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도요타, 폭스바겐의 하락
3. 도요타의 하락.
보고서는 세계판매 1위 도요타가 미국시장에서 부진하고 현대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봤다. 그런데 그 근거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일단 ADAS수익화를 포함한 수익성개선으로 현대차가 도요타를 대당영업이익에서 추월한다고 봤는데 이것은 판매량 1위와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실제로 그럴지도 미지수이다. 휴대폰 대당 수익률에서 한참 뒤지는 삼성이 판매량면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이런 전망은 맞지 않는다.
도요타의 전기차 전환이 지연된다는 것도 근거로 하는데 실제로 지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세계시장의 전기차전환이 중국만큼 그렇게 빨리 이뤄질 것이냐는 낙관할 수 없다. 최근 나온 자료에 의하면 전기차 시장은 오히려 수요둔화를 겪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에서 나온 보고서(출처: 하나금융연구소, 2023.11.13, 전기차 수요둔화로 요동치는 2차 전지시장, 오유진 연구위원)에 따르면 중국시장의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절반이하(97.1%->39.6%)로 떨어졌고 북미에서 재고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업체들(GM, 포드, 폭스바겐등)은 전기차 투자계획을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2년 60%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전기차 시장이 2023년에는 20%, 그 이후는 더 낮아진다고 한다(출처: 디지털데일리, 2023.11.16, https://m.ddaily.co.kr/page/view/2023111610040262362). 장밋빛 전망만 나오던 전기차 시장에서 이게 웬 말인가?
전기차 전환이 늦었다는 도요타는 2023년 전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9.1% 증가했고 올해도 1천만 대 이상 판매가 예상된다. 여기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게 하이브리드로 하이브리드 원조답게 한국과 유럽 모두에서 2023년 1~9월까지 누적으로 거의 30%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SBS, 2023.10.31, https://biz.sbs.co.kr/article/20000141735). 미국도 작년보다 판매량이 늘었고 이 상황에서 현대차는 뒤늦게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2025년부터 제네시스 내연기관 출시를 중단한다고 밝혔는데(출처: 비즈니스 포스트, 2023.10.15, 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9063) 정작 CTO는 2025년 출시할 전차종에 새로 개발한 하이브리드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출처: 경향신문, 2023.12.10, https://m.khan.co.kr/economy/auto/article/202312102154045#c2b. 만약 전동화목표가 사실이라면 이건 좀 앞뒤가 안 맞는다.
아무튼 전기차 시장이 예상외로 더디게 성장하고 오히려 하이브리드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도요타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따라서 현대차의 1위를 예상한 이 보고서는 2023년 5월 보고서인데 불과 5개월 뒤도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도요타의 전기차 전환 지연에 대해 비난했지만 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하이브리드가 잘 팔리고 있는데 왜 다 접고 전기차로 가야 하는가? 게다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는 완전히 다른 기술이 아니다. 전력배송, 모터, 배터리 기술에서 상당 부분 겹친다. 도요타는 전기차 특허분야에서 세계 1위이다(출처: 조선일보: 2021.09.06, https://www.chosun.com/economy/auto/2021/09/05/JCP7RRVY5JDSDD5QVJ4EVJBKTI/).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분야에서도 도요타가 1위 일만큼 도요타가 전기차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하이브리드에서 재미를 못 보고 있는 다른 회사들은 전기차로 빨리 가야 하는 입장이지만 도요타는 아니다. 이대로 1,2년만 전기차 성장이 지체되어도 2026까지 현대차가 1위로 성장하는 건 거의 어렵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현대차는 생산능력에서 선진국보다 훨씬 뛰어나기 때문에 다양한 차종을 통해서 전기차 위기도 극복해 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1위가 되는 건 아니다.
4. 폭스바겐의 하락.
H보고서에서는 그다음으로 세계판매 2위인 폭스바겐의 위기를 꼽고 있다. 중국차 판매량 감소로 위기를 겪을 것이란 예상이다. 지금 전기차 시장이 정체되고 있어서 이것이 맞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 중국정부의 전기차 정책이 워낙 강해서 어느 정도 성장세는 이어지겠지만 인프라 구축이나 기술적 진보가 따르지 않는다면 장밋빛 전망에 그칠 것이다. H보고서는 폭스바겐의 위기를 이것 딱 한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2023년 1분기 지역별 판매비중을 보면 중국비중이 32.9%로 많은 편인건 사실이다(출처: 인포스탁데일리, 2023.05.17, https://www.infostock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1885). 그리고 독일정부의 성향상 중국 내 인권등과 관련하여 충돌할 가능성도 많다. 실제로 사우디를 비롯해 인권탄압국가에 방산 등 수출규제를 한 바가 있다.
폭스바겐은 중국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이 6%에 불과해 앞으로 전기차로 시장이 전환되면 위험할 것처럼 보인다(출처: 서울경제, 2023.04.26, https://www.sedaily.com/NewsView/29OGCRR6OQ). 실제로 2019년 410만 대->2022년 320만대로 매년 약 7.3% 감소하고 있다(출처: 머니투데이, 2023.04.18,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3041811263084706). 이 추세가 이어진다고 적용해 보면 2026년에는 236만 대 가량된다. 2022년에 비해 84만 대 가량 빠지는 것이다. 현대와 지금 141만 대 차이니까 현대가 조금 더 상장하면 골든 크로스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어찌어찌해서 제친다고 해도 도요타는 어쩔 것인가? H보고서상으로는 어떤 계산법인지 몰라도 2026년에 2022년에 비해 도요타가 120만 대 줄고 현대가 165만 대 늘어난다고 가정하고 있다. 2010년 현대차의 판매량이 581만 대이고 2022년 684만 대이니 10년간 17.7% 성장했다. 그런데 4년 만에 21.9% 성장한다고?
이건 정말 권투선수가 셰도우 복싱을 하면서 생각한 게 다 맞아 들어갔을 때의 결과이다. 시장이 이렇게 쉬우면 경영하기도 투자하기도 쉬울 것이다. 전기차 시장이 갑자기 정체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4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