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계통의 이상이 유발하는 신경정신 장애
정신분열증(schizophrenia)과 자폐증에 연관성이 있을까? 카너가 자폐증을 학계에 소개하기 전까지 자폐성 장애아들이 정신분열증으로 분류되었다는 것 외에도 최근에는 발생 기작에 있어 면역 체계 이상을 공유한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일단, 중요한 것은 임신 전후에는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정신분열증과 자폐증 모두 면역계통이 관련되어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비정상 요소는 두뇌와 뇌척수액(cerebral spinal fluid, CSF)에 존재하는 면역 관련 분자 중에 하나인 사이토카인(cytokines)[1]과 그 수용체를 비롯하여 인간백혈구항원(HLA)에서 보이는 유전자 변이, 면역세포 주변에서 나타나는 병변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여기에다 많은 역학 연구에서 정신분열증 및 자폐증이 자가면역(autoimmunity) 및 앨러지와 관련이 있다는 것도 드러나고 있다. 아직 그 연관성이 명확하지 않지만 면역 상태가 정신적 장애에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에 등장한 가장 중요한 증거는 정신분열증 두뇌에서 면역관련 유전자의 조절이상(dysregulation)과 미교세포(microglial)와 성상세포(astrocyte)의 과도한 활성화 및 자폐성 두뇌와 뇌척수액(CSF)에서 사이토카인 상승조절(up-regulation) 등이다. 강조할 것은 이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여러 가지 다른 형태의 분석이 수행되었다는 것으로 조직학(histology), 효소결합 면역침강 분석법(ELISA), 중합효소 연쇄반응(PCR), 마이크로어레이(microarray)등이 사용되었다. 또한 독립적인 실험실에서 검증이 수행되기도 했다. 여기에서 드러난 사실은 성인의 두뇌에서 발견된 조절이상이 영구적인 상태라는 것이다.
산모의 독감(influenza) 감염은 정신분열증 위험인자로 잘 알려져 있다. 동물실험에서 사람의 호흡기 독감 바이러스를 임신 중기 쥐에 투입하면, 자손에서 해마(hippocampus)와 피질에 조직학적인 이상이 유발되는 것이 확인된 바 있다. 정신분열증과 산모의 감염은 독감 바이러스에만 국한되지 않고 풍진, 고양이 기생충으로 알려빈 톡소플라스마(toxoplasma) 감염, 성기 및 생식기 감염, 박테리아 감염 등과도 관련이 있다는 유사혈청학적(similar serological) 증거가 제시되었다.
이와 같은 조절이상이 자폐성 장애아에게서도 발견됨에 따라, 두뇌의 면역 조절이상은 생의 초기에 시작되고 양의 피드백 기작을 통해 유지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질문은 병세를 보이지 않는 염증성 상태를 유발하는 원인은 무엇인가와 어떻게 유지되어 성인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가를 비롯하여 발달 단계에서 두뇌 연결성에 영향을 주는가 등이다. 산모의 감염이 자폐증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자폐증의 비유전적인 주요 발생 원인을 태아 때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의사도 있다. 그 증거로 태아 때 풍진 혹은 거대세포바이러스(cytomegalovirus)에 노출되면 자폐증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박테리아 감염도 정신분열증에 관련이 있음이 드러났으며, 이들이 유발하는 산과적 합병증이 정신분열증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 내 감염은 조산하는 산모에게 흔하게 나타나며 출산 시 극도로 저체중을 보이는 것은 심각한 신경장애를 포함하여 주산기 사망 및 신생아 사망과 관련이 있다. 조기 태반에서 분리한 미생물들 중에는 치주 질환에 관련 있는 포필로모나스 진지발리스(Porphyromonas gingivalis)와 퓨소박테리아 뉴크레아텀(Fusobacterium nucleatum) 등을 포함하는 그람-음성균들이 발견되었다. 이 외에도 치주질환이 조산과 관련되어 있다는 역학적 증거도 있다.
추가로 독감에 감염된 산모의 후손들은 일련의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는데 모두 정신분열증과 자폐증에 관련된 것들로 사회적 상호작용 및 전펄스억제(prepulse inhibition, PPI)[2] 결손, 개방된 공터와 새로운 사물을 탐색하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 또한 두뇌의 DNA에 적혀 있는 유전정보를 mRNA로 옮기는 과정인 전사(transcription)에도 영향을 받고 소뇌(cerebellum)의 세로토닌 수준도 달라진다.
질병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산모의 항바이러스 감염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합성 dsRNA인 poly(I:C)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poly(I:C)는 톨형수용체(TLR)3을 통해 작용하는데 임신한 쥐에 주사하면 임신 중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산모의 후손에서 나타나는 모든 행동적, 조직학적 이상을 발현시킬 수 있었다. 그중에는 PPI, 사회적 상호작용, 잠재적 억제, 기억력 등에서 부족함이 나타났고 새로운 사물을 탐색하고 눈 깜박임 문제, 암페타민 유도 과민행동(amphetamine-induced locomotion) 및 향상된 역전학습(revesal learning) 등이 보였다. 박테리아 감염을 모사하기 위해서는 세균성 염증 유발물질인 지질다당류(lipopolysaccharide, LPS)를 사용했으며, 그 결과 후손에서 PPI 결손, 불안 증가, 사회적 상호작용 및 학습 부족, 암페타민 유도 과민행동 증가 등이 나타났다.
이 외의 위험 요소로는 도시 환경에서 겨울에서 봄으로 이어지는 달에 출산하고 임신 중 영양 부족과 산모의 스트레스 등이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 두 가지는 산모의 감염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소로 볼 수 있고 영양 부족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증가시키는 것을 원인으로 볼 수 있다.[3]
1. 사이토카인(cytokine)은 면역 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사이토카인은 세포로부터 분비된 후 다른 세포나 분비한 세포 자신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대식세포의 증식을 유도하거나 분비 세포 자신의 분화를 촉진하기도 한다.
2. 경고 자극이 주어졌을 때 놀람 반응을 약화시키는 신경계의 능력,
3. Paul H. Patterson, Immune involvement in schizophrenia and autism: Etiology, pathology and animal models, Behavioural Brain Research 204 (2009) 313–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