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한 달 살기 스타트

by 김리아

이번 제주살이에서의 첫 목적지는 ‘홈 리홈’이라는 게스트하우스다. 함덕에 위치해 있으며, 파티가 없는 조용한 게스트하우스이다. 지난번 제주도 여행 당시에 친구와 함께 이름 모를 게스트하우스를 지나가며 “여기 진짜 예쁘다! 나중에 우리 이런데 오자!”라고 했던 곳이 이번에 알고 보니 바로 그곳이었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신기했고, 지나가는 말인 줄만 알았는데 실제로 이루어져서 놀라웠다. 홈 리홈은 고양이들이 게스트하우스 마당에 자리하고 있는데 그중 한 마리는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가까이 다가와 애교도 부리고는 한다. 사장님이 평소 길냥이들의 밥을 챙겨주셔서 이 게스트하우스는 항상 고양이와 함께 하는 듯하다:)


홈 리홈의 마당은 알전구들로 예쁘게 꾸며져 있다. 낮에도 예쁘지만 밤에는 더 예쁜, 그런 곳이다. 밤이 되면 밖에 있는 벤치에서 그곳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고양이들과 함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가벼운 술, 맛있는 술 한 잔을 이 곳에서 즐기면 학교 친구들이나 아르바이트에서 만난 사람들과 왁자지껄하게 즐기는 술자리와는 달리 온전한 휴식과 힐링을 맛볼 수 있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이 내 삶이고, 그것이 바로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7월 15일 아침. 홈 리홈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조식은 식재료가 준비되어 있어서 토스트와 샐러드, 오렌지, 주스 등으로 소소하게 차려먹었다. 이후 본격적인 여행 스타트. 우리는 흡족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이번 여정의 첫 여행지인 우도로 향했다.


우도를 가려면 먼저 성산항에 도착을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뚜벅이. 뚜벅이들의 여정은 쉽지 않다. 어디를 가려고 하면 기본 1시간 길게는 3시간까지 버스를 타야 하며, 하루 안에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다행히도 홈 리홈에서 성산항까지의 거리는 버스로 1시간이었다. 뚜벅이 생활에 익숙해진 우리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얻게 되어 “아, 이 정도면 얼마 안 걸리네!”라는 말과 함께 여정을 떠났다.


2년 만에 재방문하는 우도. 2년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최근 운전을 시작한 우리 둘은 렌터카는 빌릴 수 없지만 우도에서 전기차를 빌릴 수 있게 되었다. 2년 전에는 전기차를 빌리는 것조차 불가능했기에 우도 내에서도 버스를 타고 다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기차를 빌릴 수 있게 되어서 부푼 기대감과 함께 1시 배를 타고 우도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한 일은 역시나 전기차 빌리기! 하우목동항에 내리자마자 있는 곳에서 빌렸다. 3만 원에 시간은 무제한이라 주변 가게들보다 저렴했다. 드디어 첫 전기차 여행! 환상적인 날씨와 함께 난생처음 운전을 하며 다니는 우도는 정말 최고였다. 분명 일기예보에는 장마라고 했으나 날씨까지 쨍쨍했다. 어딜 가나 날씨가 좋은 것을 보면, 우린 역시 날씨 요정인 듯하다.


우도에 도착해서 왼쪽으로 한 바퀴를 도는 길에 점심 먹을 곳으로 들어갔다. 밖에 돈가스와 해물라면이 그려져 있는 모습만 보고 들어갔다. 이름도 모른 채 들어간 곳이었지만, 매우 맛있게 먹었다. 후식으로 두유 아이스크림까지 주셔서 기분 좋게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평소 계획 없이 다니는 우리이기에 딱히 장소를 정하며 이동하지는 않았다. 다만 여유롭게 바를 보며 앉아있는 것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풍경이 예쁜 곳은 전부 차를 세워 감상하며 다녔다. 온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우도는 특히나 차를 세울 곳이 더더욱 많았다. 곳곳에 차를 세우며, 여유를 즐기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앉아있었다. 그래서인지 남들은 3시간만 빌리면 충분하다는 전기차를 우리는 무제한으로 빌린 것 같다.


뚜벅이 었을 때는 상상도 못 했던 비양도에 들어갔다오고, 이곳저곳 차를 세우며, 우도를 즐기며 반쯤 돌았을 때 검멀레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2년 전을 추억하며 그때 방문했던 ‘지미스 아이스크림’을 또 한 번 방문했다. 사장님께 2년 전 방문했다는 이야기를 해서인지 두 가지 맛 아이스크림을 서비스로 주셨다! 너무 신이 난 상태로 2층 창가에 앉아 또다시 시간 가는 줄 모른 채로 담소를 나누며 힐링을 한 우리 둘이다:)


어느덧 시간은 5시를 향해 가고 있었고, 그냥 돌아가기엔 아쉬움이 남아 검멀레 해수욕장 주변을 도는 보트를 타러 갔다. 15-20분 정도 타는 보트였고, 1인당 만원이었다. 동굴 근처에서 우도에 대해 설명해주시는 사장님이 너무 재미있으셨고, 설명이 끝난 후 제주의 바람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해주셨다.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장님의 지시하에 달리는 보트에서 일어나 온몸으로 바람을 맞고, 물이 튀는 것을 느끼며, 넘치는 해방감을 맛보았다! 우리 차례가 끝난 후 다음 손님들이 남자 4명이라며 칙칙하다는 이유로 우리까지 한 번 더 타게 해 주신 유쾌한 사장님이었다. 두 번의 탑승 후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신다는 사장님의 말씀을 듣고 나중에 다시 놀러 오겠다는 말을 남기며 다음 곳으로 이동했다.


마지막 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하우목동항 근처인 서빈백사에 들러 우도의 마지막을 감상했다. 남이 찍어준 듯한 우리의 모습을 남기고 싶었기에 꽤 많은 노력을 들여 우리의 뒷모습을 남겼다:) 이번 여행에서 우도에서의 여행은 이날이 마지막일 것 같아 이곳저곳 두 눈에 열심히 담아두었다. 그러나 눈으로 보는 만큼 사진에 담기지 않아서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 채 우도에서의 일정을 마쳤다.


우도에서 다시 홈 리홈 게스트하우스 근처로 돌아와 4개월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돈대표’라는 식당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메뉴는 흑돼지 샤부샤부이며, 된장 베이스의 육수로 되어있는데 양도 꽤 많고 맛있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국물에 담가 먹는 샤부샤부가 아니라 철판 볶음요리에 더 가까운 샤부샤부였다. 이모님의 센스로 원래는 동그라미로 되어있던 고기가 하트 모양으로 변하자마자 사진 한 컷. 그렇게 맛있는 저녁을 먹은 후 숙소로 돌아와 맛있는 칵테일 한 잔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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