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퇴사일기 09화

이직할 회사들은 어떤 게 있나?

퇴사일기 #9

by 키르히아이스

이직 시 자신에게 맞는 회사를 골라야 하는데 이것이 배우자 고르는 것만큼 힘들다. 주어진 정보도 부족하고 가짜 정보도 너무 많다. 회사에서 뿌리는 홍보 전단은 아예 안 보는 게 낫다. 나 역시 실패를 겪기 전에는 몰랐던 것들이 많다. 좋은 회사를 고르려면 먼저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회사는 어떤 것이 있고 그 회사들이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에 있는 회사 종류를 성격에 따라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1. 대기업(민간)

2. 공기업/ 공공기관

3. 재단/협회

4. 외국계

5. 금융권

6. 기타


이 분류에는 서로 중복되는 부분도 있지만 취업/이직 시장에서는 이렇게 분류하는 게 무난하다. 민간과 공공으로 나누면 중간 성격의 애매한 기업도 있어 정확하지 않다. 저 중에 아무 곳이라도 괜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실제는 그렇지 않다. 밖에서 그렇게 혁신적으로 보이던 회사가 안에 들어가 보면 체계 없이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 왜냐하면, 한국의 회사들은 기본적으로 사람 본위이기 때문이다. 즉 업무가 명확하게 규정되어있지 않을뿐더러 업무에 따라 사람을 뽑지도 않는다. 사람을 뽑아 놓고 그것에 맞게 업무를 준다.


한해 수천 명씩 뽑는 대기업 공채를 보라. 어떤 선진국에서 그런 식으로 인재를 뽑는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들어가서 그냥 비어있는 자리에 가서 일한다. 인사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모든 직무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데이터화하고 그 직무에 맞는 인재를 뽑아 실적에 따라 연봉을 지급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나라 기업들은 습관적, 관행적으로 신입사원을 뽑고 업무는 사수가 부사수를 키우는 도제식으로 가르친다. 이게 무슨 도자기 굽는 곳인가?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기업의 경직된 조직구조와 상명하복식 문화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구직자 입장에서는 그 중에 옥석을 가려 더 나은 회사를 가야 한다. 환경이 바뀌고 좋은 리더를 만나면 그나마 나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다. 우리나라 회사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다. 한국에 사는 사람이 문화 타령만 하고 있을 순 없지 않은가? 하나씩 기업 형태를 따져보면서 분석해 보겠다.


1. 대기업

대기업은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30대 기업 같은 곳이다. 이 회사들은 조직이 크기 때문에 당신이 이곳에 들어간다면 하나의 세포로서 들어가는 것이다. 절대 이곳에서 개인의 행복이나 개성을 말해선 안 된다. 항상 조직의 안녕 속에서 자신의 적성을 찾아야 한다. 경조사, 육아 등은 모두 회사일 때문에 후순위로 밀리고 개인 사정은 봐주지 않는다.


좋은 점은 큰 조직에서 질 좋은 직무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앞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체계적으로 일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이 체계적이다. 그래서 직무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고 큰 조직의 의사소통 방식, 조직 운영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경력을 쌓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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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체적, 정신적으로 항상 긴장해야 하고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오래 일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대기업에서는 일반적으로 40대가 되기 전에 관리자가 된다. 30 후반이면 중상위 서열에 올라간다. 40대가 넘어가면 부서장 코스로 진입하고 곧 50대에 임원 코스를 준비해야 한다. 여기서 탈락한 사람들은 회사를 떠나거나 한직으로 배치된다.


