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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르히아이스 Nov 27. 2018

30대 기업 경영진단 - 포스코 2 -

포스코 2

 이번에는 포스코의 주요 계열사와 경영혁신 방향을 알아보겠다. 포스코는 민영화되었지만 아직도 공기업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은 모습이다. 정부의 영향력도 그렇고 무엇보다 주인이 없다 보니 공격적인 투자와 경영이 되지 않고 있다. 박태준 정도 카리스마면 가능하겠지만 지금 전문경영인으로 누가 오든 파리 목숨이나 같은데 어떻게 대형 인수합병을 지시할 수 있겠는가? 오너경영이 문제가 있지만 이럴 때는 오너경영이라도 했으면 하는 심정이다. 워낙 사업기반이 탄탄해서 실적은 호조를 보이지만 누구 하나 책임지고 새로운 혁신을 이끌 적임자가 없다.


 전문경영인들이 있지만 주주들이 임명했다고 보기도 애매하고 정부 입김에 의해 임명되어 왔기 때문에 특별한 경영의지가 있는지도 미지수이다. 이참에 포스코가 오너는 없지만 주주에 의해 전문경영인이 선정되어 책임경영을 하는 선례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어있지 않은데 포스코는 어차피 오너가 없으니 그런 방향으로 전개된다면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연금이 주주명단에서 빨리 사라져 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기업은 기업의 논리가 있고 그것이 생존을 위한 방법이다. 포스코가 생존에 위기에 처한 적은 별로 없지만 미래는 알 수 없다. 대비하지 않으면 한 번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혁신은 자발적으로 하지 않으면 강제로 당하게 되어있다. 혁신을 당하게 되면 엄청난 고통이 뒤따른다. 그것을 명심해야 한다.


 포스코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철강에 집중되어있어 다각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른 대기업에는 계열사수를 줄이라고 충고하는데 포스코는 리스크 감소를 위해 다양한 사업 진출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불과 몇 년 전처럼 마구잡이로 나서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그렇게 하라는 게 아니라 시너지가 큰 사업 위주로 진출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현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분야는 크게 철강, 에너지, 건설, 무역 등이다. 하나씩 보자.

 철강부문에서 대해서는 지금도 워낙 잘하고 있어 크게 해 줄 말이 없다. 부가가치가 높은 철강을 많이 개발하는 게 중요한데 자동차용 철강이 앞으로 유망해 보인다. 왜냐하면 전기차 도입과 함께 차량 경량화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탄소섬유, 알루미늄이 한참 인기를 끄는 시점에서 포스코는 기가 스틸로 대응했는데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벤츠같은 프리미엄 메이커에서 써야 기가 스틸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데 국내에 기가 스틸 양산체제를 갖춘 지금도 전 세계 프리미엄 차량 시장에서 폭넓게 쓰이는 소재는 알루미늄과 탄소섬유이다. 여러 발표에 따르면 기가 스틸은 알루미늄보다 강도가 더 좋다고 하는데 왜 쓰는 곳이 이렇게 없을까?


 산업의 역사를 보면 성능이 좋다고 반드시 시장을 재패하는 것은 아니다. 비디오테이프 시장이 그랬고 포스코와 연관 있는 통신규격 와이브로(Wibro)도 그랬다. 기가 스틸을 사용한 사례는 르노삼성, GM 등이 있는데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무엇보다 기술력을 인정받는 유럽차에서 사용해야 된다. 저가 차량을 주로 만드는 메이커에서는 기술력이 부각되지 않을뿐더러 다양하게 응용되지도 않는다.


 왜 포스코가 르노, GM을 택했는지 알 수 없지만 공교롭게도 한국에 공장이 있는 회사라 접근성이 좋은 것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기업의 거래는 10년 앞을 내다보고 해야지 이렇게 쉽게 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삼성이 반도체업에 진출할 때 이병철 회장의 아들들이 미국과 일본을 다 접촉했는데 이병철 회장은 애초에 미국은 어렵다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결국 미국은 결렬되고 일본에서 기술을 배우는 것으로 진행되었는데 일본을 선택한 이건희의 입지가 여기서 크게 다져졌다. 기업경영은 이런 것이다. 이것이 바로 경영자의 감이다. 철강을 수출하더라도 미래를 내다보고 접촉해야 한다. 신기술 소재로 각광을 받으려면 유럽 프리미엄 메이커를 공략했어야 했다. 자칫 싸구려 강판으로 오인되면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소용없다.


