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지 Apr 12. 2024

20대의 마지막 관문

수능 D-218

혼자 공부만 반복하는 수험생활이 인생에 새로 배우는 것 없는 공백을 남기지 않을까 우려했건만, 굉장히 큰 오산이었습니다.


저는 복잡한 사정으로 인하여 수능을 치르지 못하고,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프리랜서로 살면서 저의 20대를 끊임없이 변화하고 움직이며 보냈어요.


내가 본받을 능력 있는 사람들은 어디에 있지?

절제되고 성실한 루틴을 위해

어떤 시스템을 스스로 구축해야 하지?

그다음엔 어디로 가야 성장하지?

물어볼 데 의지할 데도 없이 혼자 파냈습니다.


하지만 그건 프리랜서기에 할 수 있는 일이었고,


덕분에 <지나친 자유>를 절제하고 다스리는 능력은 얻었다면, 생각해 보니 반대로 <지나친 속박>이 주는 문제를 이겨내 본 경험은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람을 타고 분위기에 예민하고,

불안이 높고 섬세한 성격.


저는 독학 공부에 최고로 불리한 부류 중 하나예요.

하지만 지금 무슨 행정고시 준비하는 게 아니고, 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다행히 그 정도는 노력과 태도로 커버되는 난이도로 구성됩니다.


지현아 지금까지 올라오느라 너무 수고 많았어.

그렇다면 마지막 관문이야.

네가 가장 취약한, 아직 한 번도

이겨내지 못한 장애물을 갖다 두었어.

이번에는 어디까지 해내는지 한 번 볼까?

그동안 얻고 배운 모든 것을

여기 쏟아부어 증명해 봐.


단순히 고등교육과정이 아니라,

그냥 제가 살아온 20대를 평가하는 느낌입니다.




예전에 아주대 김경일 교수님이 말씀하시길, 30대 이후에 맞닥뜨린 문제의 해결책은 사실 1020 때의 경험에 반드시 담겨있다고 합니다.


다만 과거의 어떤 때처럼 이렇게 하면 되겠군~

생각하고 복기하고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매 순간 새로운 문제를 맞닥뜨린 양 당황하는 사람의 차이일 뿐이라고 해요.


생각하고 실패하고 방황하고 성공하는 과정을 늘리고 늘려, 나날이 전자에 가까운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정하면서도 우습지 않은 사람 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