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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o Jan 28. 2020

[충북의 로컬 크리에이터] #6. 새로운 문화를 열다

홀리데이 / 이지민 대표

  성공한 소도시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맥주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청주에는 지역 최초의 크래프트 비어를 생산하는 홀리데이가 있다. 청주 하면 떠오르는 기존의 이미지들을 뒤엎고 독특한 도시, 여유와 재미가 넘치는 도시를 만들고 싶었다는 홀리데이는 여러 번의 시음회와 수정 작업을 거치며 로컬 맥주를 완성했다. 맥주 안에 지역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보여주고 있다.  



홀리데이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려요.

  로컬 맥주를 만들고 있는 홀리데이입니다. 먼저 홀리데이라는 이름을 지은 이야기부터 알려드릴게요. 저희 팀원 중 한 명이 유럽을 여행하면서 그들의 펍 문화에 영감을 받았어요. 우리나라에서 술은 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되는 반면, 유럽에서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며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맥주를 마시면서 하루를 마무리하고 휴식을 취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기 위해 홀리데이가 탄생했어요. 

  함께 하는 친구들과 함께 크래프트 비어를 공부하면서 그 문화가 굉장히 매력적이었어요. 그래서 청주라는 지역에서 맥주가 가지고 있는 느낌을 살려보자, 그리고 그것을 통해 재미있는 활동을 많이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크래프트 비어의 문화가 매력적이라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문화인지 알려주세요.

  크래프트 비어 문화라는 것은 사실 힙합과 비슷해요. 독창적이고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잘 녹여내거든요. 예를 들어, 청년들도 각자의 생각이 있고 특징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것을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크래프트 비어의 다양한 맛에 지역 청년들의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입히는 거죠.





홀리데이의 십선비ESB가 나왔어요

십선비ESB의 뜻은 무엇인가요?

  먼저 십선비와 ESB를 따로 설명을 드릴게요. 

  십선비는 발음을 굉장히 조심하게 되는 맥주죠. 많은 분들이 욕이라고 오해하시는데, 그런 의미는 전혀 아니에요. 십선비가 제작되기까지 총 열 명의 청주 사람이 참여했어요. 보통 청주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선비이고, 열 명의 선비들이 만든 맥주라는 뜻에서 십선비가 된 거예요. 

  ESB라는 말은 맥주 스타일 중 하나인데, Extra Special Bitter(엑스트라 스페셜 비터)라고 조금 더 강한 쓴맛이라는 뜻이에요. 그런데 저희가 처음 만들었을 때,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는 거북스러울 것 같아서 1년 동안 수정을 반복했어요. 쓴맛을 줄이면서 ESB가 가진 특유의 향과 맛을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십선비ESB가 제조되고 판매되는 일련의 과정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청주에 어떻게 하면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그러면 흔하지 않은 스타일로 한번 만들어 보자고 해서 맥주 스타일을 ESB로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양조하는 과정은 3~4회 레시피를 수정하면서 일 년 반 동안 시음회를 9회 열었어요. 계속 피드백을 받고 수정을 거쳐서 이렇게 나오게 되었어요.


맥주를 제조하는 청년 사업가로서의 어려운 점도 있었을 것 같아요.

  대학생일 때는 맥주가 그냥 좋아서 그리고 크래프트 비어 문화 자체가 좋아서 시작을 했는데, 이제 사업이 되니까 법도 알아야 하고, 돈도 투자되는 상황을 겪으며 아직 경험하지 못한 많은 것들을 마주해야 했어요. 그래서 저희가 처음에 시행착오를 굉장히 많이 거쳤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로컬 맥주라는 저희의 타이틀을 보고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이렇게 주변의 도움으로 사업하면서 어려웠던 점을 많이 극복했어요.


다른 지역의 로컬 맥주와 비교했을 때

청주 로컬 맥주홀리데이 맥주의 특색은 무엇일까요?

  ESB스타일은 서울에서도 쉽게 마실 수 없는 스타일이고 영국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여러 번 수정을 했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홀리데이에 와야 맛볼 수 있는 맥주이고 네이밍이 파격적이라는 점이 특징이죠. 

  원래 크래프트 비어 문화에서는 파격적인 이름이나 형태를 핵심적이에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지역의 색을 띠긴 하지만 단순히 지역의 이름만 붙인 맥주를 만든다는 점이 아쉬웠어요. 그래서 저희는 지역의 색깔도 넣으면서 크래프트 비어의 문화도 살리는 이름으로 짓게 되었어요. 저희의 모토는 재미와 지역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런 방향으로 네이밍을 할 거 같아요.





최근 홀리데이가 청주 시내의 청소년 광장 근처에 오픈을 했어요

지금 이 장소를 선택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 얘기해주세요

  술을 판매하는 일은 법적으로 매우 복잡해요. 술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때마침 지인의 어머니가 운영하시는 이 공간이 일반음식점이었어요. 그래서 낮에는 카페로 운영되고 밤에는 홀리데이의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청년들이 이용해보겠다고 하니까 많이 도와주세요. 또, 이 공간이 매우 매력적이에요. 이곳이 마을 사랑방같은 느낌이거든요. 주변의 동네 사람들이 문득문득 들려주시는 공간이에요.



충북 로컬 크리에이터로서 홀리데이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올해는 홀리데이가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남은 기간에는 십선비ESB를 알리는 데 집중할 생각이에요. 2020년에는 저희가 양조장을 세울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맥주의 라인업을 늘리기 위해서는 생산시설이 있어야 되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에는 양조장을 만드는 데 많은 힘을 쏟을 것 같아요. 그리고 맥주를 중심으로 문화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역의 다양한 로컬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충북 청주시 상당구 교서로32번길 27

ljm9861@naver.com

인스타그램 @ljm_holiday  @holiday_beer

페이스북     @CJBeerholi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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