 현재 유럽 고급차에는 알루미늄이 각광을 받고 있고 조금 더 고급차에는 탄소섬유(카본) 도입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천편일률적으로 기가 스틸을 찬양하고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예전에 생각지 못했던 부품들도 이제 탄소섬유가 대신하고 있다. 차량에서는 승객석을 튜브 모양으로 떠서 안전을 보장하는 카본 튜브 기술이 나왔고 앞뒤로 동력을 전달하는 드라이브 샤프트까지 카본을 사용하고 있다.


 기술 만능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익사한 기업이 적지 않다. 포스코가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공격적이고 면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포스코도 쇠만 고집할 게 아니라 소재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배터리용 리튬도 생산하고 있다는데 금속 화학에는 노하우가 있으므로 전반적인 소재 기업으로 거듭나면 어떨까 싶다. 알루미늄, 카본 등 특허에 문제만 없다면 많이 쓰이는 소재를 위주로 영역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기업 마인드가 아직도 남아서 그렇다고 보이는데 현실에 안주하는 국내 위주의 경영도 버려야 한다. 자동차 사례도 그렇고 사업다각화에 국내외를 가려서는 안 된다. 오너가 없다 보니 마치 공기업처럼 무사안일 분위기가 생기기 쉬운데 포스코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


 자금력은 충분하므로 지식재산권을 활용할 수 있는 소재 기업 위주로 인수합병을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섬유, 금속, 화학 분야에서 사업 확대를 추진해볼 만하다.

포스코건설 본사

건설분야에서는 포스코 건설이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포스코도 계열사 간 시너지는 크지 않은 편인데 소재 기업이라는 특징을 생각해보면 전방산업을 계열사로 둬서 수직계열화를 통해 시너지를 키울 필요가 있다. 포스코가 생산한 철을 쓸 수 있는 기업이 필요하다. 


 건설이 거기에 해당하는데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나는 포스코가 자동차 회사를 가진다고 해도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국내 최대 수요인 현대차는 현대제철이 수요를 감당하므로 눈치 볼 이유도 없다. 앞으로 전기차가 활성화되면 자동차 시장의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합작도 괜찮으니 자동차 회사를 인수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 아니면 풍부한 자금력을 통해 지분참여만 해도 좋다.


 현대차와 경쟁구도가 되는 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전기차에서는 기득권은 의미 없다. 테슬라는 그런 것 없이도 뛰어들었다. 오너가 없기 때문에 이런 큰 결정을 할 경영자가 없다는 것이 포스코의 약점이다. 철을 가장 많이 쓰는 업종이 자동차, 조선인데 둘 다 한국이 강국이라 검토가 필요하다. 조선도 요즘 업황이 안 좋아  말이 많지만 산업이란 다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다. 


 포스코는 전방산업 확보가 핵심이다. 자동차, 조선 외에 철을 많이 쓰는 업종이 방위산업인데 포스코는 방위산업 진출을 검토해볼 만하다. 기존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미사일, 전투기, 전함, 총 모두 철을 사용하므로 계열사 간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다. 


 건설과 연계해서 호텔, 빌딩 임대 사업을 한번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있다. 건설이라는 것도 아파트만 지어서는 수익에 한계가 있는데 이것을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이 임대용 빌딩이다. GS가 파르나스 빌딩을 지어 쏠쏠한 수익을 얻고 있어서 참고해볼 만하다. 포스코는 철강, 건설을 다 가지고 있으므로 건물을 짓기만 하면 수익성은 좋게 가져갈 수 있다. 오피스 빌딩을 짓거나 호텔 등을 지어 정기적인 현금수익을 기대하는 것이다.  

 포스코는 잘 나갈 때 10년 뒤를 준비해야 한다. 중국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 포스코의 호성적은 언제든지 실적 악화로 바뀔 수 있다. 그럴 때도 수익을 내려면 리스크를 분산해야 하고 효율성을 올려야 한다. 원료만 생산할 게 아니라 그 원료로 완제품도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곳은 무역업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 철광석을 수입하는 포스코로서는 무역업을 담당할 계열사가 필수다. 그런데 단순히 그룹사 물량을 처리하는 하청 수준에서 벗어나 자체적인 무역업 사업을 할 필요가 있다. 