스텝부서는 조금 다른데 회사는 기본적으로 본사에서 인사/교육/총무/회계 등을 담당하는 스텝부서와 최전방에서 연구개발/영업을 하는 조직으로 구분된다. 최근에는 스텝부서를 슬림화하는 것이 경영 추세이다. 본업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은행은 영업지점에, 정보통신은 연구개발에 집중해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스텝부서는 회사 영업을 도와주는 부서이지 돈을 버는 부서가 아니므로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스텝부서로 들어가기는 무척 어렵다. 대신 소규모 인력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일단 들어가면 비교적 오래 일할 수 있고 연봉은 현업부서에 비해 다소 적어도 업무 압박 강도가 낮은 편이다. 영업부서에서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것과는 다르다. 정시퇴근도 가능하며 바쁜 시즌에만 일이 몰린다. 좋은 기업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승진이 잘 되지만 보수적이고 정체된 회사는 본사 스텝부서에서 있어야 승진이 잘된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본사에 있어야 승진이 잘되었는데 최근에 많이 변했지만 여전히 그런 전통이 남아있는 회사들이 있다.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최전방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승진이 잘돼야 하는데 인사권자(임원)의 눈앞에 자주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 승진도 잘되는 게 현실이다. 변화가 빠르고 혁신이 필요한 회사들은 이미 이런 구습을 탈피했지만 그렇지 않은 회사들은 전통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본부 스텝부서 중에서도 비서실이나 경영기획실 등 사실상의 영업 전선에 있는 부서는 예외이다. 이 부서는 기업의 진로를 결정하고 실적을 챙겨야 하기 때문에 현장만큼 힘든 경우가 많다.


대기업에서 40대가 되면 임원과 만년 부장의 갈림길에 서는데 그나마 부장까지 올라가면 다행이고 그것도 쉽지가 않다. 스텝부서인 경우 40대가 넘어 50대까지도 부장만 하다가 나올 수 있지만 연구개발/영업 부서는 인원이 많아 그것도 어렵다. 50대가 되면 이제는 회사에 올인할 것인지 가정을 지킬 것인지 양단간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전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임원이 되고 후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조용히 회사에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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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이 된다는 것은 계약직이 된다는 것이다. 대기업의 꽃은 임원인데 여기까지 올라간 사람은 군대의 장군이나 다름없다. 우리나라 회사에서 승진은 충성심으로 결정되는 부분이 가장 크다. 임원까지 올라간 사람들은 가장 충성심이 높은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임원은 가족이나 개인의 행복을 상당 부분 포기한 사람들로 볼 수 있다.


행복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직업으로서의 성공과 사적인 행복은 분명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가족들과의 사랑, 건강 같은 것이 개인적 행복이라면 임원들에게 이런 행복은 회사 일보다 항상 후순위이다. 사실상 그것을 포기하지 않고는 자리를 유지하기 어렵다.


임원도 경쟁이 있다. 임원은 실적이 바로 반영되고 부진하면 해임될 수 있다. 임원 자리로 올라갈 후보들이 매년 올라오기 때문에 그 자리를 지키기도 쉽지 않다. 샐러리맨으로 사장까지 올라가는 것은 꿈과 같다. 사장까지 올라간 사람들은 실적, 운, 건강, 인간관계가 모두 따라준 사람들이다. 그 전쟁터에서 무엇을 선택할지는 오로지 당신의 몫이다.


2. 공기업/공공기관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차이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공기업은 자기 사업을 하고 그 수익으로 자체 비용을 감당하는 회사이다. 정부 지원을 일부 받을 수는 있으나 업무 자체는 일반 회사 성격이 강하다. 공공기관은 법적으로 분류하는 기준(기타 공공기관, 준정부기관 등)이 있으나 내 나름대로 정의하자면 일종의 정부 서비스 기관이다. 일부 영리 활동을 하기는 하나 세금으로 정부 정책에 따라 사업을 하고 부처의 직간접 통제를 받는다. 대체로 정부 부처 산하기관을 생각하면 쉽다. 공기업은 정부의 간접통제와 감독을 받는다. 한국전력, LH 같은 곳이 대표적이다.


사람들은 정부의 통제를 받는다는 게 어떤 개념인지 잘 모르는데 이것은 시어머니를 옆에 두고 있는 것과 같다. 통제가 아닌 감독을 받는다는 것은 평상시에는 일정 거리를 두고 있다가 주기적으로 감사를 받는 것이다.

