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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유라 [무해의 방]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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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의 일상 그리고 책
Mar 19. 2020
무해의 어머니는 늘 먹고사는 게 바로 '존엄'
이라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자유와 먹을 것
을 얻었다고 그것이 곧 인간적인 삶은 아니
었다. 인간적인 삶은 무엇이고 그것은 왜 인
간의 의지대로 안 되는 것일까. 하고 그녀는
자주 생각에 잠겼다.
-본문 중에서
탈북자였던 무해는 세상에 태어나 가장 두려
웠거나 슬펐던 일은 그의 가족들이 애지중지
키우던 개가 죽었을 때라고 말하는 남편과 시
어머니의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외아들이 소
설을 쓰겠다고 선언했던 순간이라고 말을 듣
고는 겨우?라고 어이가 없음을 표현했지만 그
건 아무 걱정 없이 살아온 남편의 삶에 대한
부러움과 치열하게 살아온 탈북자 자신에게서
한 인간으로서의 안전한 삶을 누리고 싶었던
여자였음을 알게 되었고 그에 따른 인간이 인
간에게 주는 처절한 아픔에 상실감을 이야기
하고자 했던 건 아닐까 싶다.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인 권리라 일
컫는 인권은 과연 모두에게 적용되고 있는지는
살펴봐야 한다. 내 나라에 대한 민족 감정은 사
랑이던 비판이던 누구에게나 함께 공존해 있을
것이다.허나 그 감정의 기복은 내가 처한 상황과
맞물려 가끔은 너무 절망스럽거나 처절하게 표
현이 되어 나타난다. 개인이 나라에 대해 싸움을
걸어도 이길 수 없음을 허나 돈이면 다 되는 세
상이라는 걸 북에 살았던 무해가 이야기하는 게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과도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걸 느끼면서 말이다.
나의 외갓집 시골 마당엔 깊은 우물 하나가
있었다. 그 시커먼 우물 안에 어떠한 생명체가
살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호기심에서 비롯되어
허리가 반이나 꺾인 채로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
노라면 어느새 무언가가 튀어 올라 나를 집어삼
킬 것 같은 공포심이 몰려 오기도 했다. 그럼에
도 위험을 무릅쓰고 버티고 있는 내게 외할머니
는 화를 내시기보다는 행여나 내가 빠질세라
허리춤을 부여잡고 계셔 주셨다.
그런 게 아닐까 싶다.
혼자라면 하지 못할 일들을 함께라면 얼마든지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있는
우리 국민들처럼,
그리고 그 어린 날의 한 일화처럼 무해에게 들려
주고는 그녀를 꼭 안아 주며 말해 주고 싶다.
내가 함께 해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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