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한 대답

by jamie

그는 29를 만나는 것이 두려웠다.

만나고 나면 투명인간 취급당할까 싶어서.

온라인에서조차 완전히 차단되는 존재로.


어쩌면 감당할 수도 있을 거라 여겼다.

미안하다는 말로 솔직하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한다면.


그는

'대답하지 않는 것이 대답'이라는

태도를 당연한 것처럼 말하는 이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거절이라는 명확한 표현이 침묵이라는 잔혹한,

감지할 수 없는 숨 막힘으로 대체되는 것을 못 견뎠다.


29를 만나기 전

그가 바란 것은 단 하나.

만나고 나서

29가 침묵하지 않는 것뿐이었다.


29는 묵언 대신

일상의 언어를 들려주었다.


"잘 들어갔어요?"


곧은 빛줄기 같은 상냥함으로.

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