공공기관은 사실상 공무원의 을인데 공무원이 정책을 제시하면 실제로 실행하는 역할을 한다. 나이 어린 공무원들을 모셔야 하는 애로사항도 있고 연봉도 공기업보다는 한 단계 떨어지지만 정년이 보장되고 실적 압박이 덜한 편이다. 최근에는 공공분야도 워낙 정부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서 실적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이런 부분은 직장 상사를 누구로 만나느냐에 더 크게 좌우된다.


공공분야는 정년을 채울 수 있지만 승진은 회사별로 차이가 있다. 대기업에 비하면 승진 폭이 넓지만 정원이 정해져 있어 인사에 매우 제약이 있다. 대기업처럼 40대에 칼바람 맞을 일은 없지만 한 단계 진급하는 것이 무척 어렵다.


공기업은 메이저와 마이너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한전, 가스공사, LH, 석유공사 등이 메이저에 해당한다. 사실 이런 곳은 앞서 제시했던 좋은 기업의 선택 조건에서 모두 해당한다. 기업 역사가 길고 규모도 크다. 따라서 근무 조건에 큰 문제는 없다. 직원 수가 1천 명 이상의 공기업은 무난하다고 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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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은 회사가 벌어들이는 돈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금융권 공기업은 사기업을 뛰어넘는 연봉 수준이라 규모로 보면 마이너지만 일반적으로 메이저 공기업으로 본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이 해당한다.


공단은 메이저보다 한 단계 떨어지고 공공기관에 속하는데 연봉은 높지 않지만 대체로 규모가 크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장점은 있다. 공기업에 대해서 너무 환상을 가지지 않는 것이 좋은데 사실 몇몇 공기업을 제외하고 언론에 나온 신의 직장에 해당하는 복지를 제공하는 곳은 많지 않다. 그동안 정부로부터 많은 압박을 받아와서 힘없는 기관들은 복지가 많이 줄었다. 경기도 좋지 않고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효율성을 추구하는 시대라 예전처럼 공공분야에서 유유자적하던 시대는 지났다. 대기업만큼 치열하게 경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넘치는 복지혜택을 받는 곳도 별로 없다.


공공은 개인의 가치를 많이 보장받기 때문에 대기업과 분위기가 조금 다른데 인사발령, 휴가 등에서 개인 사정이 다소나마 반영될 수 있다. 대기업에서는 이런 문제에 대해 가차 없다. 지방발령을 낼 때 가급적이면 연고지로 보내주고 휴가를 낼 때도 원하는 시기에 사용했으면 좋겠는데 공공분야에서는 비교적 직원들 간 서로 돕는 분위기가 있어서 사정을 봐주는 편이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공공에서는 순환 근무를 하기 때문에 인사팀에 있다고 해서 계속 그 자리에만 있는 게 아니다. 인사팀에서 지점으로 가기도 하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 그래서 상부상조하는 것이다. 대기업은 개인 사정을 전혀 봐주지 않는다. 대기업 인사팀은 주민센터처럼 매우 공적 조직이라 인맥 없이 사적인 부탁을 하기 어렵다.


공공기관은 회사별로 근무환경의 차이가 크다. 작은 회사일수록 인간관계가 중요하므로 자신의 적성과 성격을 잘 판단해서 선택해야 한다. 공공분야 근무경력은 민간에서 인정받기 어려우므로 향후 경력 입사를 고려한다면 좋지 않다. 자유분방한 성격이라면 대기업이나 IT기업 쪽으로 가는 게 좋다. 대기업은 기본적으로 직원 평균 연령대가 낮아서 그나마 대화가 통한다. 게다가 인적 구성이 좋아서 자격지심이 덜하기 때문에 아랫사람에게 후하다. 예전에 공기업에 들어간 사람들은 인적 구성이 좋지 않았다. 그때는 대졸자가 공기업보다 대기업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지금에 와서 워낙 수준 높은 인재들이 공기업에 입사함에 따라 어깨에 힘을 주지만 기존 인적 자원 수준이 높지 않다 보니 신입 직원들과 합리적 대화가 쉽지 않고 오로지 권위로 찍어 누르려 하는 경우가 많다. 공공분야에 들어가려면 이런 부분은 감안해야 한다. 어떻게 저런 사람이 이 회사에 들어올 수 있을까 싶은 사람도 있다.


