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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정민 Dec 29. 2021

11 달리기와 글쓰기

 하고 싶은데 하기 싫은 달리기와 글쓰기. 

잘하고 싶은데, 그게 참 어려운 달리기와 글쓰기.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세상 많은데, 그것도 엄청 잘하는 사람들이 친절하게 너도나도 나서서 알려주는데,

그래서 어느 정도 잘 알고는 있는데- 그것들을 실천하기가 참 어려운 달리기와 글쓰기. 

 내가 원하는 정도까지만 해내면 어떤 일보다 성취감이 엄청난 달리기와 글쓰기. 


 오늘도 달리고, 오늘도 글을 쓴다. 


 오늘의 달리기는 차갑고, 더웠다. 

구름이 많아서 햇볕을 볼 수 없었고, 강변에 안개가 자욱해서 흐르는 땀이 서늘했다. 

기온은 낮지 않아서 온 몸이 후끈후끈했다. 외투 겉은 시릴 정도로 차가웠고 안은 갑갑할 정도로 더웠다. 

 5킬로미터를 뛰었다. 걷다 뛰고, 뛰다 걸었다. 

 머릿속으로는 생각이 흘러갔다. 아무 생각도 안 했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오늘 달릴 때는 평소보다 생각이 많은 것처럼 느껴졌는데, 날씨 탓인가. 

 지금 떠올려 보니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흐린 날의 달리기는 생각에도 안개가 끼는지 머릿속이 복잡하고 자욱한 느낌이 든다. 

 그 덕분인지 남은 하루는 깨끗하고 명확한 생각으로 보냈다. 



 오늘의 글쓰기는 '아, 뭘 쓰지.' 하는 생각으로 시작한다.  

글을 잘 쓰고 싶다. 그러고 보니 글을 잘 쓴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싶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는 것이 잘 쓰는 거구나 생각한다. 

 나는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을 잘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런 사람이 쓰는 글이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인가. 

 내가 타인의 마음에 공감을 잘하지 못한다는 것은 내 감정도 타인이 공감하지 못하는 감정이란 걸까. 

그래도 나는 내 생각과 감정을 글로 쓰고 싶다. 

 이 글이 어딘가에 있을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 닿아 위로를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심오한 내용도 아니고, 대단한 내용도 아니지만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쓴 글을 읽었을 때 위로받은 적이 

누구나 있다고 생각한다. 

 내 글이 그런 글이 됐으면 좋겠다. 

 

 누군가 알아줬으면 좋겠지만 아니라도 괜찮은 달리기와 글쓰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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