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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임팩트 Oct 14. 2021

돌고래 연구로 바다 생태계를 지킬 수 있을까?

장수진/김미연 펠로우ㅣ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연구원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혁신가 레이블, 카카오임팩트 펠로우십과 함께하는 사회 혁신가를 소개합니다. 오늘의 행동을 통해 내일의 변화를 만드는 방법, 혼자 하지 않고 연결되어 만드는 변화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장수진, 김미연 펠로우는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행동 특성과 생태 환경을 연구하며 해양 생태계 보전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연구는 물론 다양한 캠페인과 강연, 정책 제언 등의 활동으로 인간의 생활 방식이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며 목소리를 내는 장수진, 김미연 펠로우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연구를 하며 눈앞에 바로 보이는 문제점들을
계속해서 만나게 됐고 그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 졌어요.

Q. 안녕하세요. 두 분 소개를 부탁드려요.


저희는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마크(MARC)의 대표인 장수진, 그리고 부대표인 김미연입니다. 저희 마크는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지를 따라 현장연구를 통해서 생태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요, 돌고래를 비롯한 바다에 사는 수많은 해양동물의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활동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Q. 두 분 모두 돌고래를 연구 대상으로 삼게 된 계기나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장수진 펠로우 / 저는 제돌이 방류 프로젝트의 멤버로 들어가면서 그 프로젝트를 계기로 돌고래를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제돌이는 제주도에서 정치망에 혼획된 후 불법적으로 거래되어 서울로 올라간 남방큰돌고래예요. 나중에서야 불법적인 부분이 문제가 됐고, 제돌이를 고향으로 돌려보내자는 뜻을 중심으로 시민단체, 환경단체, 연구원, 법조인까지 많은 사람이 모여 위원회를 결성하게 됐죠. 저는 그중 연구팀에서 돌고래가 야생에 나가는데 동물행동학적 관점에서 문제가 없는지 이상한 행동을 보이지는 않는지와 같은 행동 연구를 했어요.


김미연 펠로우 / 저는 원래 수원청개구리의 커뮤니케이션 연구를 했어요. 그러다 더 사회성이 높은 동물의 커뮤니케이션 연구를 해보고 싶어 졌습니다. 처음부터 남방큰돌고래를 지정한 건 아니었는데 졸업 후에 장수진 펠로우가 있는 제주도에 내려와서 박사 준비를 하며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시작한 후에는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없더라고요.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Q.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하셨는데 왜 돌아갈 수 없었나요?


김미연 펠로우 / 문제가 너무 많더라고요. 연구를 하다 보니까 눈앞에 바로 보이는 문제점들을 계속해서 만나게 됐고, 그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 졌어요. 남방 큰 돌고래를 연구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재미있는 일이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지만 뒤따르는 문제들이 여길 떠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였어요. 그래서 이곳에 남아 연구도 진행하고 단체도 만들어 활동하게 됐죠.


Q. 그 문제가 어떤 것인지 더 자세히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장수진 펠로우 / 돌고래 연구는 해외에서 이미 많이 진행이 됐어요. 그런 연구들을 살펴보면 제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매우 유사한 상황이 이미 벌어진 곳들을 찾을 수 있어요. 관광 선박이 들어온다든지 해양쓰레기에 걸린 돌고래가 있다든지요. 짧은 기간이 아닌 5년, 10년, 15년 뒤에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해외의 연구를 통해 확인하고 있는데, 분명 우리에게도 시간이 지나면서 해외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던 문제들이 나타날 거예요. 그런 문제를 미리 파악해서 사전에 사람이 조금만 주의하고  양보하면 동물과 계속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사람이 아닌 동물의 입장에서 바다와 바다의 문제를 얘기해야 했어요.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김미연 펠로우 / 가장 눈에 띄는 문제 중 하나는 해양쓰레기예요.  저희가 ‘오래’라고 이름 붙인 개체는 해양쓰레기로 인해 꼬리가 잘려나갔고, 지금도 꼬리 없이 제주 바다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오래’처럼 해양쓰레기로 인해 상처를 입은 개체들은 2015년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어요. 모두가 청정 제주도라고 말하지만 바다 갯바위 위에 오르면 쓰레기가 안 보이는 공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제주에는 쓰레기가 많아요.

 

인간도 돌고래도 서로 충분히
거리를 둔 채로 각자의 존재를
인정하고 살 수 있어야 해요.


Q. 관광 선박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관광은 어떤 문제가 되고 있나요.


김미연 펠로우 / 제주에 남방큰돌고래가 서식한다는 걸 많은 분들이 알게 되고 나서 제주도에서 관련 관광을 하시는데, 관광에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존재하긴 하지만 사실 관광의 대상이 되는 남방큰돌고래를 온전히 고려하고 있는 방향은 아니에요. 관광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진행되는데, 그럼 돌고래들이 행동과 생활 반경에 있어 큰 제약과 방해를 받거든요. 저희 연구의 결과를 살펴도 그렇고요.