공공분야에서 주로 하는 업무가 민원처리인데 민간기업에서는 친절이 강조될 뿐이지만 공공분야는 민원처리 규정에 따라 처리하지 않으면 감사에 걸린다. 민원인 상대하는 것이 주 업무일 경우 힘든 일이 될 수도 있다. 이상한 사람이 와도 무시할 수 없고 도망칠 수도 없다. 무조건 처리해줘야 한다. 이런 부분에 실망하고 공공기관을 떠나는 사람도 종종 있다.


공공분야는 효율성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규정에 맞는지, 처리 권한이 있는지, 공평한지가 중요하다. 합리적인 생각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아무리 비효율적이라도 규정을 먼저 따져야 하고 규정대로만 하면 결과가 좋지 않아도 문책 받을 일은 없다. 복지부동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욕을 먹더라도 도전적이고 활기차게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면 공공분야는 좋은 선택이 아니다.


3. 재단/협회

취업 시장에서 한 번도 접해보지 않고 지나갈 수 있는 곳이 재단/협회이다. 하지만 이쪽 시장도 의외로 넓다. 우리나라에는 듣도 보도 못한 재단과 협회가 무수히 많다. 이런 협회도 있었나 싶은 곳도 있다. 협회는 규모에 따라 근무환경도 비례한다고 보면 맞을 것 같다. 그리고 어느 정도 공공성을 띠는지도 중요하다. 공공성을 많이 띠는 곳은 사실상 공공기관과 차이가 없다. 우리나라에는 공공인지 민간인지 헷갈리는 곳이 많은데 아무래도 관이 주도하는 경제구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똑같은 업무를 미국에서는 민간에서 하지만 한국에서는 공공이 하는 경우가 많다. 공공분야가 많은 곳일수록 후진국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만큼 효율성이 낮고 민간경제가 허약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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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군데를 제외하고 재단/협회는 대체로 작은 규모가 많은데 정말 작은 곳은 직원 수가 한 자릿수인 곳도 있다. 연봉은 대체로 공공기관보다 낮은 수준이고 민간재단의 경우 고인 물과 같아서 합리적이고 공식적인 업무처리를 원한다면 좋은 선택이 아니다. 대신 정년 압박은 덜한 편이고 정해진 일만 익숙해지면 특별한 변화가 없는 곳이다.


재단/협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 많아서 채용정보를 얻기도 쉽지 않은데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자주 회사 홈페이지, 구직사이트를 봐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재단/협회를 볼 때 한 가지 체크해볼 것이 자기 건물을 가졌는지 여부이다. 이것은 회사의 재정적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므로 중요하다. 재단/협회는 건물에서 회사 운영이익을 얻는 경우가 많으므로 회사를 선택할 때 이 부분을 봐둬야 한다. 자기 건물이 있는 회사는 비교적 안정적이고 재무적 여유가 있는 곳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사옥이 있으면 당신이 근무하는데도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4. 외국계

외국계 회사들은 회사마다 문화가 많이 달라서 일률적으로 말하기 힘들다. 채용 프로세스는 국내 기업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데 일단 기업의 직무분석이 철저하게 되어있기 때문에 대규모 공채가 아니라 해당 직무에 필요한 인재를 그때그때 뽑는다. 따라서 필요한 스킬과 자격이 비교적 명확하다. 이것은 까다롭다는 뜻도 되지만 그만큼 객관적이고 어떤 일을 하는지 알기 쉽다는 뜻도 된다.


자격증보다는 실무경험을 중요하게 여기고 외국어 능력은 당연히 중요하다. 정년개념은 별로 없지만 일하는 분위기는 대체로 좋다고 한다. 근무시간, 휴일이 잘 지켜지고 비교적 합리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평이 많다.


