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로 집 안 전자 제품을 모두 조종할 수 있다, 손가락 하나로 집 안 청소를 다 할 수 있다.’
중급 2 생활 속의 과학 단원 말하기 연습에 나온 지문입니다. ‘모두’와 ‘다’는 어떤 것의 전부를 뜻합니다. 그럼 어떤 부분에 차이가 있을까요.
* 모두: 일정한 기준에서 하나도 빼거나 남기지 않고, 다. 일정한 수효나 수량을 다 합하여. 예) 모두 여덟 명
일정한 기준에서 하나도 남거나 빠지는 것이 없는 전체.
예) 모두가 안다.
* 다: 남거나 빠진 것이 없이 모두. 예) 올 사람은 다 왔다.
행동이나 상태의 정도가 한도에 이르렀음을 나타내는 말. 예) 신이 다 닳았다.
일이 뜻밖의 지경에 미침을 나타내는 말. 예) 별 이상한 일이 다 있네.
실현할 수 없게 된 앞일을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반어적으로 나타내는 말.
예) 잠은 다 잤군.
더할 나위 없는 최상의 것. 예) 돈이 다가 아니야.
어떤 것의 전부를 뜻하는 부분을 염두에 두며 예시를 살펴보겠습니다.
사고 싶은 거 모두 사./사고 싶은 거 다 사.
: 어차피 사고 싶은 물건 하나하나든 전체든 마음껏 사는 상황이라 그런지 두 문장의 차이가 명확하게 느껴지지 않네요.
음료수를 모두 마셨다./음료수를 다 마셨다.
: 두 경우 모두 괜찮지만 모두 마셨다고 하면 여러 개의 음료수를 마신 느낌이 납니다. 다 마셨다고 하면 하나든 여러 개든 남김없이 마셨다는 느낌이고요.
밥은 모두 먹었니?/밥은 다 먹었니?
: 모두 먹었냐고 하면 단체의 개개인 전부가 식사했는지 묻는 어감입니다. 다 먹었는지 물으면 그릇에 담아놓은 밥을 전부 먹었는지 묻거나 한 명에게 혹은 여럿으로 이루어진 단체에 대고 식사를 끝냈는지 아닌지 물어보는 느낌이 듭니다.
사과는 모두 다섯 개가 남았다./사과는 다 다섯 개가 남았다. (x)
: 여기에서 ‘다’를 쓰면 이상해요. 하나하나 세어 본 합이 다섯 개라는 뜻이니 모두 다섯 개라고 해야 자연스럽습니다.
모두는 전체를 이루는 하나하나 전부에 초점을 둘 때 어울립니다. 다는 전체에 초점이 있어서 무엇을 하나의 덩어리로 볼 때 어울립니다. 남김없이 혹은 끝까지라는 의미로 확장되지요.
다시 처음 문장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목소리로 집 안 전자 제품을 모두 조종할 수 있다, 손가락 하나로 집 안 청소를 다 할 수 있다.’ 첫 번째 문장은 집 안의 여러 전자 제품을 빠짐없이 조종할 수 있음을 떠올리게 합니다. 두 번째 문장은 청소라는 일을 끝까지 해낸다는 인상을 줍니다. 둘 다 ‘전부’라도 우리는 무의식중에 이런 차이를 골라 쓰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모두와 다에 이미 복수 의미가 있으므로 ‘들’을 붙이는 건 쓸데없어 보이지만, ‘들’을 붙이면 어감이 달라집니다. “모두 알겠죠?” 보다 “모두들 알겠죠?” 하면 한층 더 개별적이고 친근한 느낌이 듭니다. “다들 알겠죠?” 도 마찬가지고요. 사실 ‘모두들/다들’의 ‘들’은 사람 하나하나를 향해 말을 거는 다정한 느낌을 더하는 보조사라서 그렇습니다. 먹어들 봐요, 와서들 봐요, 어서들 오세요, 와 같은 쓰임이지요.
자, 모두들 페이지 넘기고 다음 꼭지를 읽어들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