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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은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를 읽고

누구나 치열한 삶을 살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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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을 보는 것만으로 괜스레 마음이 울컥하는 이 시기가 되고 나서야 깨닫는다. 인생에 그다지 무서울 것이 없는 내가 되고 나니, 이제는 오직 시간만이 무섭도록 빨리 흐른다는 걸.

오늘의 나를 어떻게 대접하는가의 문제가,

내일의 내 시간을, 내 삶을 만든다는 것을.

그래, 너무 오랫동안 내 안의 소리를 듣지 않고 살았구나. 인생이 처음이라는 이유로 소중한 것들에 눈을 감고 그저 앞으로만 뛰었구나.


-본문 중에서






삶의 주인은 타인에 맞춰지는 내가 아닌 온전히 나란 존재로 살기 위함이라고 외치는 그녀의 솔직함이 책에서도 그대로 묻어 나있다.

늘 자신감 넘치는 그녀가 좋았다.

자신의 의견을 소신껏 똑 부러지게 이야기할 줄 알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그녀가 멋있어 보였다. 때론 연애 테크닉을 이야기할 땐 나름의 편견도 있었지만 이것 또한 그녀의 목소리를 지지하는 나의 관심이라 생각하며 익숙해지려 했다. 그렇게 부의 명예만 누리며 살아왔을 것 같은 그녀도 현실과 무관하게 녹록지 않았던 첫 사회생활과 유년시절 가정 내의 불편함 속에서 상처 받은 불행을 이겨내고자 스스로를 다독이는 해답을 찾는 힘겨운 싸움을 혼자서 견뎌내야 했던 삶을 살아왔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그녀를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오게 생겼다며 조금은 냉소적이게 보인다는 견해를 보이기도 했지만

그건 자신을 과대 포장하거나 위선을 보이지 않기 위한 철저하게 관리된 그녀의 진짜 모습에서 기인된 이견이었으리라 짐작해 본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하루에도 수백 번의 감정이 교차되어 마음이 종잡을 수 없는 기복을 타며 오르내리는 날들의 연속이지만 어둠을 용인하지 않으면 밝음도 용인되지 않는다는 것처럼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수용하며 살도록 노력 중이다.

새삼 나이가 든 아이들의 모습을 생각한다면 지금 이렇게 지지고 볶는 순간도 그리움으로 남아 눈물 한 방울 떨굴지도 모를 테니 말이다.


그녀는 아침저녁 그리고 마음에 번잡함이 일어날 때마다 명상을 한다고 했다.

나도 시도해볼까?

스르륵 잠이 들더라도 깨어나면 잠시라도 느꼈을 달콤한 꿀잠이 이 시간 이후를 평안으로 만들어 줄 수도 있을 테니. 후회 없는 삶을 살겠노라고 내 몸 안에 남아 있는 모든 에너지를 다 끌어다 쓰다 종내에서는 지쳐서 병원 생활하느니 평범함이 주는 감사함으로 살다 노멀 하게 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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