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이가 아는 형과 보드게임을 하다 갖고 있는 카드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뺨을 맞았다고 한다.
우리 부부는 그 아이의 부모와도 친분이 있는 터라
난 그냥 남자아이들이 놀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하며
애써 속상함을 억누르려 했다.
하지만 작은 아이와 남편의 생각은 달랐다.
"엄마가 이번에도 참고 넘어갈까 아니면
형아 엄마에게 전화해서 너의 이런 속상함을
얘기해주면 좋을까?" 하는 물음에
아이는 바로 전화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한다.
가끔 그 아이가
아이들을 툭툭 치는 것을 난 장난이라고 받아들였던지라
이번에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아이의 형을 통해 전해 들은 바로는
장난의 수준을 넘어 강도의 세기가 엄청났던 거다.
남편과 충분히 상의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남편은 어느새 이성에서 감정으로 치닫고
그 아이의 아빠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렇게 난 그 아이의 엄마에게 정말 미안하다는 사과를 받았고
아이가 그럴 애가 아닌데 오늘 친구한테 화가 난 일이 있었는데
그 화풀이를 작은 아이에게 했나 보다고..
차라리 그 얘기는 하지 말지.
화풀이의 대상이 나의 아이이었다는 게 더 화가 났지만
나도 아들을 키우면서 훗날 일어 나선 안될 일을 겪을지 모를 엄마이기에
애써 괜찮다며 이해한다고 전화를 끊었다.
배려심이 많은 아이
예의 바른 아이
친구들의 장점만 이야기해 주는 아이
항상 웃고 있어서 뭘 해도 밉지 않은 아이라고
학교 선생님들은 평하시곤 했다.
유독 소심하고 겁이 많은 데다 싸움 놀이보다는
재밌게 놀아 주는 사촌 형과 티격태격하면서도 잘 따르는 사촌 동생과
집에 가끔 오는 누나 친구들과 어울려 놀 기회가 더 많아서인지
거친 말투와 행동을 하는 남자아이들보다
활발하고 재미있는 여자 친구들이 더 많은 작은 아이가 이번에 받았을 상처에
남편은 같은 동성으로서 그 아픔을 같이 느끼고 더 화를 내고 있는 듯하다.
항상 세 번까지는 참으라고 가르쳐 왔는데
이번엔 나도 마음이 참 많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