 조금 아쉬운 것은 포스코가 적극적인 해외사업을 펼치는 것은 아니라 포스코 대우의 역할이 제한적이란 것이다. 예전 대우 시절처럼 그룹 사활을 걸고 해외진출을 하던 시절이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써는 그런 역할이 별로 없다. 그룹사의 모든 물품을 수출하고 수입하는 상황이 돼야 ‘상사’의 기능이 십분 활용될 수 있다.


 김우중 회장처럼 해외에서 살다시피 해외진출을 추진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보니 포스코 그룹 내에서도 역할이 제한적이라고 보인다. 그래서 자동차나 방위산업 등 전방산업 계열사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이것이 필수이다. 


 이렇게 되면 포스코 대우도 할 일이 더 많아질 것이다. 이것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사업방식이다. 포스코는 앞으로 대형 장치, 구조물 사업에 진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방산사업과 연계하여 우주로켓, 비행기 등 사업에 투자하면 어떨까 한다. 테슬라는 자동차에서 번 돈을 스페이스 X라는 꿈같은 사업에 쏟아붓고 있다. 


 몽상가, 사기꾼이란 소리를 들으면서도 테슬라는 고집스럽게 신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신규사업들이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사업이라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포스코에 그 정도의 혁신성을 기대하기는 힘들겠지만 국가 기간산업의 위상도 있고 하니 우주로켓 사업, 비행기 사업을 추진하면 좋을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KAI의 민영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포스코가 적합한 인수자이다.


 단기 상품을 많이 파는 회사와 장기 프로젝트를 하는 회사의 노하우는 다르다. 긴 호흡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통해 기술과 혁신 그리고 미래 먹거리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사업이 바로 우주, 비행기 사업이다. 국가에서 지원을 많이 받는 사업이므로 시장 변화의 위험은 낮은 편이다. 다만 가시적 성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포스코처럼 단단한 사업기반을 가진 회사가 하는 것이 적합하다.


 마지막으로 에너지 부문을 봐야 되는데 에너지라는 것이 플랜트 건설, 장기 프로젝트 등 포스코가 잘하는 일들이라 잘 맞는 분야다. 건설과의 시너지도 있다. 화학분야도 연계되는데 에너지 화학은 다른 기업에서 같이 묶어서 하는 경우가 많다. 화학 하는 기업에 에너지가 대부분 포함된다.


 화석연료를 얼마나 사용할지 현재로는 알 수 없지만 생활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포스코는 이런 변화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에너지 변화는 반드시 기반시설 변화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전기차가 대중화될 경우 변전소, 전기충전소 등이 단기간에 많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수요를 다 수용해야 한다. 수소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인천 LNG 복합발전소(출처 : 포스코 에너지 홈페이지)

 석유화학이 아닌 에너지 화학에 관해 전문성을 키워 향후 자동차 시장의 변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진출할 수 있는 사업이므로 국내 변화가 느릴 경우 해외 자동차 회사와 손잡고 해외에서 먼저 시작해도 괜찮다. 현재 독일에서는 이런 작업이 활발한데 아무래도 자동차 선진국이다 보니 투자가 활발하다. 


 포스코는 이런 기회에 참여하여 기술도 습득하고 테스트베드도 확보하여 다음 50년을 먹여 살릴 사업을 확보해야 한다. 당장 실적에 목매는 회사는 이런 일을 할 수 없다. 포스코니까 가능한 일이다. 에너지 부문이 커서 철강에 이어 양대 사업으로 성장해준다면 포스코는 그야말로 든든한 원투펀치가 생기는 셈이다.


 포스코에 대한 분석을 통해 제철소만 알고 있던 사람들은 의외로 포스코가 많은 사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포스코는 각종 교육재단도 운영하고 있다. 포항공대가 포스코에서 지원했다는 사실은 포스코가 지원하면 확실히 다르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후발 학교가 단기간에 명문으로 성장한 케이스이다. 포스코는 민영화된 이상 계속 B2B 사업만 해서는 곤란하다.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사업을 가지고 그 사업들이 철과 화학을 사용하게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원료만 생산해서 파는 상황인데 얼마든지 경쟁에 희생될 수 있다. 중국 업체가 저가로 시장을 황폐하게 만들 가능성은 충분하다. 우리가 일본을 제치듯이 중국이 우리를 제칠 수 있다. 이점을 명심하고 포스코는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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