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내가 의지할 곳은 오직 흔들리지 않는 나뿐이다

조윤재 [다산의 마지막 습관]을 읽고






임금을 섬길 때에는 임금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 되어야지, 임금의 총애를 받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또 임금의 신뢰를 받는 사람이 되어야지 임금을 기쁘게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본문 중에서



다산이 평생 하던 공부를 비우고 다시 시작하고자 읽은 [소학] 책의 내용 중 57가지를 발췌해 현재에 맞춰 쓰였다. 다산의 마지막 습관은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것으로 책을 쓰게 된 요인을 말하는 저자는 다산은 마흔이 될 때까지 누구나 부러워할 인생을 살았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탁월한 문재로 천재 소리를 들었고, 성균관에 들어가서도 뛰어난 재주로 정조의 눈에 들었으며 이후 과거에 급제하면서 일찌감치 관직의 길로 나섰다. 이후 마흔이 채 못 된 나이에 형조 참 의의 자리에 오르며 정점을 찍는 듯했지만 다산은 화려했던 이 시기를 가리켜 '나'를 잃어버린 시간이었다고 추억했다.

젊은 나이에 정조의 총애를 받으며 사람들의 시기를 받고 당쟁에 휘말려 죽을 위험에 처하기도 했으며, 목숨을 건졌지만 긴 유배 생활을 했다. 비록 의로움을 좇았고,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지만 자신을 지키지 못했던 회한이 밀려오는 나날이었다고 전해진다.

다산은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몸을 바로잡았고 책상에 앉아 글을 씀으로써 마음을 다스리는 데 그치지 않고 고난을 기회로 삼았다. 자신이 해야 할 일, 이루고자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면 스스로 무너지는 일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현대에 걸맞은 에세이도 좋지만 예부터 쓰였던 언행과 품행을 접목시켜 스스로에 대한 성찰을 되돌아보게 된다. 맛있는 음식은 천천히 먹게 되듯 다산의 가르침도 곱씹으며 그 깊이를 음미해 보자.



올바른 배움의 자세는 바른 마음과 함께 겉모습의 경건함을 함께 지녀야 하는 것이다.
마음이 바로 서야 뜻이 허망한 곳으로 흐르지 않고, 겉모습이 빈틈이 없어야 올바른 배움을 얻을 수 있다.
진실한 친구를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좋은 친구를 고르기에 앞서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이 좋은 덕을 갖춘 사람이 되는 것이다.
덕불고 필유린. 德不孤 必有隣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으니 반드시 좋은 이웃이 찾아온다.



매일 새벽마다 마당을 쓸며 나를 찾았다는 다산과

오프라 윈프리, 미셸 오바마 모두 아침 시간을 활용한 루틴을 습관화 하면서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에 다짐을 했을지도 모른다. 매일 아침 새벽바람을 맞는 습관부터 시작해 보자.

현시대에서 배우는 깨달음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고전기에 행했던 지혜로움이 바탕이 되어 오늘에까지 이르렀음을 알기에 더 어긋나는 법이 없을 것이다.


하룻밤만 지나면 없어질 근심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고 마음을 병들게 하는 걸 맹자는 하루아침에 사라질 근심(일조지환)이라고 했다. 쓸데없는 근심에서 벗어나는 좋은 방법으로 중요한 일, 시급한 일에 집중하라 한다.

맞다. 아무것도 하려 들지 않으면서 내 삶은 왜 이렇게 무료하게 흘러가느냐며 한탄할 게 아니라 내가 바쁘게 아니 꼭 무어라도 집중하던 시간에 난 그 누구도 책망하지 않고 결과물에 감사함이 행복으로 샘솟았다는 걸 지나고서야 알았다.


쉽게 읽히지 않아 책을 펴 들고 멈추기를 반복해서야 끝이 났다.

오늘날에 맞게 풀어 해석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전은 어렵지만 그럼에도 삶의 성찰을 깨우기에 이만한 것은 또 없다 느낀다. 내 속도에 맞춰 천천히 걸어보려 했다.

무조건 내 기억에 담고 보기보다는 스치듯 읽어 내려갔고 또 읽어 보자 다짐했다.




내가 의지할 곳은 오직 흔들리지 않는 나뿐이다.

바탕이 단단한 사람은 어떤 곳에 가서도 결국은 해낸다.

다산이 그랬던 것처럼.

생각은 붙잡을수록 멀어진다.

그래서 생각하기 위해 생각을 비워야 할 때도 있다.

먼저 존중하면 반드시 존경으로 돌아온다.


-본문 중에서


작가의 이전글 불면증이라고 스트레스받지 말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