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덕질 종목은 무엇인가요?

by 김양현

회사가 전부라서 회사에서 스트레스받던 20대 시절. 취미 생활을 위한 비용을 벌기 위해 회사에 다닌다던 직원은 무척이나 행복해 보였다. 나이가 든 지금은, 많은 사람이 회사가 목적이 아니라, 생계를 위해, 카드값을 위해, 보람을 위해, (정신) 건강을 위해 회사에 다닌다는 것을 안다.


업무, 사람 스트레스로 회사를 그만두고,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도망갈만한 구멍 하나는 만들어둬야 한다는 것.

그게 춤이든, 미술이든, 음악이든.... 내가 직접 하지 않고 관찰자나 관객이 되어도 상관없고 말이다.


살면서 한 가지쯤 몰입할 수 있는 '꺼리'가 있다는 것은 참 중요하다. 그러니까 '좋아하는 마음이 우릴 구할 거야: 그것이 덕질의 즐거움(정지혜 지음)'이라는 책도 나왔겠지. 물론 그 덕질이 경제적 파탄을 일으킬 정도라면 다시 생각해 봐야겠지만.


나는 뮤지컬을 좋아한다.

고등학생 때 공연을 좋아하던 젊은 선생님들이 단관을 주관했고, 고1 때 대학로에서 '아가씨와 건달들'이란 뮤지컬을 처음 봤다. 고등학교 3년 내내 뮤지컬에 빠져 살았고,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주말엔 대학로에서 살 정도였고, 취미반으로 뮤지컬 넘버를 배워 무대에도 서 봤지만, 인천으로 이사한 후에는 어려운 일이 되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내는 데는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수많은 도전이라고 하자. 초등학교에서 많은 과목을 가르치는 이유는 아이들이 자기의 재능과 적성을 발견하도록 돕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래서 자기에게 맞는 직업을 찾기도 하지만, 어릴 적 미술 시간에 한 번도 칭찬받은 적이 없는 내가 그림을 끄적거리기도 하니 '너의 적성은 이거야'라고 못박지는 않으면 좋겠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도서관이나 구청, 평생학습관 등에서 진행하는 무료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다. 나 역시 이런저런 체험을 하며 취미를 찾아가는 중이다.


덕질이라면 이렇게 취미 생활을 하는 것도 꼽을 수 있겠지만, 어떤 것을 즐겨 사느냐에 따라서도 덕질의 형태를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여학생이 그렇듯 나 역시 펜을 참 좋아했다. 지금도 색연필이나 파스텔은 고이 모셔두고 쓰지 못하는 중. 스탬프, 마스킹테이프, 펜이 요즘 나의 수집 목록이다. 요즘 손글씨를 쓰는 사람이 없어 펜 업계가 불황이라지만, MZ세대가 아날로그 방식으로 쓰기를 즐겨한다니 부흥하기를 기대한다. 누구에게나 다양하고 다채로운 펜은 그냥 지나치지 못할 품목이지 않은가?


유행에 따라, 나이에 따라, 건강에 따라 덕질 종목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누구나 집중하고 즐길 수 있는 한 가지 자신을 위해 꼭 가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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