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수 양희은 씨의 책 『그럴 수 있어』를 읽고 있다.
나태주 시인의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를 읽을 때도 느꼈던 것처럼, 인생 후반기에는 자신의 한 평생을 돌아보며 후배들에게 남기는 글을 덤덤하게 쓰게 되는 것 같다. 건강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누구나 그 나이가 되어봐야 보이는 것이 있고, 그 나이대의 사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나 역시 나이를 먹고, 엄마를 떠나보내고 나서야 비로소 엄마에 대한, 엄마와 나 사이의 감정들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젊은 날에는 회사 다니느라 바쁘고, 인생의 방향을 몰라 헤매다가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서 문득 글을 써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다. 글쓰기 또는 책을 내는 것이 그 해의 목표가 되기도 한다. 나 역시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엄마 이야기를 담은 독립서적을 출판한 것이다. 40대를 마무리하며 인생에 점 하나를 찍은 기분이었다. 매일 블로그와 기사를 쓰면서 글쓰기 실력을 단련했지만, 책을 만들기 위해 원고는 또다른 결이라는 것을 실감한 한 해이기도 했다.
젊을 때부터 글을 쓴다면 청춘부터 기록할 수 있을 테니, 글은 젊을 때부터 쓰면 좋겠다. 첫 책을 받으면 뿌듯하면서도 후회가 가득한 것은 청년이나 중년이나 똑같을 것 같으니 일찍 경험하고 다음에 더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는 게 좋지 않을까?
어릴 때는 선생님께 검사받으려고 일기를 썼고, 학창 시절에는 친구들과의 꺄르르한 날들을 다이어리에 적었다. 성인이 되어서는 업무일지를 기록했고, 더 나이를 먹고는 가계부를 썼다. 쑥스러워서 또는 이사하면서 예전 다이어리를 모두 버린 게 약간 후회된다. 기억에서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가끔 들춰보면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요즘은 시대적 기류에 맞춰 다시 글을 쓰고 있다. 다이어리부터 글쓰기의 입문이라는 에세이를 주로 쓰고 있지만, 언젠가 소설도 써보고 싶은 욕심이 든다. 글쓰기에 있어서는 이제 겨우 걷기 시작하는 단계라 다리에 힘이 붙으려면 십수 년은 더 걸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하여 결론은 "청년들이여, 가장 젊은 날 오늘부터 글을 쓰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