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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멱 Jun 25. 2018

탐정 : 리턴즈(2018)

한국형 추리 시리즈의 미래

재미 0.8 / 연출 0.5 / 배우 0.6 / 각본 0.8 / 만족도 0.9

총 점 3.6 / 5.0


한국 영화는 유독 시리즈물이 적다. 강력한 캐릭터를 중심으로 영화가 흘러가는 헐리우드식 프랜차이즈 시리즈물에 비해서 장르와 서사 위주로 전개되는 한국 영화의 특징도 그 이유지만, 일단 배우들이 하나의 캐릭터에 묶이는 것을 기피하는 것이 제일 크다. 그럼에도 역시 시장 규모에 비해서 내세울 프랜차이즈 영화 하나 없다는 것이 아쉽다. 그런 아쉬움을 불식시키듯, <탐정> 시리즈가 화려하게 돌아왔다.

전작인 <탐정>은 예상외의 성과였다. 홍보조차 확실히 되지 않았던 영화를 성공시킨 것은 역시 추리 장르에 충실했다는 점과 요소요소에 적절히 박혀있는 B급 개그 코드였다. 로맨스 배우로 시작해서 항상 진지한 연기만 해왔던 권상우에게 이런 개그 캐릭터가 잘 어울릴지 누가 알았겠는가. 초창기부터 지적받으며 놀림 받아왔던 어눌한 발음은 오히려 어딘가 어수룩한 만화방 주인 ‘강대만’의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믿고 보는 성동일과의 캐미는 정말 하찮은 장면들도 박장대소하게 만든다. <탐정 : 리턴즈>는 그런 전작의 성공 요소들을 그대로 계승한다. 거기에 한창 물 오른 이광수(극 중 ‘여치’)를 캐스팅하면서 자칫 식상해질 수 있는 B급 요소에 신선함을 더해줬다.

B급 개그만으로 영화가 완성될 수는 없다. 셜록을 오마주하는 장면도 간간히 나오고, 베테랑 형사의 수사방식 등 우연의 일치로 사건이 두루뭉술하게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영화 곳곳에 뿌려놓은 단서들을 확실히 잡아가는 형태로 추리 장르의 형식을 충실하게 따라간다. 그런 측면에서 자칫 단순한 형사 버디 영화로 전락하기 십상인 영화를 확실하게 ‘추리 영화’로 자리잡음 한다. 게다가 B급 코미디 영화에 어울리지 않게 무게감 있는 사건을 다루는 등 코미디와 추리의 두 가지 장르에서 갈팡질팡하지 않고 추리를 ‘주’로, 코미디를 ‘부’로 제대로 선언하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영화에 대한 배우의 애정도 분명 영화의 성공에 한몫 했으리라. 전작의 성공이 확실하게 선언되기도 전이었지만 권상우는 인터뷰에서 속편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천명한바 있었다.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를 찍으면서 뭔가 잘 안 풀리던 차에 마음에 맞는 캐릭터를 만나 애정이 더 커진 것도 분명 컸겠지만, 드라마 <추리의 여왕>의 주인공으로 한국 드라마로 보기 드물게 시즌제를 이끌어가는 것을 보아도 추리물에 대한 권상우 개인의 욕심과 애정도 굉장히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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