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응?"
"형 얼굴요"
"아, 내 얼굴 안 좋지?"
"일이 많아요?"
"응, 엄청"
"스트레스도 그만큼이겠네요
아니 더 하려나"
"ㅎㅎ"
두 사람은 떡볶이를 먹는
다른 사람들을 힐긋거린다.
순대와 튀김, 떡꼬치도.
얼마 전 티모시 샬라메가 다녀갔다는
삼청동 떡볶이집에서.
빨간색과 흰색, 검은색과 투명색,
노란색과 형형 색색 또 빨간색과 흰색으로
덮인 접시들이 두 사람의 테이블에 놓였다.
젓가락과 숟가락이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이런 음식은 적당히 빠른 속도로
찰지게 먹는 게 맛있다.
"말 편하게 하는 건 생각해 봤어?"
"ㅎㅎ, 당장 놓으면 좋겠어요?"
"불편하면 무리하지 않아도 돼"
오징어 튀김에 떡볶이 양념을
살짝 발라 해맑게 오물거리는
29를 보며 그도 미소를 긋는다.
둘은 DM으로 다음에 만나면
같이 말을 놓자고 협의했지만,
실은 그를 배려한 29의
친절한 호응이었을지 모른다고 추측했다.
그는 혼자 말을 놓고 싶지 않았다.
욕심이라는 걸 알지만
상대가 불편하더라도
함께 단계를 맞춰 나가고 싶었다.
29가 말을 놓는다면
자신에게 어떤 식으로 말할까?
어떤 다정함일까?
어떤 건방짐일까?
29가 자신을 보며 반말하는 모습이
머릿속을 지배한다.
처음 봤을 때 감지한
29의 야릇한 그을림이
눈빛과 표정과 입에서
어떤 리듬으로
배어 나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