5. 금융권

만약 당신이 “나는 다 필요 없고 돈만 많이 받으면 돼!”라고 생각한다면 금융권을 선택하고 그중에서도 메이저를 목표로 하면 된다. 금융권 메이저 기업들은 평직원도 회사생활 중에 억대 연봉을 기대할 수 있다. 퇴직 시 위로금도 매우 후한 편이다. 다만 돈을 다루는 곳이다 보니 업무의 정확도가 무엇보다 중요해서 스트레스가 심하다. 1원도 차이가 나면 안 되기 때문에 1원 때문에 밤을 새울 일도 있다. 요즘엔 전산화가 잘 되어있어 사소한 실수는 많이 줄고 있지만 금융 자체가 워낙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에 머리가 아픈 것만은 사실이다.


남들 쉴 때 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특징이다. 업무시간 내에는 고객 업무를 처리하고 끝나고 나면 회계적으로 결산 등 마무리 업무를 해야 한다. 돈을 그냥 많이 주는 게 아니다. 일간, 월간, 분기, 연간 결산을 하는 것도 힘든 일이다. 은행 문을 닫는다고 해서 집에 가는 게 아니다. 금융권은 어디나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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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나 연봉은 다른 직종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회사별 자산규모에 따라 세부 수준은 차이가 있는데 당신이 한 번이라도 들어본 회사라면 비교적 높은 연봉을 기대할 수 있다. 금융권 연봉이 높다고 공격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것은 짧은 생각이다. 당신의 돈을 뛰어난 인력이 관리하는 게 더 안심되지 않겠는가? 그러려면 많은 돈을 주고 수준 높은 인력을 데려와야 한다. 그런 인력에게 많은 연봉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금융권도 민원인을 만날 일이 많은데 돈 문제는 사람의 이성을 잃게 만들기 때문에 민원인의 항의 수준이 남다르다. 무엇보다 업무처리가 꼼꼼해야 하고 규정에 맞아야 하며 실수로라도 고객에게 금전적 손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 민간 금융권은 실적 압박이 매우 심한 편이다. 특히 할당 판매를 할 때는 더욱 그렇다. 우리나라는 어디나 할당을 잘하는데 참 후진적인 경영방식이다. 사돈에 팔촌까지 찾아가서 가입을 부탁해야 하는 은행원들을 볼 때마다 그 연봉이 부럽지 않게 느껴진다.


반면 공공분야 금융권은 대체로 실적 압박에서 벗어나 있어 최고의 직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들어가는 것이 거의 고시 수준이다. 어떤 곳은 이게 진짜 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시험문제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을 정도이다. 한 번이라도 시험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말에 공감할 것이다.


6. 기타

이 외에 공공도 민간도 아닌 특이한 기업들이 많다. 일단 정부 예산을 지원받고 회사 대표가 정부 낙하산으로 의심된다면 어느 정도 공공성이 있다고 보면 된다. 회사는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공공성이 있는 게 직원에게 유리하다.


공무원 분야는 경쟁이 심하지만 암기력이 좋다면 도전해볼 만하다. 최근 공무원 시험은 누가 더 기계처럼 암기할 수 있는지 내기하는 것 같다. 얼마 전 한 동영상 강의에서 강사가 공무원 시험 출제자에 대해 욕설을 해 논란이 된 적도 있다. 불과 3년 차이인 사건을 시간 순으로 구별해내는 문제를 보고 화가 난 것이다. 이것은 공무원 시험이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이기 때문에 그렇다. 능력을 검증하는 것보다는 필터링용이다. 워낙 지원자가 많기 때문에 그것을 쉽게 걸러내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공무원이 되면 편하게 일할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내가 본 공무원 중에 만족한다는 사람은 별로 없었고 제시간에 퇴근하는 사람도 없었다. 연봉이 매우 낮고 공무원연금이 있다고 하지만 복지혜택이 빈약해서 경제적인 문제가 크다. 중앙부처 고위 공무원으로 가면 그나마 좀 나은데 업무량은 많지만 그만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해외 파견 근무, 각종 교육 등의 혜택이 있고 고위직으로 퇴직하면 산하기관에서 근무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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