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경규연 변호사 Feb 13. 2023

양아치의 스피치 학교폭력 해결법 3가지

경규연 변호사 칼럼



“일주일 안에 네가 밈, 유행어, 은어, 신조어, 비속어, 비문 없이 15분 이상 나랑 대화할 수 있다면 사귈게. 어때?” - 양아치의 스피치 송이도 대사 中      


최근 단행본으로 출간된 카카오 웹툰 <양아치의 스피치> 이솔은 송이도를 보고 첫눈에 반해서 밈, 신조어, 비문을 섞어 고백한다. 송이도는 이솔에게 바른 언어로 15분 이상 대화할 수 있다면 사귀겠다고 대답한다.      


이솔은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을 관찰하며 언어 습관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송이도 역시 이솔을 통해 몸짓 언어나 뉘앙스, 억양도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임을 깨닫는다.    

 

웹툰 <양아치의 스피치>는 언어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그 과정에서 학교폭력을 포함한 갈등을 해결하는 데 도움 되는 방법 3가지도 알게 되어 같이 나눠보고자 한다.




1.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나쁘게 과장하지 않기


“작년인가? 친구랑 싸우다가 ‘ㅅㅂ, 진짜 ㅈ같애!’ 라고 말했더니 진짜 ㅈ같은 기분이 확 들어서 손절했었지. 사실 ㅈ같은 정도는 아니었는데.

‘야, 나 너한테 서운하다.’ 이 정도로 말했으면 그냥 서운한 감정으로 끝났을지도 몰라. 걔랑 지금까지 잘 지낼 수도.

내 감정을 내가 느끼는 것보다 강하고 자극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것. 이건 아주 중요한 부분 같아.” - 양아치의 스피치 이솔 대사 中     


송이도 할아버지는 송이도, 이솔과 영화 시라노를 같이 보고 “요즘은 너무 쉽지. 모든 게 너무 쉬워졌어. 말도 그냥, 깊은 생각 없이 툭툭... 누가 누가 세게 말하나 경쟁이라도 하는 것처럼 느껴져. 시간이 갈수록 더 그렇더구나. 더 세게, 더 자극적으로, 더 강하게 표현하려고 해.” 라고 말하며 안타까워한다.     

 

교육부가 2022. 9. 발표한 2022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피해 유형 중 언어폭력이 41.8%로 가장 높았다. 습관성 욕설과 비속어는 감정 표현을 극대화해서 말하는 사람을 세 보이게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표현을 강하게 한 만큼 그 말을 듣는 사람 역시 더 크게 상처받는다. 상처가 큰 만큼 회복도 더딜 수 있다.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무조건 참으라는 말이 아니다. 참는 건 한계가 있고 결국 엉뚱한 상황에서 터질 수 있어 추천하지 않는다. 내가 느낀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나쁘게 과장하지 않는다면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다.      



2. 비언어적 표현도 활용하기     


“영어는 톤이나 뉘앙스가 더 중요할 때가 있거든? 비언어적인 부분도 엄청 엄청 중요해. 네가 ‘말하기’는 부족해도 표정과 보디랭귀지는 풍부하잖아?

내가 너라면 같이 공감대 만들고 얘기할 거야. 비언어적인 감정 전달. 아이 콘택트!” - 양아치의 스피치 조안나 대사 中     



언어가 아닌 표정, 몸짓, 시선, 자세 등으로 생각이나 느낌을 나타내는 것을 비언어적 표현이라고 한다. A와 B 둘 다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라고 말하며 사과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A는 진지한 표정으로 상대방과 눈을 맞추며 바른 자세로 말하고 있다. B는 다른 곳을 보며 한쪽 입꼬리를 올리고 썩소를 짓고 있다. 과연 A와 B의 사과가 똑같이 전달될 수 있을까?     


심리학자 앨버트 메라비언의 연구에 따르면, 커뮤니케이션에서 언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7%에 불과하며, 목소리 등 청각이 38%, 표정·태도·몸짓 등 시각이 55%라고 한다. 비언어적 표현이 무려 93%를 차지하는 것이다.      


언어적 표현과 비언어적 표현이 일치하지 않으면 당연히 상대방은 진심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비언어적 표현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3. 먼저 경청하기     


“혼잣말을 열심히 중얼거리는 사람에게 너 참 말을 잘한다고 하지는 않는다. ‘말을 잘한다’는 기준은 뭘까? 말이 잘 들리게 물리적으로 음성을 또렷하게 전달하고, 적절한 단어를 선택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다른 사람이 전하고자 하는 마음까지 들어줄 준비를 하고 주고받는 모든 걸 뜻하는 거겠지.” - 양아치의 스피치 진지한 대사 中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나쁘게 과장하지 않는다. 비언어적 표현도 활용한다. 다 중요한 내용이지만 그에 앞서 제일 중요한 건 먼저 경청하는 것이다.      


경청은 귀를 기울여 듣는다는 뜻이다. 우리는 경청하고 있을까? 상대방이 말할 때 끊지만 않아도 다행이다. 듣고 있어도 다음에 자신이 할 말을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경청은 이렇게 어렵다.    

  

상대방의 마음까지 들어줄 준비를 하자. 상대방의 말을 먼저 경청하자. 그다음에 나의 감정을 비언어적 표현도 활용하며 정확하게 표현하자. 이렇게 한다면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고, 이미 발생했어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너만 빗장이 풀린 게 아냐. 나도 그래. 우리는 이렇게 서로의 중간에서 만나 새로운 방향으로 함께 걷게 될 거야.” - 양아치의 스피치 송이도 대사 中   
  


지금까지 말한 3가지 방법은 학교에서 발생했지만 학교폭력이 아닌 갈등과 학교폭력 중 관계 회복이 가능한 폭력에 모두 해당된다. 또한 학교를 넘어서 가족, 직장 등 전반적인 인간관계 갈등에도 해당이 되는 내용이다.   

  

글을 쓰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나 역시 생활 속에서 감정을 나쁘게 과장하여 표현하거나 상대방이 말할 때 제대로 듣지 않고 내가 할 말을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건 쉽지 않겠지만 말할 때 의식적으로 한 번 더 생각한다면 조금씩 달라질 거라고 믿는다. 몇 번 생각하고 말하다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도 괜찮다. 생각하지 않고 말하던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는 이미 다른 사람이다. 다시 시작하면 된다.

작가의 이전글 일타 스캔들 선재네 집이 위험한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