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급 2 문법 ‘~는 한’은 앞에 나온 말이 뒤의 행동이나 상태에 대한 조건을 나타낼 때 씁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한 합격은 걱정 없어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비가 와도 행사를 그대로 진행합니다.
별로 어려울 게 없어 보이지요. 난감해지는 건 학생들이 만든 문장을 확인할 때랍니다.
월급이 많은 한 행복해요, 애인과 헤어지는 한 슬퍼요.
이렇게 어색한 문장이 줄줄이 나오거든요.
다른 조건의 문법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1) ~으면: 일반적인 조건과 결과.
비가 오면 땅이 젖는다.
사랑하면 자꾸 보고 싶다.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난 당신을 생각해요. (가수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 중)
→ 어떤 사실을 전제로 하는 일반적인 결과.
2) ~는다면, ~라면: 가정과 상상.
내가 새라면 하늘을 날 수 있을 텐데.
네가 거짓말을 한다면 나는 화를 낼 거야.
내가 만일 하늘이라면 그대 얼굴에 물들고 싶어. (가수 안치환의 ‘내가 만일’ 중)
→ 만약을 함축한 가정으로, 무한한 상상을 펼칠 수 있음.
3) ~는 한: 조건이 붙은 미래 선언.
내가 살아있는 한 너를 지킬 거야. (내가 살아있지 않으면 너를 지킬 수 없어.)
노력하는 한 시험에 합격할 거야. (노력하지 않으면 합격을 장담할 수 없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내일 만나자. (특별한 일이 생기면 내일 못 만나.)
→ 조건이 지속되는 동안에만 성립하는 약속이나 보장.
월급이 많으면 행복해요, 월급이 많다면 행복할 거예요. 월급이 많은 한 행복해요. 세 문장 모두 월급에 얽매인 문장이지만 ‘월급이 많은 한 행복해요.’에는 월급 많음이 계속될 때만 행복하다는 어감이 강해요. 문법적으로 틀렸다기보다는 일상적인 감정을 단정적으로 표현해서 너무 비장한 선언처럼 들려요. 월급이 많은 한 행복할 거예요, 정도라면 괜찮아요. 월급이 많은 한 이 회사를 떠나지 않을 거야, 와 같이 약속이나 보장이 이어지는 문장도 자연스럽지요.
애인과 헤어지면 슬퍼요, 애인과 헤어진다면 슬플 거예요, 애인과 헤어지는 한 슬퍼요. 이 중에 ‘애인과 헤어지는 한 슬퍼요.’라는 문장은 어색해요. 애인과 헤어지는 한 슬플 거예요, 라고 고치면 괜찮을까요? 그것도 아닙니다. ‘~는 한’은 지속이나 반복, 꾸준함을 동반하는 조건과 결합할 때의 선언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질질 끌며 헤어지는 연인 관계가 있을지라도 애인과 헤어지는 게 지속되는 조건은 아니지요.
Backstreet Boys의 ‘As long as you love me’를 들어보셨나요? 무조건적인 사랑을 하겠다는 감미로운 노래인데, 거기에도 조건이 붙는답니다.
♪Who you are (당신이 어떤 사람이든)
Where you're from (어디에서 왔든)
Don't care what you did (과거에 뭘 했든 상관없어)
As long as you love me (날 사랑해 주는 한은) ♫
새삼 부모님의 조건 없는 사랑이 참으로 소중하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