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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르히아이스 Dec 31. 2023

현대차 세계 1위 보고서의 문제점 -4-

#4. 테슬라의 한계와 다른 업체들의 수익성 부족

5. 테슬라의 한계

H보고서는 현대차 1위와 크게 상관없는 테슬라도 공격하는데 라인업이 단순하고 프리미엄 시장에서 하드웨어 차별화가 안되며 저가차를 대량생산해 돈을 번다고 분석하고 있다. 차보다는 소프트웨어 같은 서비스로 수익을 낸다는 분석도 있다. 뒤의 2개는 맞지만 앞의 2개 분석은 맞지 않다. 라인업이 복잡한 게 좋은 게 아니다. 예전에 휴대폰 시장에서 한국 대기업들은 수백 개의 모델을 출시했고 아이폰은 단일 모델을 출시했다. 그래서 누가 살아남았는가? 결국은 삼성도 모델수를 줄이고 갤럭시로 살아남았다. 다양한 라인업이 다양한 고객을 유인해 장사가 잘 될 거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다. 


 똑똑한 모델 하나로 단가를 낮추고 수익률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초기 시장일수록 더욱 그렇다. 수많은 라인업 때문에 투자되는 생산라인 증설과 부품 원가, 연구개발비를 생각해 보라. 보고서는 BMW의 프리미엄 전기차 판매량이 테슬라보다 더 많아서 마치 테슬라가 경쟁력이 없는 것처럼 말하는데 모델S는 2012년 출시된 후 페이스리프트만 되었지 풀체인지된 것이 없다. 거의 10년 전 모델이나 마찬가지이고 테슬라의 기대치도 낮은 상태이다.


 H보고서에서 말하는 BMW의 전기차가 하이브리드를 포함하는지는 안 밝혔지만 한 분기에 10만 대 넘게 팔았다는 걸 보니 포함된 것 같다. 2022년 BMW의 순수전기차의 1년 판매량이 21.5만 대이기 때문이다.(출처: 경향신문, 2023.03.17, https://m.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2303171511001#c2b) 이건 좀 이상하다. 순수전기차 회사랑 비교하려면 똑같이 순수전기차로 비교해야지 프리미엄 시장에서 하드웨어 차별이 안된다면서 내연차인 하이브리드를 끼워 넣는다는 건 비교가 적절하지 않다. 게다가 이 연구원이 아는지 모르겠지만 BMW가 프리미엄 메이커인 건 확실하지만 BMW 중에서 기함급인 7시리즈는 전통적으로 벤츠에 밀려 가장 안 팔리는 모델 중 하나이다. 한마디로 아픈 손가락이다. 아래급으로 내려갈수록 벤츠보다 BMW가 잘 팔린다. 

고급차 좋아하는 우리나라 시장만 봐도 벤츠 S클래스와 7시리즈의 판매량 차이는 2022년 1.16만대 와 2996대로 3배가 넘는다. 아픈 손가락을 10년이 지난 모델 S와 비교한다는 건 공정하지도 않지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프리미엄 이미지에서는 분명 BMW가 앞서는 건 사실이지만 7시리즈가 하드웨어차별화의 요소가 되는지 의문이다. 게다가 BMW i7, ix는 전기차 전용플랫폼도 아니고 내연차 플랫폼의 변형이다. 어떤 하드웨어 차별이 있나.


그럼 BMW의 순수전기차 고급라인인 i7, ix 라인업의 판매량은 얼마나 될까? 판매량 자료를 구하기 쉽진 않은데 일단 7시리즈와 모델 S만 비교해 보자. 가장 최근 기사로는 독일에서 2023년 1월 7시리즈 판매량의 43%가 전기차 모델이었다는 기사가 있다(출처: https://www.bmwblog.com/2023/02/15/bmw-i7-43-percent-7-series-sales/). 가장 안 팔리는 모델의 43%라는 것이다. 그것도 가장 우호적인 독일에서.


6. 기존 업체들의 수익성 문제

다음으로 기존 업체들의 수익성 문제를 꼽고 있는데 정말 순탄한 전기차 전환이 이뤄졌을 때 내연기관 공급감소를 근거로 들고 있다. 이미 올해만 해도 전기차 시장은 둔화되고 있다. 이런 현상이 계속 이어진다고 보진 않지만 1,2년만 계속되어도 여기서 든 근거 자료는 모두 틀린 게 되어버린다.


 H보고서는 글로벌 업체들의 원가 문제를 들면서 현대차가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하고 있다. 인건비경쟁력에서 현대가 앞서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1위가 바뀐다는 근거가 못 되는 이유는 인건비, 고정비 우위는 계속 있어왔던 것이다. 왜 폭스바겐, 도요타 원가가 더 높은지는 상세히 따져봐야 하지만 이게 지금 갑자기 발생한 현상이 아니고 예전에도 있었던 것인데 왜 그동안에는 순위변동의 요소가 되지 못했나. 이 데이터는 지금 와서 새삼스럽게 꺼낼 근거가 아니라고 본다. 글로벌 업체들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며 감당할 만하니까 유지되는 거지 만약 1위를 내줘야 할 정도가 된다면 분명히 공장을 이전하든지 해서 해결에 나설 것이다. 순위변동의 근본요소가 되지 못한다고 본다.

또한 테슬라의 낮은 생산 효율성을 문제 삼는데 같은 180만 대를 생산하는 테슬라 공장과 현대 공장의 인력 차이를 예시로 든다. 테슬라는 12.7만 명, 현대는 7.26만 명이라는데 이건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고 테슬라는 이제 막 성장하는 회사니만큼 효율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오히려 테슬라는 전기차에만 투자하기 때문에 중복 투자여지가 없다. 게다가 기가팩토리의 공정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중이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자동차 설계를 바꿀 회사는 기존 업체들 중에는 거의 없다. 일시적인 현상을 가지고 경쟁우위라고 말하는 건 너무 조급해 보인다.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1/5의 판매만 하고도 더 많은 수익을 올린 게 더 효율적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출처: 조선일보, 2023.03.20,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3/03/20/N6AAASNOEBBP3OGZUUEHLXU3JU/).


H보고서는 기아와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이 역전되었다며 쓰고 있는데 23년 1분기 한번 추월했다(보고서상엔 1분기까지만 나와있다). 물론 기아가 잘한 건 사실인데 여기에는 다른 요소가 있다. 테슬라는 경쟁이 치열해지는 초기 전기차 시장에서 치킨게임 돌입을 염두에 두고 전차종의 차량가격을 대폭 낮췄다. 지금 테슬라만큼 가격을 낮출 수 있는 회사는 중국차정도를 제외하곤 거의 없다. 기아는 전기차에서 얼마나 이익을 내고 있을까? 자료가 없어서 모르겠지만 테슬라의 2023년 2분기 9.8%보다 높을까? 지금 대부분의 내연차 회사들이 적자를 감수하고 전기를 개발/판매하고 있는 게 사실 아닌가? 이런 점을 무시하고 단순 영업이익률만 비교하면 제대로 된 답이 나올 수 없다. 


 7. 결론

H보고서는 현대에게 유리한 정황만 뽑아서 2026년 1위라는 결론에 끼워 맞추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증권사 리포트는 참고자료로 자주 보는 편인데 참고만 하지 결론은 아예 보지 않는 편이다. 왜냐하면 절대 주식을 팔라고는 안 하기 때문이다. 늘 긍정회로만 돌린다. 이 보고서도 그런 면이 보여 분석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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