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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정민 Feb 16. 2022

15 이사와 달리기

 이번 달 초 이사를 했다. 이번에도 포장이사를 해서 할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많았다. 

전에 살던 집과 구조가 완전히 다르고, 작은 집으로 이사를 해서 그런지 정리를 모두 다시 해야 했다.  


무슨 짐이 이렇게 많은지. 그런데도 사야 할 물건이 또 있었다. 

대충 여기저기 쑤셔 넣고 살면 될 것 같은데, 꼭 이사를 하면 깔끔하게, 내 마음에 드는 모양으로 정리가 하고 싶어 진다. 그러다 보면 이것도 사고 싶고 저것도 사고 싶어지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계속 정리를 하고 있다. 아직 덜 끝났다는 게 놀랄 포인트.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사는 건 쉬운데 버리는 게 어렵다. 

살 땐 돈만 내면 집 앞까지 갖다 주지만 버리는 건 돈도 내야 하고, 옮겨 놓기까지 해야 한다. 

그래서 큰 가구나 물건을 살 때는 버릴 것까지 생각하고 사야겠구나 싶었다. 



 다른 동네로 이사를 했기 때문에 주변 환경도 달라졌다. 이제 강변은 멀어져 버린 것이다. 

지난주 주말에 달리기 코스를 찾아보러 산책을 나갔다. 

생각보다 수변 공원이 아주 가까웠다. 여기서 달리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어제 드디어 달리기를 하러 나갔다. 

'수변공원을 한 바퀴 돌아야지. '


전에도 몇 번 와봤던 공원이라 코스는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호수를 주변으로 산책로가 한 바퀴 둘러져 있는 형태라 길을 잘못 들 일은 없다. 


그런데 생각보다 코스가 길었다. 오랜만에 달리는 거라 조금만 뛰고 들어올 생각이었는데. 

중간쯤 갔더니 내가 생각하지 못한 산책로가 더 길게 이어져 있었다. 

'여기가 이렇게 이어져 있었나..'

다시 돌아오려고 생각했다가, 돌아오는 거나 한 바퀴 도는 거나 큰 차이가 없는 지점이라 쭉 돌았다.

 

집까지 뛰어오니 딱 5km였다. 아침 일찍 나가면 산책하는 사람도 없어서 달리기 좋은 코스가 될 것 같다. 

오르막, 내리막이 적당히 섞여 있어 더 좋다. 


새로운 환경에서 달리기를 하니 정말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길에 적응 하느리 바빴다. 오랜만에 새로움이 반갑기도 했다. 며칠은 더 그럴 것 같다. 적응하고, 익숙해지면 조금 더 편하게 달릴 수 있겠지. 

달리기를 하니 드디어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강변의 탁 트인 풍경도 좋지만, 호수와 숲의 풍경도 아주 좋았다. 

강변에서는 이제 자주 뛸 수 없다고 생각하니 아쉬웠는데, 좋은 코스를 발견해서 기쁘다.

 

내년쯤엔 다시 이사를 할 예정인데, 그전까지 아쉬움이 없도록 사계절을 달려야겠다. 

이제 매일 일어나서 운동복으로 갈아입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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