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전문의
2009년 10월
일단, 청각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몇 주 후 만난 소아과 전문의 닥터 크리스도 청각검사에 이상이 없는 것을 예상한 듯이 다른 것들을 물어봤다. "J가 간단한 인사를 하나요?" "눈 맞춤은 어떤가요?" 아이 엄마에게는 "앨러지나 임신 중 합병증은 없었나요?" "조산은 아니었나요?" 그리고 J를 진찰하던 중에 몸에서 특히, 종아리 아래 작은 흉터 자국이 많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J가 피부를 심하게 긁어서 그렇게 되었다고 설명했는데, 사실 J가 우유와 계란에 앨러지가 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지금도 검사할 때마다 다르게 나와서 확실한 것은 모르겠지만) J는 아마도 심한 가려움에 고통을 받았을 것이다. 말로 설명할 수도 없던던 J는 때로는 피가 날 때까지 심지어 피가 나도 가려운 부위를 긁곤 했는데 아토피였을지도 모르겠다. 닥터 크리스는 J가 고통에 대해 강한 내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검진을 마친 닥터 크리스는 발달장애 관련 기관에 추가 진단을 위한 의뢰서를 작성해 보내고 염색체 핵형검사(karyotyping) 및 취약X증후군(fragile X syndrome) 검사 등을 의뢰했다. 또한 언어 및 작업치료를 계속 수행할 것과 가급적 빨리 어린이집에 보낼 것을 당부했다.
사실 닥터 크리스의 질문을 생각해보니 확실히 J는 발달에서 다른 점을 보였던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냥 고집이 세고 말이 좀 늦는 아이구나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기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누구라도 이 이야기를 보는 사람 중에 자폐스펙트럼장애(ASD)의 어떤 신호라도 발견한다면 가능한 한 빨리 대응할 것을 바라는 마음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전문가를 만나는 일이다. J의 경우에서 언어치료사가 시작점이었는데, 소아정신과 전문의를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빨리 만날 수 있다면, 가정의도 괜찮은데 우리 가정의는 J를 보고 매우 정상이며 발달장애 증세는 없다고 말했었다. 너무 어릴 때 진단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비정상인줄 알았다가 나중에 오진이었음을 아는 것이 정상인줄 알았다가 비정상으로 판명나는 것보다 나은 것은 분명하다. 아마도 최근 자폐 진단이 늘어난 이유도 이런 게 아닐까?
다행히도 유아기에 ASD를 선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점검 목록과 질문들이 존재한다. 이 질문들을 보았을 때, 들었던 생각은 J를 위해 준비한 맞춤형 질문이 아닌가 했을 정도다. 다시 말하자면, ASD는 구조화된 질문에서 찾을 수 있는 특징을 많이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도 전문가의 인터뷰를 통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질문에 직접 대답하는 방식으로 조기에 점검하는 것도 좋다. 예를 들면, 쉽게 찾을 수 있는 M-CHAT-R[1]과 ASD 평가 점수/선별 질문 (ASD Assessment Scale/Screening Questionnaire)[2] 등이 유용하고 사용하기도 형태다. J의 경우에 거의 완벽하게 들어맞았던 질문 몇 가지는 다음과 같은데, 두 종의 질문에서 중복된 경우는 제외했다.
ASD 평가 점수/선별 질문에서:
- 불충분한 눈 맞춤을 보이거나 비정상적인 각도로 응시한다.
- 이름을 불러도 무시하거나 전반적으로 무시하는 경향이 있으며, 소리 나는 방향을 쳐다보지 않는다.
- 진공청소기 등의 소음에 비정상적인 두려움을 보이거나 귀를 자주 막는다.
- 떼쓰기(분노발작),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과도한 반응을 보인다.
- 고통을 무시한다. (갑자기 머리에 혹이 발견되었지만 그에 상응하는 반응은 없었던 경우)
- 까치발로 걷거나 부자연스러운 자세를 취한다.
- 장난감으로 줄을 세운다.
- 물건이나 기차, 날씨 숫자, 날짜 등의 주제에 집착한다.
M-CHAT-R에서:
- 방 한쪽에 있는 물건을 가리키면 그것을 바라보는가?
- 아이가 귀머거리일 수 있다고 한 번이라도 걱정했는가?
- 다른 아이들에게 관심을 보이는가?
1. https://www.autismspeaks.org/what-autism/diagnosis/screen-your-chil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