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초제가 잡초만 죽이는 것이 아니었다?
캐나다의 주택관리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것 중에 하나가 잔디 관리다. 남의 집 잔디는 항상 푸르게만 보이고 우리 집 잔디는 잡초 반 잔디 반이니 잔디를 관리하기 시작해야 하는 봄이면 항상 잡초와의 전쟁이 시작된다. 일단 물리적으로 뽑아서 제거하는 방법을 써보다가 잡초들을 이길 수 없어 제초제를 사러 갔다. 여러 종류의 제초제가 구비되어 있었는데, 그중에서 유독 잠금장치 안에 들어 있는 제초제가 눈에 띄었다. '아니, 이건 뭘까? 얼마나 좋길래 특별 대우를 받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그 제초제를 사려면 별도로 직원에게 요청을 해야 했다. '되게 좋은 건가 보다'라는 생각으로 몇 통 사 와서 잡초가 무성한 곳에 집중적으로 살포했다. 그때만 해도 잔디 관리나 제조체 같은 것에 지식이 없었지만 이 제초제는 기대를 능가하는 것이었다. 며칠 뒤 제초제를 뿌린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잡초는 물론이고 잔디도 사라지고 맨땅만 남은 것이었다. 그 제초제가 바로 라운드업(Roundup)이었다.
라운드업은 원래 베트남 전쟁을 위한 신경가스로 개발되었지만 계획대로 사용되지 못했다. 대신 미네랄을 침출시키는 특성으로 인해 산업용 배관 청소제로 사용되었다. 우연히 잔디밭에 쏟은 라운드업이 잔디를 죽이는 것이 발견된 후 제초제/살충제로서 새롭게 출시되었다. 사용 직후 나는 냄새와 부작용 등은 원래 신경가스 용도로 개발된 화합물의 잔유물이다.[1]
과거 30년 동안 우리의 식생활에는 급진적인 변화가 있어 왔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이전과 동일하게 보이고 심지어 맛도 똑같은 것 같지만 완전히 다른 것들이다. 거의 대부분의 곡류, 옥수수, 콩, 면화, 가공식품, 육류 등에 낮은 수치지만 몬샌토(Monsanto)가 제조한 제초제인 라운드업을 비롯한 제초제 및 살충제가 포함되어 있고 라운드업에 내성을 갖도록 유전자 조작이 가해져 있다. 라운드업은 1974년 몬샌토가 처음으로 제조한 현재 농촌과 도시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제초제다. 이 제초제에는 유효성분인 글리포세이트(glyphosate)를 포함한 여러 불활성 재료들이 첨가된다. 불활성 재료들은 잡초의 성장을 억제하지 못할 수도 있고 인간에게 해로울 수 있다.
식품에 잔류하는 라운드업이 해롭다는 가설은 생물학적 측면에서 분명한 사실이다. 글리포세이트를 사용하는 목적은 잡초의 성장을 억제하고 말려 죽이는 약제로 작용하여 수확을 늘리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사람도 생물학적 기관이기 때문에 글리포세이트에 유사한 반응을 보일 수 있는 것이다. 이 성분은 사람의 몸에서 세포의 신진대사에 영향을 주는데, 특히 건강에 필수요소인 장내 박테리아에 큰 영향을 준다. 라운드업은 장내 유익 박테리아는 죽이지만 유해한 살모넬라 엔트리티디스(Salmonella Entritidis), 살모넬라 갈리나룸(Salmonella Gallinarum), 살모넬라 타이피무리움(Salmonella Typhimurium),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Clostridium perfringens) 및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메어(Clostridium botulinumare) 등은 글리포세이트에 강한 내성을 보인다. 반면에 엔테로코커스 패칼리스(Enterococcus faecalis) , 장구균(Enterococcus faecium) , 바실러스 바디우스(Bacillus badius),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 adolescentis) 및 락토 바실러스 종(Lacto-bacillus spp.) 등은 라운드업에 대해 매우 취약하거나 중간 정도의 내성을 보였다.[2]
