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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르히아이스 Mar 18. 2023

중국은 미국을 추월할 기회를 두 번이나 놓쳤다 -2-

중국의 한계

 중국이 놓친 두 번째 기회는 세계 외교 패권의 기회이다. 바로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이 그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기 전 인류는 이제 전쟁은 없다고 생각했다. 2차 대전의 참상을 보고 배운 많은 사람들이 전쟁의 위험과 무의미함을 알고 있기에 지성이 발달한 21세기에 또다시 그런 전면전은 발생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이걸 깨고 발생한 것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인데 중국은 초반에는 중립적인 면모를 보이며 전쟁에 반대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전쟁이 러시아에 불리하게 돌아가자 점점 러시아 편을 들더니 이제는 가장 큰 러시아의 지지자로 거듭나고 있다. 인도나 북한이 러시아에 우호적이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된다는 걸 생각하면 결국 최대의 지지자는 중국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지난 많은 국제 전쟁에서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미국이 나서서 약한 우크라이나를 도와주고 떨고 있는 유럽국가들을 다독여주었다. 대량의 현금과 물자지원도 물론 포함되었다. 우크라이나나 유럽국가들이나 미국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믿을 곳은 미국 뿐이라는 걸 또 한 번 입증했다(이것은 러시아의 자충수이기도 하다). 여기서 중국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러시아를 돕는 쪽에 섰다.


 이 결정이 중국이 세계중심 국가가 될 수 있는 두 번째 기회를 날려먹었다. 중국은 미국의 큰 형님 자리를 뺐지도 못했고 도둑이 설치는 세계에서 오히려 도둑 편을 듦으로써 세계의 불안을 가중시켰다. 만약 중국이 미국보다 더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러시아를 강력 경고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세계는 깜짝 놀랐을 것이다. 이제 미국만 기댈 곳이 아니구나. 중국이란 나라도 믿을 수 있는 나라구나 생각했을 것이다. 전쟁도 물론 훨씬 빨리 끝났을 것이고 어쩌면 시작도 안 했을지도 모른다.

 이 상황에서 미국은 어쩔 수 없이 끌려갔을 것이고 중국은 세계의 찬사를 받으며 그동안의 불신을 한 번에 씻어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전쟁에서 보인 중국의 태도로 인해 중국은 유럽평화에는 관심도 없고 오로지 돈과 패권에만 욕심인 나라로 낙인찍혔다. 러시아의 이미지는 악마화되었고 덩달아 중국까지 그것을 뒤집어썼다. UN의 우크라이나전쟁 반대 결의안을 보라. 여기서 러시아 편에선 나라는 북한, 벨라루스, 시리아 등이었다. 중국과 인도는 기권했지만 사실상 러시아의 편으로 인식되었다. 이 나라들의 면면을 보라. 중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라면 과연 여기 끼어 있어서 되겠는가? 이게 중국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천재일우의 기회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역발상이 중국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바로 전체주의라는 체제의 근본적 한계 때문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전체주의 국가는 북중러 3곳이다. 권위주의라는 애매한 말로 옹호하려는 자들도 있지만 이건 귄위적이란 표현으로는 부족하고 전체주의라는 확실한 이념아래에 서있다. 개인은 국가라는 전체를 위한 세포에 불과하다. 이 나라들을 보면 이것이 뚜렷하게 관찰된다. 죄수까지 무차별 징집하는 러시아, 10년이나 복무하는 북한, 2400만 도시를 봉쇄하는 중국 다 마찬가지이다. 


 결국 그동안 인류역사를 돌이켜 보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가 승리하고 전체주의는 모두 몰락했다. 그것은 옳고 그른 도덕의 결과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가 인간에게 맞고 우수하기 때문이다. 전체주의는 독재와 연결되고 필연적으로 비효율과 불합리, 후진성을 내포한다. 전체주의는 체제의 안정이라는 대명제가 모든 것에 우선하므로 수많은 국가적 발전기회가 이 명제 아래 희생된다. 그래서 발전하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지고 만다. 중국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미리 가보지 않아도 역사의 흐름 속에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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