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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멱 Sep 26. 2017

03 국립 고궁박물관 : 중국 역사의 보고

세계일주 2일차 : 타이완, 타이베이 2일차

2일차

타이완

타이베이


국립 고궁 박물관은 세계 일주의 첫 번째 여행지로 타이페이를 선택한 거의 유일한 이유였다. 사람들에 따라서는 세계 3대 박물관(루브르와 영국 박물관) 중 하나로 꼽기도 하는 고궁 박물관은 고대 춘추전국시대부터 청나라 때까지의 역대 중국 황실이 소유하고 있던 최고의 보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첫 전시실에 들어선 순간부터 지쳐서 나올 때까지 마치 환상의 세계에 들어갔다 나온 기분이 든다. 그 섬세한 조각들과 화려한 색채, 모양들, 게다가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시간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 완벽한 보존 상태까지. 도저히 사진으로는 보물들의 아우라를 제대로 담아낼 수 없었다.


수 세기 전의 S 급 청동 유물부터 사치의 끝을 달리는 보물류까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는데 소장품의 수가 너무 많아서 가오슝에 제2관까지 열었다고 한다. 소장품들을 로테이션을 돌려 분산 전시한다고 하니 고궁 박물관이 소장한 보물들을 모두 보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옥배추'같은 중요 전시물은 타이페이 박물관에 상시 전시한다.


중국 역사가 수천 년인 만큼 보물의 시간대 분포도 굉장히 넓고 그 수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총 3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청동류, 옥류, 도자기류 등 물품별로 방이 나누어져 있다. 시간 순서대로 구성되어있지만 대체로 열린 전시공간이라서 시간 순서대로 볼 필요는 없다. 다만 시대를 구분해서 순서대로 관람하면 마치 시간을 거슬러 역사 위를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애초에 작정하고 들어갔기 때문에 3층부터 찬찬히 관람하며 내려왔는데, 모두 둘러보는데 네 시간여 정도 걸렸다. 물론 마지막은 지쳐서 굉장히 대충 봤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사람에 따라 관람 시간은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

제3자의 입장에서 이렇게 멋진 박물관을 타이페이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게 그저 기쁠 뿐이지만, 중국 수천 년 역사가 본토가 아닌 대만에 와 있다는 것이 무언가 아이러니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 중국과 대만의 관계는 함부로 이야기하기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고궁 박물관의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중국인들이던데, 그들은 대만에서 보는 '그들의' 역사를 어떻게 느낄지 궁금하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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