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는 두 가지의 좋아하는 색을 고르라고
캐리커쳐 선생님께서 내미신 여러 개의 형광펜에서
첫 번째로 민트색을 쉽게 뽑았지만
다음 한 가지는 고민에 빠졌다.
아니.. 이게 뭐 그리 중요한 거라고
2천원짜리 이미지 카드 하나 그려 받는 걸
어렵게 고민하나 싶어
난 자꾸 아무거나 골라도 다 예쁜 색깔이니
고민하지 말라고 재촉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결정 장애로 판단할 정도로
안젤라는 본인의 결정에
평소에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
신중하게 선택을 하고
상대방이 망설이는 선택엔 쉽게 결정을 내려 준다.
어떠한 결정을 내리든 결과는 내가 받아들이는 것이다.
뭐가 옳고 나쁜 건지는 가보지 않는 한 아무도 모른다.
회색빛 자갈밭을 힘들게 걷다 보면
무채색이 주는 무거운 느낌 때문에
체력이 쉽게 떨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중간에 포기해 버리면
뿌연 안개 사이에 감춰져 있던 무지개는 결코
볼 수 없을 것이고
형형색색 화려한 꽃 축제만 찾아다니다 보면
수많은 인파들 사이를 뚫고 인생 샷을 남기며
마냥 눈이 즐겁고 마음이 평화롭겠지만
축제 끝 집으로 향하는 길은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편하고자 자가용을 이용해도
불편하긴 매한가지 일터이다.
힘든 길 끝에 내가 겨우 무지개나 보려고 걸어왔나 하는 후회도
수많은 인파와 교통의 불편함이 존재해도
화려한 꽃들과 함께 했던 시간만으로도
행복이었다고 받아들이는 것도 온전히 내 몫이다.
피아니스트
승무원
초등학교 선생님
소아과 의사
지금은 돈 많은 백수가 되어 봉사하며 살고 싶다는 큰 아이.
대신 경제적 문제는 본인이 해결했으면 좋겠구나.^^
안젤라야
너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네가 원하는 색은 모두가 가치가 있는 예쁜 색깔이다.
엄마는 너를 무한히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