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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중아 Oct 19. 2021

Day 18 큰노꼬메오름, 족은노꼬메오름, 궷물오름

한장요약: 눈은 게으르지만 발은 부지런하다.


1일 3오름 도전!

어제의 워밍업에 탄력 받아 오늘은 큰노꼬메오름, 족은노꼬메오름, 궷물오름을 트레킹하기로 한다.

높이는 큰노꼬메오름 > 족은노꼬메오름 >궷물오름 순인데 힘이 있는 초반에 달리자 싶어 높은 순대로 오르기로 한다.

(역순으로 가기도 하던데 나는 이게 나은 듯. 이유는 곧)

큰노꼬메오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올려다보니  높이가 이름값(놉고메, 에서 유래)을 하는 듯하다.

언제 저 끝까지 오를라나 까마득하다.

죽음의 C 구간, 가파른 돌계단이 층층이다.

그래도 D구간에 이르니 한라산을 코앞에 두고 탁 트인 능선을 오르는데 유려한 산세에 눈이 호강하는 기분이다.

아래에서 봤을 때 아득히 높아 보이기만 했는 역시 눈은 게을러도 발은 부지런하다.

큰노꼬메오름 정상을 찍고 이제 족은노꼬메오름으로!

큰노꼬메오름에서 바라본 족은노꼬메오름.

큰노꼬메오름에서 족은노꼬메오름으로 내려가는 계단은 거의 굴러내려가는 기분으로 계단만 줄창 내려간다. 큰노꼬메오름 비고가 234m인데 보통 아파트 한 층이 3m인 걸 감안하면 63빌딩보다 높은 건물을 계단으로만 쭉쭉 내려오는 셈이다.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 행렬에 무릎보호대까지 단디 착용하고 내려오는데 하산이라 다행이지 족은노꼬메오름에서  큰노꼬메오름 방향으로 이 계단을 올라갈 상상을 하니 생각만으로 아찔하다(그래서 역순은 비추천!).

족은노꼬메오름은 수풀이 무성한 동선이긴 하지만 얘도 노꼬메는 노꼬메인지라 만만치 않다.

계단이 아니라 야자매트이긴 하지만 상당히 가팔라서 100보에 한 번씩 쉬어가며 간신히 오른다.

드디어 족은노꼬메오름 정상 도착.

이번엔 족은노꼬메오름에서 바라본 큰노꼬메오름.

가파르게 올라서인지 내리막도 가파르다.

오름오름 트레킹맵에서 일러준 대로 다이소에서 준비한 등산장갑을 개시한다.

가파른 비탈을 로프를 고 내려가려는데 로프 높이가 너무 낮다. 여자치고는 큰 키이지만 성인 남성 기준으로는 그리 큰 것도 아닌데 이 로프는 아이들 전용인가...

무릎에 하중이 많이 걸려 부담이 될까 봐 로프를 잡고 오르는 자세로 거꾸로 엉금엉금 후진하며 내려간다 (예전 아는 언니가 알려준 팁!).

앨리스가 떨어졌을 법한 토끼굴같이 생긴 길도 건너간다.

족은노꼬메오름을 다 내려오고 이젠 궷물오름으로.

높은 노꼬메를 두 개나 오르고 왔더니 궷물오름은 효창공원 수준이다, 하하.

궷물오름 입구 쪽에 새소리가 정말 듣기 좋아 녹음도 해본다.

그런데 꽤 가까운 곳에서 탕탕 총소리가 계속 나길래 사냥철인가 했는데 지도를 보니 제주 경찰특공대가 바로 근처인데 오늘 열심히 훈련 중인가 보다.

자, 이제 문제는 궷물오름으로 하산은 했는데 내 차는 큰노꼬메오름 주차장에 있다는 사실.

맵으로 찍어보니 차도로 2km가 조금 넘는 거리, 걸어서 30분이란다.

터덜터덜 차도를 걷는데 인도는커녕 갓길도 없는 도로라 차들이 무척 쌩쌩 달린다.

지나가던 운전자들은 날 보며 무슨 포레스트 검프마냥 대장정이라도 하는 줄 알았으려나...

그래도 내가 또 언제 한라산 중턱의 차도를 걸어보겠나 싶어 서늘한 공기와 따듯한 햇살을 맘껏 누리며 가벼운 마음으로 걸어간다.

차로 지나쳤을 땐 미처 보지 못했던 노꼬메오름 돌판도 보고,

마찬가지로 차로 지나쳤을 때 흔한 말 체험 승마장인 줄 알았는데 이랴이랴 말 탄 사람들 실력이 예사롭지 않아 자세히 살펴보니 제주경찰 기마대란다, 신기신기!

차도 걷는 시간까지 포함해 총 4시간 가까운 대장정.

그래도 1일 3오름이라니 뿌듯함이 밀려온다.

발목이 조금 시큰거리기는 하지만 한라산 영실코스 정도는 도전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이 1cm 정도는 더 자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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