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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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르히아이스


사진



사진이 있다.


내가 있다.


너도 있다.


그것이 쓰레기통으로 사라진다.


무엇을 위해 우리는 울고 웃었고


어떤 날을 위해 오늘을 살아가는 것일까?


아무리 진실해도

피할 수 없는 눈물


그 어떤 의지로도

넘어설 수 없는 장벽


지식으로도

경험으로도

믿음으로도


어쩔 수 없는 결말.


사진 속의

내가 나를 향해 웃는다.


나약한 인간의

추락을 비웃는다.


너희들의 사랑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결국 종이한장과 다를 바 없는 것.


한장씩 사라져간다.


내 마음을 얇게 베어내듯이

한장씩 한장씩.


그안에 담긴 나의 노력과

충만했던 감정들을 함께 베어낸다.


사진이 있다.


내가 있다.


너도 있다.


내가 쓰레기통으로 사라진다.


나의 모든 잘못을 탓하며.


사라진다 나의 모든 열정이.


비통함으로 채울 수 없는 공허감이


이방 가득히 나를 둘러싸고


끝이라는 오직

한번만 사용할 수 있는 단어로

내 머리를 내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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