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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보내온 기프티콘이

미세한 감동도 설렘도 없다







기존에 카톡 프로필에는 전화와 메시지를 받지 않는다는 뜻으로 알림을 꺼두었다는 이모티콘을 설정해두었다. 그렇게 1년 여가 지난 최근 프로필 상태는 '상처 받아도 괜찮아지는 연습 중'이라고 쓰여 있고 바꾼 지 몇 시간 만에 친구에게서 문자가 왔다.


"00아 무슨 일 있어?"


대답을 할까 말까 망설여졌다.

지난날 그녀의 변덕스러운 말투로 인해 상처 받았다가 나았다가를 반복하다 연락을 끊어버린 친구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어차피 대화창을 열어놓은 건 앞으로 소통하며 이제는 누구에게라도 상처 받더라도 괜찮아질 거라는 다짐을 했기에 대답했다.


"별일 없어"


그러곤 코로나로 인해 아이와 함께 집에서 어떻게 지내냐는 안부를 주고받고는 딱히 할 말이 없어졌고 난 아이의 커트를 빌미로 외출해야 한다고 말을 해놓고는 서둘러 대화창에서 나왔다.

조금 있으니 메시지 도착 알림이 다시 울린다.

그녀가 보내온 기프티콘이었다.

아이들과 집에 있느라 모두가 힘내라는 메시지와 함께.


미세한 감동도 설렘도 없다.

부담만 가득 안고 나도 쿠폰을 뭐라도 보내야 하나 하는 마음과 함께 나라고 누구한테 상처 준 적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며 손을 내밀어 준 친구에게 굳이 딱딱하게 굴었을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한 책에서 이런 문구를 발견했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당장 해답을 구하려 들지 말고 몸으로 살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당장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어느 날 나도 모르게 자신이 해답 속에 들어와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고 하니 너무 이것저것 따져가며 고민하지 말고 오늘도 내 솔직한 감정에 따르며 잘 살아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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