그럼 살충제와 항생제가 공통으로 갖는 특성은 무엇일까? 둘 다 장내 박테리아를 파괴한다는 것이다. 앞서 장내 박테리아의 불균형은 면역체계를 취약하게 만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여기에다 무수한 백신까지 더해진다고 생각해보자 아직 완전히 발달되지 못한 어린 신경계가 이중 삼중의 타격을 당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자폐성 장애아를 둔 부모들에게 물어보면 소화기의 문제를 해결할 경우 자폐증에 따른 증세가 완화될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나은 결과를 보였다고 답한다. 바로 여기에서 다시 한 번 자폐증과 장내 박테리아의 연관성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이와 같은 가설을 증명해줄 연구 결과가 등장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데이비스의 자폐증 전문 연구소인 MIND의 연구팀은 화학적 농약을 사용하는 농경지 근처에 살고 있는 임신한 여성의 경우 자신의 자녀가 자폐증이나 다른 발달장애를 앓게 될 위험이 2/3 정도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농약과 자폐증의 연관성은 여성의 임신 2기와 3기에 살충제에 노출이 발생했을 경우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살충제는 현대 농업에서 중요하며 일상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것은 신경독성제로 임신기간 중에 뇌발달에 위협을 주며 잠재적으로 발달지체나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캘리포니아 살충제 사용보고서(California Pesticide Use Report)"에 사용된 상업용 살충제 사용조사와 "북부 캘리포니아 유전자와 환경으로부터 어린이 자폐증 위험 연구 - Northern California-based Childhood Risk of Autism from Genetics and the Environment (CHARGE)"의 자료를 토대로 수행되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서 클로르피리포스(chlorpyrifos)와 아세페이트(acephate) 그리고 다이아지논(diazinon)을 포함한 유기인계 살충제에 사용되는 21개의 화학물을 발견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많이 사용하는 살충제는 비펜스린(pyrethroid)으로, 에스펜발러레이트(esfenvalerate)가 25%을 구성하고 있다. 나머지는 람다-사이할로트린 페메트린(lambda-cyhalothrin permethrin)과 사이퍼메트린(cypermethrin) 그리고 타우-플루바리네이트(tau-fluvalinate)이다. 카르바민산염(carbamate)의 80%는 메소밀(methomyl)과 카바릴(carbaryl)로 구성되어 있다.
임신기간 중에 유기인계 살충제에 노출되는 것은 자폐증의 위험을 증대시켰으며 특히 임신 2기에 클로르피리포스에 노출은 더욱 위험했다. 비펜스린은 중간 정도로 임신 3기에 자폐증과 연관이 크게 나타났다. 카르바민산염은 발달지체와 연관되었다. 이러한 살충제는 신경독성제이기 때문에 자궁에서 초기 발달과정에서 노출된다면 구조적 발달과 신경신호의 복잡한 과정을 왜곡시켜 감정이나 학습, 사회적 상호작용이나 행위를 조절하는 자극과 억제의 변화가 일어난다. 임신 초기 발달과정에서 두뇌의 시냅스와 뉴런 사이 공간이 발달하게 된다. 이 공간에서 전기자극은 신경전달물질을 타고 전달되고 한 뉴런에서 다른 뉴런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 이들 연결성의 형성은 매우 중요하고 이들 살충제가 작동하는 지점에 따라 신경전달물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CHARGE 연구결과는 임신기간 중에 산모의 영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특히 임신기간 중에 비타민의 사용은 자폐성 장애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권고했다. 환경에 대한 노출 문제는 완전히 위험을 제거할 수 없지만 노출을 줄이는 방법이 있어야 하며 그에 대해 사회적인 수준과 개인적인 수준에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 한 연구 참가자는 만일 내 가족의 경우였다면, 살충제가 많이 사용되는 지역을 피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3]
2. Peper NeuroRegulation163|www.neuroregulation.org Vol. 2(4):162–167 2015 doi:10.15540/nr.2.4.162
3. http://www.ucdmc.ucdavis.edu/publish/news/newsroom/89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