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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 Lee Mar 03. 2016

자폐증 치료 가능성

자폐증을 치료할 수 있을까?

자, 지금까지 원인이 될만한 것들을 가능한 전부 열거해 봤다. 아직도 언급되지 않은 유력한 원인이 있을 거라고 보이지만 (거의 99.999999% 확실하다. 식스 시그마다. 진짜다!) 언제까지 원인만 붙잡고 있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이제 치료에 대한 정보를 정리해보자.


수십 년 동안 막대한 자원을 투자하고도 아직까지 자폐증의 치료법을 찾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특히, 자폐성 장애아를 가진 부모라면 매우 실망했을 것이다. 이처럼 현재로서는 공식적인 치료법이 없는 가운데, 혼란을 틈타 증명되지 않은 이론을 기반으로 한 야매 치료도 남발하고 있다. 이제 자폐증은 제약회사, 식품회사, 교육기관, 언론 매체 등이 뜨거운 마케팅을 벌이는 큰 시장이 되고 있다. 하지만 막 걷기 시작하고 한 없이 귀엽기만 한 자녀가 갑자기 세상과의 연결 통로를 닫고 끝도 보이지 않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걸 보고 있는 어떤 부모가 자녀를 위해 뭔들 마다하겠는가? 그리고 자폐증은 최근까지 고등교육을 받은 부유한 백인 중상류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던 것을 봐도 얼마나 많은 관심을 받고 투자가 진행되었을지 짐작이 되지 않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자폐스펙트럼장애(ASD)를 위한 어떤 공식적인 치료법이 존재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정확히 왜 자폐증이 발생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펙트럼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 증상마저도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설문 항목 10개 중에 5개에 해당하면 ASD라고 진단하자는 약속이 되어 있어 다른 원인임에도 같은 증상을 보이는 여러 질병이 모두 ASD로 불리는 것도 치료법을 찾기 힘들게 만드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최선은 대증요법을 통해 우선 눈앞에 보이는 심각한 증상을 완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열이 날 때 원인을 치료하기보다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이나 이부프로펜(애드빌) 같은 해열제를 먹는 것과 유사하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ASD 치료법은 실제로 다양하게 존재할 수도 있다. 하지만 특정 치료가 ASD에 효과적이었다는 말만 믿고 무작정 따라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그 치료는 그 경우에만 듣는 것이었다. 모든 인간이 제각기 다 다르다는 걸 감안한다면,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치료법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다. 만약 자녀의 행동이 문제가 된다면, 응용행동분석(ABA)을 통해 훈련시킬 수 있다. ABA라고 하니까 뭔가 그럴 듯 한 특수교육 같이 들리지만 사실은 개와 고양이, 스턴트나 서커스에 등장하는 동물은 물론이고 심지어 남편(?)까지 훈련시키는데 사용하는 방법과 기본적인 접근과 이론은 동일하다. 자녀의 증상이 중금속 중독 때문이라고 믿는다면, 킬레이션(chelation) 요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것은 티메로살이 자폐증을 유발했다고 믿는 부모들을 중심으로 잠재적으로 위험할 수 있도 있는 킬레이션 요법을 시도한 사례에서 나타난다. 이 부모들은 자녀의 자폐증이 수은 중독의 한 형태라고 진심으로 믿었던 것이다. (솔직히 말해 개인적으로 심증은 있다.)


유전이 유력한 원인으로 밝혀지고 있지만 사실상 유전병을 치료할 방법은 아직 없다. 아마도 최근에 주목받은 유전자 가위를 이용하여 유전자를 재편집하는 치료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아직 실제로 적용하기에는 많은 증거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한 때 모든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줄기세포가 아직 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걸로 볼 때 유전자를 직접 치료하는 것은 좀 더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자폐증에 줄기세포 치료를 시도한 경우도 있는데 아직까지 효과를 거둔 경우는 알려진 바 없다.)


게다가 자폐증이 나타나는 이유인 두뇌 및 신경계가 정상 작동을 못하는 것이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근본 원인이다. 한 번 파괴된 신경세포는 재생되지 않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렇게 알려져 있다). 인간의 두뇌가 계속 발달하지 못하고 기억을 잃어버리며 치매가 생기는 이유도 교체가 불가능한 신경세포에 원인이 있다. 하지만 두뇌의 가소성(plasticity)을 최대로 활용하여 남아 있는 정상 세포의 이용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신경 가소성은 행동분석 치료의 기작을 설명하는 핵심 원리이기도 하다.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으로 자폐증이 발생한 경우라면,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으로 매우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가끔 들리는 자폐증 완치 소식이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바로 잡은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으로 신경전달물질이 제대로 작용을 못한 것이라면 원인이 될 수 있는 여러 환경적인 요인과 식습관을 조절하는 것만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전자파가 전혀 없는 물 좋고 공기 좋은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살충제, 제초제, GMO를 전혀 접하지 않는 유기농 음식에 MSG는 절대로 첨가하지 않고 섭식하며, 백신은 피하고 또한 필요하다면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약을 적절히 쓰는 것이 이상적인 방법이 아닐까? (그렇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모든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자폐증도 예방이 최선이다. 하지만 너무 이른 시기에 나타나기 때문에 예방에 신경 쓸 시간도 얼마 없다. 수정 후 9 달 후면 아기가 세상에 나온다. 임신 전후 1년씩 해서 3년은 정말 최고의 경계 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자폐증 유발에 조금이라도 관련된 위험요소를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최고의 딜레마는 아마도 백신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부모에 벌금을 물리기도 하고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으면 각종 혜택에 제한을 둔다. 전체 집단의 면역력을 키우기 위한 조치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옛날에는 백신을 안 맞고 잘 살았던 걸(물론 전염병이 돌아 죽기도 했다.) 생각하면, 조금 늦추거나 경우에 따라 생략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가능한 최선의 방법은 개개인의 유전자 시퀀싱을 통해 자폐와 관련된 유전자 돌연변이나 이상이 발견될 경우 백신 스케줄을 변경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개인적으로 유전자 시퀀싱이 보편화되기에는 다소 가격이 비싸게 형성되어 있어 힘들겠지만 가까운 미래에 가능할 것이다. 그 기간 동안 가장 현명한 방법을 통해 자폐증 유발 위험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현재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대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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