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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말고 나로 살아보자

그래도 엄마라는 이름은 잊지 말기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시작했다가 지인의 소개로 스터디 카페에서 원어민 선생님의 수업까지 참여하게 되었다. 첫 수업 시간 선생님의 말씀을 하나라도 더 알아듣기 위해 집중하면 할수록 마음은 조급해졌다. 언제 '스텔라~'하며 질문이 들어올까 봐 계속 프린터물만 뚫어져라 쳐다봤고 다 같이 질문을 주고받을 땐 몇 개의 아는 단어로 대답을 하며 넘어갔지만 선생님의 말씀이 길어질 때면 옆자리의 언니에게 물어가봐며 두 시간을 채웠다. tv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볼 때 외국인 한 분을 초대해두고 대화를 하는데 통역자는 웃고 있지만 무슨 말인지 모르는 한 예능인은 눈치껏 따라 웃던 상황. 나에게도 다가왔다. 웃픈 현실. 우리 아들이 줄임말은 쓰지 말라고 했는데 적절한 시기에 딱 사용되는 말인 만큼 오늘만큼은 써야겠다. 나보다 어린 이는 한 명뿐이고 나 이외 네 분은 모두 나이가 있으신 데다 2,3년 차라 시며 회화 실력이 다들 수준급이시더라. 프린터물을 받아 들고 집에 와서 계속 씨름 중이다. 기초부터 다시 시작하려 하니 스트뤠스로 인해 머리가 아파온다. '내가 뭐할라꼬 이것을 시작했을까'부터 '이제 한 번 나갔는데 그냥 아이들 집에서 봐줘야 한다며 못하겠다고 얘기할까?' 했다가 머릿속이 복잡했다. 몇 개의 단어 좀 안다고 엄마 학교 다닐 때 영어공부 좀 했다고 아이들에게 호기롭게 자랑했는데 첫 수업 이후 좌절감을 맛보았다고 아이들에게 수업 중 있었던 일화를 얘기하니 웃음거리가 되었다. 용기는 주지 못할망정 그냥 포기하란다. 쳇~더 오기가 생겼다. 영문법 책과 노트북을 눈에 띄는 곳에 두고 있으니 안 하려야 안 할 수 없고 또 같이 수업 듣는 언니들의 능숙한 대화에 나도 용기를 내본다.


혹여라도 늦은 나이에 일할 곳이 마트밖에 없지 않도록 하기 위한 나를 위한 커리어 쌓기다.

시작했으니 멈추고 싶지 않다.

아이들에게 포기하는 모습도 보이고 싶지 않다. 서두르지 말고 못해도 하나하나 배워가며 공부하련다. 스터디 모임 언니들은 3년 차이다. 똑같이 못 한다고 기죽지 말자. 스트레스받지 말자.

해외여행 가서 단어 말고 회화로 얘기할 내 멋진 실력을 상상해내면서. 스텔라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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