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이사라 (김히어라)는 마약 중독자다. 이사라는 고등학생 때 본드를 했고, 성인이 된 지금은 대마초를 흡연하고 필로폰도 투약한다. 마약 공급책인 손명오 (김건우)가 실종되자 금단증상으로 괴로워하며 온몸을 피가 나도록 긁고 폭식하고 옷도 겹겹이 껴입는다.
마약이 도대체 뭐길래 이사라는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마약류는 중추신경계(뇌, 척수)에 영향을 미쳐 중추신경을 흥분시키거나 억제하는 물질 중 의존성, 내성, 금단증상이 있는 것으로서 법규에 따라 규제대상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는 물질을 말한다.
마약류에는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대마가 있다. 이사라가 하는 필로폰은 향정신성의약품이고 대마초는 대마에 속한다. 고등학생 때 했던 본드는 화학물질관리법에서 흡입을 금지하는 환각물질이다.
이사라처럼 마약류에 중독되면 마약류 사용에 대한 욕구가 강하고 (의존성), 사용량도 증가해서 (내성), 스스로 중단할 수 없는 상태 (금단증상)가 된다. 마약류를 계속 구하기 위해 판매자가 되거나 환각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또한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청소년 때 마약류에 중독이 되면 더 위험하다. 성인보다 단기간 적은 양으로도 뇌의 손상 정도가 심각해진다.
최근 중학생이 SNS로 필로폰을 사서 투약하고 쓰러져 어머니가 경찰에 신고한 사건이 있었다. 이 중학생은 호기심에 마약을 투약했다고 진술했다. 대검찰청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9세 이하 마약류 사범은 481명이다. 2012년 기준 38명, 2019년 기준 239명과 비교하면 폭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약류 범죄는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암수율을 고려하면 약 2만 명의 청소년이 마약 범죄에 연루되어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심각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청소년 마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가족, 청소년은 어떻게 해야 할까.
사진 출처 : 넷플릭스
1. 마약 예방 교육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 마지막 화에는 학원 강사 최치열 (정경호)의 수업을 듣던 학생이 갑자기 쓰러지는 장면이 나온다. 원인은 ‘공부 잘 하는 약’이었다.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살 빠지는 약, 공부 잘 하는 약, 잠 안 오는 약 등의 잘못된 이름으로 마약류가 퍼지고 있다.보통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향정신성의약품 (ADHD 치료제, 식욕억제제 등)이라서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정해진 복용법, 용량, 기간을 지켜서 사용해야 한다.
청소년들이 잘 몰라서 SNS나 친구를 통해 이러한 약을 사고팔면 한순간에 마약사범이 될 수 있다. 또한 환자가 아닌 사람이 복용하면 전혀 효과가 없고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다. 심지어 중독되면 경련, 혼수상태가 나타나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
청소년들은 SNS를 통해 마약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알기 쉽다.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마약 예방 교육을 받고 마약 중독의 위험성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 등 정확한 정보를 알게 된다면 스스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숨기는 게 능사인 시대는 지났다.
2. 마약 치료 및 재활
“여보, 아무래도 당분간 치료센터에 보내놓는 게...”
“아예 광고를 하지 왜? 목사 딸년 마약 한다고!” - 더 글로리 中
이사라 아버지 (이병준)는 주변에 알려지는 게 두려워 이사라를 치료센터에 보내지 않는다. 이사라 어머니 (김선화) 역시 이사라의 마약 중독을 알면서도 눈감아 주었다. 이사라가 처음 마약을 했을 때 혹은 처음 마약을 들켰을 때, 이사라 부모님이 이사라의 마약 치료 및 재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어땠을까. 분명 지금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다. 마약은 집에서 해결할 수 없고 병원에 가야 한다. 초기에 치료받으면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는 마약류 중독재활센터를 운영하면서 마약류 중독자에게 상담과 재활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 지정병원 21곳에서는 최대 1년까지 무상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마약 치료 전문 의료진과 시설 부족 등의 현실적인 이유로 현재는 인천 참사랑병원, 경남 국립부곡병원만 주로 치료하고 있지만 제도 개선을 통해 치료하는 병원이 확대되기를 바란다.
3. 마약 권유 거절하기, 마약 시작하지 않기
원수에게 선물옵션을 가르쳐주고 지역주택조합 가입을 권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약은 원수에게도 권하지 말라고 한다. 친구가 마약을 권한다면 단호하게 거절하고 그 친구를 바로 손절해야 한다. 좋게 돌려 말할 상황이 아니다.
필로폰, 코카인만 마약이 아니다. 위에서 말한 살 빠지는 약, 공부 잘 하는 약, 잠 안 오는 약 등의 이름으로 권하는 약은 쳐다보지도 말자.
아무도 권유하지 않았는데 나 혼자 마약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면 그 호기심 그대로 다시 접자. 백일주 한 잔 마시는 일탈과 차원이 다르게 위험하다. 몇 년 전 유행했던 ‘지인지조’라는 신조어가 있다. ‘지 인생 지가 조진다’는 뜻이다. 스스로 마약을 시작하는 건 지인지조라는 걸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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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이사라의 시간은 돌릴 수 없다. 이사라도 치료와 재활을 받을 수 있지만 긴 시간 마약에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에 힘든 시간도 오래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다르다. 시간을 돌릴 필요도 없다. 지금 이 순간 마약을 시작하지 않거나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바로 치료와 재활을 받으면 된다. 늦지 않았다. 초범은 치료 골든타임이다. 청소년들이 마약 예방 교육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