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즐거움

by 김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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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휴양을 즐기고, 누구는 여행 가서도 뽈뽈거리며 공부를 한다.

독자는 어떤 여행 스타일을 즐기는가?


여행에서 돌아온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일상으로 완전히 복귀하지 못한 날의 기록이다.

결혼 10주년을 기념하며, 오늘이 그날이다, 신혼여행지였던 괌에 다녀왔다.

좋은 추억이 가득했던 그곳은 여전히 멋진 하늘과 구름과 바다를 자랑했다. 높은 환율 덕분에 지갑을 여는 게 부담스러웠고, 숙소는 낡았지만 더운 지방 특유의 여유로움은 부럽기도 했다. 십 년 전에는 일본인 관광객 비율이 훨씬 높았지만, 지금은 '구암리'라고 불릴 정도로 한국인 관광객이 꽤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심지어 식당, 주유소에서도 통신사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마트나 호텔에서 어떻게 할지 몰라 당황스럽다면, '저기요~'하고 말을 꺼내보라. 누군가 한국말로 대답해 준다.


약 일주일의 여행 전후로 일이 쌓여 있었지만, 여행지에서는 다 잊자고 생각했다.

어린애처럼 바다에서 물고기와의 놀이에 황홀했고, 갑자기 내리는 비를 맞으면서 첨벙거렸다. 고칼로리 피자와 햄버거를 먹으며 '몸무게가 몇 킬로 찔까?' 잠시 생각했고, 같은 동남아라도 하와이안 무늬가 가득한 쇼핑몰 구경을 즐겼다. 하지만, 두 번째 괌 여행인데도 새롭지 않은 것이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역시 우리 부부는 관광지에서도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이번 여행에서는 이걸 새로 알게 되어 보람차다'라고 느껴져야 뿌듯한 사람들인 것 같다.


사실 이번 여행지는 이미 가 본 곳이라 도서관에서 책을 한 권 빌렸을 뿐 특별한 준비를 하지 않았다. 도로도, 규칙도 바뀌지 운전도 쉬웠다. 훨씬 여유롭고 다들 양보하는 분위기라 한국에서보다 운전이 훨씬 수월하다. 매일 특별한 스케줄 없이 '오전엔 물놀이, 오후엔 휴식이나 쇼핑' 정도로 단순하게 일정을 짜서 뭘 하든 한가로웠고, 평소 너무나 부러워하던 한량처럼 놀고먹는 스타일의 여행이었지만 남는 게 없어 아쉬웠다. 평소에는 여행 다녀온 후에도 포스팅할 게 보따리 가득이었지만, 이번엔 '아, 뭐라도 써야 하는데...' 이런 기분.


흔히들 무릎에 힘 있을 때 여행 다니라고 한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 느낀 것은 '배움여행'이라고 하는 것이 나에게는 더 잘 맞는 스타일이라는 것이었다. 일례로 작년의 서산, 부여, 공주와 올해 경주 여행은 몇 번을 다시해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아무래도 휴양을 위한 여행은 십 년쯤 더 미뤄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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