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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정민 Dec 23. 2021

08 신발끈을 잘 묶는 방법

 현관에 앉아서 어제 묶어 놨던 신발끈을 풀고, 신발을 신고 다시 끈을 당겨 묶는다. 

어제의 발과 오늘의 발은 조금 다르고, 어제 신었던 양말이랑 오늘 신은 양말도 두께가 조금 다르기 때문에 

신발끈을 다시 묶어야 한다. 뛰는 동안 풀리지 않도록 최대한 매듭을 꽉 묶고 나갔다. 

 

 살살 뛰기 시작하는데, 오른쪽 신발끈 끝부분이 달랑거리면서 왼쪽 발에 부딪히는 느낌이 난다. 어쩐지 불안하다. 발을 봤더니 역시나 리본이 풀려가고 있다. 뛰다가 중간에 쭈그려 앉아서 끈을 다시 묶었다. 

 이런 적이 처음이 아닌 것 같은데, 오늘 이 사실을 -신발끈이 반대쪽 발에 부딪히면 풀린다는 것을- 처음 생각해봤다. 

 양쪽 신발의 리본이 최대한 양쪽으로 멀어지게 다시 묶는다. 


절대 풀리지 않는 복잡한 매듭 방법은 잘 모르지만, 매일 묶었다 풀었다 하는 운동화 신발끈은 끝 부분이 반대쪽에 부딪히지 않게 묶으면 잘 묶는 거다. 

  

 이걸 뭔가 인생의 경험에 비춰볼까 했는데, 그런 게 어딨나 싶다. 

그냥 신발끈은 운동화가 발을 잘 잡아 주도록, 내 발에 잘 맞게, 너무 조이지도, 너무 헐렁하지도 않게 조절해주는 끈인데. 오늘 하루 내 발이 편안하게 뛸 수 있게 해 줬으면 아주 좋은 운동화 끈이다. 

 뛰는 내내 안 풀리고 잘 묶여 있었으면 운동화 끈한테는 더 바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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