하기는 단순하다. 경제는 많이 생산하고 많이 소비하면 되는 것이다. 아무리 소수에게 부가 쏠려 있어도 그 소수가 다수가 소비하는 양보다 클 수 있다면 불평등은 경제적 성장의 방해 요소가 되지 못한다.


모든 현상의 드러남은 이와 같이 쉽게 표현되고 이해될 수 있다. 하나와 반대자, 경제에 있어서 생산과 소비의 관계가 모든 것을 결정짓듯이 보인다. 하지만 현상의 이면에 놓인 현상을 필연 짓는 원리는 불가해할 정도로 복잡하다. 그러한 불가해성 속에서도 불평등에 기초한 성장의 지속을 논한다면, 원리상 불가하다고 할 수 있다.


공급과 생산에 있어 자본 성장의 지속은 혁신에 있다고 한다. 옳은 말이다. 그렇다면 그 반대에 있어서도 타당해야 한다. 수요와 소비에 있어서도 혁신의 속도에 발맞춘 뒤따름이 있어야 한다. 자본은 팽창한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부의 크기를 계속적으로 한 명이 모두 소비하라는 것이 효율적인지 다수가 처리하는 것이 신속할지는 누구에게나 자명한 명제일 것이다.


지금과 같은 성장의 한계를 이루는 임계점이 어디일지는 현상 이면의 원리에 있어서도 숫자로 이뤄진 세계에서 완벽한 수리적 분석이 가능할 때만 시기상의 시점을 점찍을 수 있을 것이다. 인간에게 있어 직관이라는 것이 신에게 부여받은 권능이라면 이쯤이지 않을까 하는 직감 정도 만이 설왕설래하는 세상의 일부분이 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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