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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07. 2021
제주 한달살이 팁 방출 4. 좋았던 곳들
한 달 동안 가 봤던 곳들 중에 어디가 가장 좋았냐고 물으면 사실 대답하기 너무 어렵다.
하지만 모든 여행객들이 나처럼 한 달을 묵을 수는 없을 테니 그저 몇 가지 기준으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각 장소에 대한 이야기와 사진은 해당 날짜 글을 참고하세요~
1. 오름 종합선물세트 거문오름
오름 하나하나가 다 저마다의 고유한 아름다움이 있기에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다. 그중 거문오름을 추천하는 이유는 UNESCO에 등재된 세계 자연유산이라는 유명세 때문은 결코 아니다.
다만, 보통의 오름들이 각각 가지고 있는 매력 포인트를 모두 모아 담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라 오름의 다양한 면모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기에 추천하는 곳이다.
초입의 울창한 삼나무 숲을 시작으로, 정상에서는 한라산과 다른 오름들도 관망할 수 있고, 굼부리(분화구)를 탐방하며 만날 수 있는 신비로운 식생의 곶자왈도 지나고, 넓게 펼쳐진 억새밭까지 한 곳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주중은 최소 2주 전, 주말은 거의 한 달 전에 예약을 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계획하지 않으면 방문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혹여나 각각의 매력포인트를 최고로 느낄 수 있는 곳들이 궁금하다면 지극히 개인적인 추천으로는
. 삼나무/편백나무 숲: 머체왓숲길 소롱콧길
. 굼부리: 따라비 오름
. 곶자왈: 교래자연휴양림
. 억새: 아끈다랑쉬 오름
정도가 될 수 있겠다. 물론 내가 안 가 본 오름도 많기 때문에 그저 참고삼아 검색해보기를.
2. 제주의 바다를 느끼고 싶다면 송악산 둘레길
많은 이들이 추천하는 용머리해안에 가보지 못한 관계로 (내가 가려고만 하면 파도가 세서 전일통제) 내가 가본 중에 추천하자면 송악산 둘레길을 추천한다.
계단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 숨이 찰 정도는 아니고 한쪽으로는 산방산과 해안절벽을, 다른 한쪽으로는 가파도와 마라도를 감상하며 한 시간 남짓 걸을 수 있다.
한동안 휴식년이던 분화구 일부 구간도 최근 개방되어 탐방 가능하니 참고.
3. 일몰은 군산오름과 수월봉
금오름의 일몰도 아름답지만 일단 관광객이 너무 많아 주차도 어렵고 심하게 북적거리기 때문에 패스.
조금이나마 고도가 있는 곳에서 해넘이를 보고 싶다면 차로 꽤 높이 오를 수 있는 군산오름을, 해수면으로 사라지는 일몰을 보고 싶다면 수월봉을 추천한다.
다만 군산오름은 차도가 좁아 맞비키기 매우 어렵다고 들어서 나는 뒷길로 걸어 올라갔고, 수월봉은 일몰 시간에 사람이 꽤 몰리니 미리 가서 주차하고 아래쪽 지질 트레일도 꼭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외돌개 옆의 동너븐덕과 강정 노을길도 가깝다면 한 번 들러봐도 좋다.
4. 제주의 고달픈 역사, 4.3 기념관
지금의 제주는 많은 이들이 살고 싶어하는 빼어난 풍광과 따뜻한 기후를 지닌 유명 관광지지만, 육지에서 먼 섬과 높은 산이라는 자연환경은 역사적으로 주민들에게 그리 호의적인 삶의 터전이 되어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괜히 귀양살이 보내지는 곳은 아니라는 이야기.
예로부터 많은 남자들이 뱃일하다 풍랑에 목숨을 잃기 십상이고, 일제 강점기에는 전초 기지 역할을 하느라 이곳저곳에 동굴을 파고 진지를 구축하는 노역에 동원되고, 냉전시대에는 이념 싸움의 정치적 희생양이 되어 중산간 마을이 많이 사라지고 섬 전체 인구의 1/8이 희생되었다고 하니 제주도 사람들의 배타성도 조금은 이해가 된다.
잠시나마 머물러 가는 손님이지만 제주의 해묵은 고달픔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어주고 싶다면 꼭 한 번 방문해 제주를 이해해보기 바란다.
5. 오설록 말고도 다원 많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