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까지 고치는 만병통치약?
유도만능 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iPS cell)는 분화가 끝난 체세포를 분화 이전의 세포 단계로 되돌린, 배아줄기세포처럼 만능성을 유도해 낸 세포다. 과학자들은 환자에 특화된 iPS를 만들어 알려진 모든 질병의 모델로 사용하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이 모델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가와 같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가장 큰 논쟁거리는 복잡한 신경정신질환과 행위질환에 대한 모델이다. 즉, 재프로그램된 세포는 정말로 복잡한 과정을 통해 뇌와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정신분열이나 자폐증과 같은 질환을 재현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라이덴 의대(Leiden University Medical Center)의 발달생물학자인 크리스틴 머머리(Christine Mummery)는 이런 접근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임상의학자들은 정신지체 환자로부터 유도만능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는가라고 질문을 하지만 그 질문에 대한 답변 대신 배양접시에 담긴 뉴런의 IQ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가라고 되묻곤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모델을 가지고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이러한 줄기세포 모델이 가치 있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4월에 솔크 연구소(Salk Institute)의 프레드 게이지(Fred Gage) 연구팀은 정신분열증 환자의 피부세포에서 뉴런을 얻는데 성공했으며, 정신분열증 뉴런과 정상적인 뉴런 사이에서 보이는 일부 차이점을 항정신병 약물인 록사핀(loxapine)을 투여함으로써 교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실험이 정신분열증의 이면에 존재하는 유전적 요소들이 뉴런의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파악하기 위해 디자인된 것이며, 실험을 통해 환자들의 행위를 측정할 수는 없었지만 뉴런의 활동을 측정할 수 있었으며 우리의 연구목표는 이러한 행위로 나타나는 증상의 이면에 존재하는 세포 및 분자수준의 기작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는 노화성 질환에서도 나타나는데, 유도만능 줄기세포 분야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 중에 하나다. 하지만 노화성 질환들은 분화가 끝난 성숙한 세포에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새롭게 발달이 시작되는 유도만능 줄기세포는 실험에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머머리는 파킨슨병에서 재현이 가능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한 뉴런을 얻는 것은 실질적인 문제라고 말했으며, 관심을 갖고 있는 세포 형태를 만들기 위한 시도도 중요하지만 이 세포들을 성숙시키는 것도 주요 기술장벽이라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파킨슨병과 같은 증상이 '젊은 세포'에서도 나타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탠퍼드 대학(Stanford University)의 르네 레이호 페라(Renee Reijo Pera)는 구글의 공동창립자인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의 모친이자 도파민을 생산하는 뉴런이 파괴되는 질병인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제니아 브린(Genia Brin)의 체세포로부터 유도만능 줄기세포를 만들었다. 뉴런으로 분화된 이 줄기세포는 도파민을 분비했으며 건강한 사람에서 얻어진 도파민 분비 뉴런보다 세포 사망을 유도할 수 있는 화학물에 좀 더 민감한 특성을 보였다. 이처럼 유도만능 줄기세포가 만병통치약을 약속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처럼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과학자들이 깨닫고 있는 중이다.[1]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줄기세포 치료는 분자의학(molecular medicine)의 미래에서 매우 유망한 수단으로 간주되고 있다. 줄기세포 이식을 통해 여러 질병의 진행이 지연될 수 있고 심지어 중단될 수도 있다. 줄기세포 중에서 조혈세포가 아니면서 중간엽과 비중간엽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모두 가지고 있는 중간엽 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s, MSCs)는 특히 의학 연구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주로 성인의 골수세포에서 발견되는 중배엽 기원 전구세포(progenitor cells)인 MSC는 골격근 세포, 혈액, 지방, 혈관, 비뇨 생식기 계통 및 전신 결합 조직으로 분화한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가진 MSC는 이식 대상 신체의 손상된 조직을 회복하도록 자극하고 생존 자극 성장 요소를 분비하며, 국소 재형성(reinnervations)을 통해 시냅스 전달물질 방출을 회복시키고, 기존 신경세포와 시냅스 망을 통합하며 기능적인 구심성(afferent)과 원심성(efferent) 연결을 재수립한다.
줄기세포 치료는 여러 임상사례가 있지만 아직까지 장기 안전성 확보 등의 문제가 있어 널리 확장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태반 중간엽 줄기세포와 제대혈 중간엽 줄기세포의 사용에 따른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우려로 자폐증 환자에게 이식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 현재까지 중국 센젠 베이커 바이오 테크놀로지(Shenzhen Beike Bio-Technology Co.)가 수행한 줄기세포 이식[2]이 유일하지만 아직 결과는 알려져 있지 않다.[3]
1. http://www.nature.com/news/2011/110518/full/473272a.html
2. https://clinicaltrials.gov/ct2/show/NCT01343511?term=NCT01343511&rank=1
3. Dario Siniscalco et. al, Autism Spectrum Disorders: IsMesenchymal StemCell Personalized Therapy the Future?, Journal of Biomedicine and Biotechnology, Volume 2012, Article ID 480289, 6 p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