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라고 워런 버핏은 말했다
오랜만에 과거에 썼던 글을 읽었다.
엔비디아 100주가 뭐야 장기적으로는 그 이상의 돈도 언젠가 쉬워 보일 수 있으리라, 그리고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행복도 움켜쥘 수 있으리라, 무한한 자신감을 안겨준 너무 소중한 경험들.
뇌가 물렁물렁해서 많은 것을 포용할 수 있을 시기에 그렇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사고와 행동을 베껴야 하는지 서둘러 탐닉하기 바빴다.
어릴 때는 타인에 대한 믿음이 없어 학창 시절엔 방과 후 친구들과 별도의 연락을 거의 하지 않고 지냈으면서, 갑자기 20대 중반에는 다정한 사람들, 긍정적인 사람들,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들, 운동을 잘하는 사람들 등등
내가 그들과 가까이서 눈을 맞추고 서로 대화를 할 수 있다면 개의치 않고 달려갔다.
대학도 나중에 가는 걸 보면 제대로 된 순서로 하는 게 없나 보다. (하지만 할 건 다하고 있다... 부모님이 나를 그냥 놔두는 이유ㅎㅎ)
그리고 지금 보니까 그 3년간 병행하며 읽은 책이 380권가량 된다. 독서가 만병통치약인 양 설명하는 태도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책에서 읽은 것을 현실에서도 발견하는 찬란한 기쁨은 주목할 만하다.
이 당시에는 주 6회 헬스장에 다녔기 때문에 체력도 MAX였다.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쓰는 돈‘이라는 명목으로 나가는 금액이 월 200을 찍은 적도 있었다. 아무리 또래보다 많이 모아놨다고 해도 그건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는데, 프리랜서 특성상 들어오는 돈이 불균등하여 어떤 달은 마이너스가 나기도 했는데 잔고 따위는 개의치 않았다.
지금 이렇게 어린 나이에 월 200 따위는 우스울 정도로 큰돈을 담는 가장 빠른 지름길은 시야와 안목을 기르는 것, 가능한 많은 사회인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해보는 것, 오히려 이것이야말로 최고의 투자라는 엄청난 확신이 있었다.
학창 시절 수동적이고 혼자 끙끙거리며 내부로 공격성을 돌리기에 특출 난 학생이었기에, 다른 길을 완만하게 걸었다면 대학은 평탄하게 잘 갔을지 몰라도, 나쁘게 말해서 사회에선 ‘공부머리밖에 없는 사람’으로 전락해 버렸을 법도 하다.
수많은 실수가 전부 용서될 나이에 미리 앞당겨서 고생 좀 하고, 단점을 보완하고, 나중에 원래 가장 잘했던 공부로 되돌아가라는 누군가의 뜻이 있었나 싶기도. 평생 종교가 없었는데도 이런 생각을 하게 될 정도다. 옛날엔 이런 행운도 모르고 왜 그렇게 세상을 원망했는지.
애어른을 가장한다한들
여러 가지 실수도 분명 많았을 터인데
눈 감아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
어떻게 모두의 말씀이 그렇게 맞아떨어지는지
20대 후반이 되어 모든 게 복리가 쌓이면서
엄청난 속도로 불어나기 시작한다.
그 당시의 ‘n살, nn살 많은 분들과 달리
왜 나는 ~이 너무 부족할까?’라는 고민들이
2년도 채 안 지난 지금, 80%는 자연스럽게 해결되었다.
분배받은 사랑은
나 역시 타인에게 분배해야 마땅한 것.
어떤 새로운 직업을 통해 어떻게 전파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구상해 보도록 하겠다. 대학졸업장이 생기면 아마 기회의 폭이 훨씬 넓어질 것이다.
아마 나의 생각과 모토에 대해 브런치에서처럼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럴 역량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아서 가만히 있어도 아우라가 나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