장수진 펠로우 / 사람들이 돌고래를 볼 때 의인화시키고, 자기감정을 이입해서 보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저희가 연구를 오랜 시간 지속해서 미세한 차이를 발견하고, “돌고래들의 행동이 이렇게 바뀌었어요”하고 얘기를 해도 오히려 그 정도면 상관없지 않나, 돌고래가 좋아한다는 등의 얘기를 하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하지만 분명 돌고래가 좋아해도 하면 안 되는 것들이 있어요. 돌고래가 사람 가까이 왔을 때 접근하거나 만져보려는 행동들, 선박으로 돌고래를 쫓아가는 행위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생태적으로 명확하게 좋지 않은 방향이고, 장기적으로도 나쁜 쪽으로 영향을 미치는 일이거든요. 인간도 돌고래도 서로 충분히 거리를 둔 채로 각자의 존재를 인정하고 살 수 있게끔 설득하는 것도 저희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Q. 한국에도 돌고래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으시다고 들었어요. 그만큼 한국에서의 연구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요.


장수진 펠로우 / 한국에서 고래나 돌고래를 연구하는 사람의 수가 워낙 많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해요. 생태에 중심을 두고 연구하는 사람은 그중에서도 더욱 적은 편이에요. 마크가 그런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기여를 하면 좋겠어요.


김미연 펠로우 / 고래 연구에서 좀 더 포커스 되고 있는 건 밍크고래와 같이 식용으로 먹거나 활용될 수 있는 고래들에 대한 것들인데요. 그래서 현재 한국 바다에 어떤 돌고래나 고래류가 서식하는지 자원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부분이 많은 반면, 이곳은 어떤 환경이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하는 부분들은 아직 많이 거론되지 않고 있는 거죠.

하지만 요즘 들어서 제돌이를 시작으로 남방큰돌고래 이야기도 많이 전달되고 있고, 큰 고래가 지나가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도 진행되고 있어요. 이걸 기점으로 장수진 펠로우가 말한 것처럼 연구자들이 더 많아지길 바라요. 연구자가 늘어나면 위험도 더 빨리 파악할 수 있게 되겠죠. 지금은 한국 어디에서 어떤 생물이 위험에 처해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모르고 있는 사이 생명들이 사라질 수 있는 거거든요.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Q. 마크의 연구와 행동, 나아가서 주목하고 있는 문제들을 알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김미연 펠로우 / 남방큰돌고래 연구를 위해서는 야생에 있는 남방큰돌고래의 개채 식별을 해야 하는데요, 그런 식별을 위해 돌고래들이 숨을 쉬러 올라오면 보이는 등지느러미 사진을 찍어요. 그렇게 모인 자료를 재디자인해서 카탈로그로 만들어 배포하면서 사람들이 남방큰돌고래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느끼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방류 돌고래 중에서 세계 최초로 야생에서 새끼를 낳은 ‘춘삼이’나 쇼를 하다가 바다로 돌아간 개체인 ‘제돌이’, 죽은 돌고래를 추모하는 행동을 보이는 ‘시월이’ 등 개체마다 이름을 붙이고 스토리를 들려드리는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에요.

그리고 돌고래 관광 업체들이 생겨나면서 저희가 우려했던 부분이 시작됐기 때문에, 남방큰돌고래를 만나는 방법에 대한 캠페인도 시작했어요. 국내에는 관련법이나 관리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서 제대로 된 가이드가 없다고 볼 수 있거든요. ‘드론은 몇 미터 아래로 내려가면 안 된다’, ‘새끼가 무리에 있으면 좀 더 멀리서 관찰해야 한다’와 같은 가이르 라인을 제시하면서 남방큰돌고래를 좀 더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스톱모션 영상이나 포스터를 활용해 알려왔어요. 그렇게 캠페인을 진행하고 관련 규정 도입을 요구한 결과로, 현재 해수부에서 관련 조제 제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고래들의
생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Q. 연구와 활동을 진행하시면서 일어난 변화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활동하기 잘했다고 느꼈던 순간이 있었나요? 아니면 여전히 아쉬운 부분들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장수진 펠로우 / 저희가 배포한 카탈로그를 들고 휴가 때 돌고래를 찾아오는 분들도 있고, 펀딩 때 제작했던 굿즈인 손수건을 액자에 넣어서 걸어뒀다는 분들도 계세요. 저희가 열심히 노력한 결과물들이 잘 활용되고 있는 게 보람으로 느껴져요.


김미연 펠로우 / 아쉬운 부분은, 저희가 그런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던져도 아무 데도 닿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예요. 변화라는 것이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눈앞에서 바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관광이 늘어나고 잘못된 관찰이 이뤄지는 걸 현장에서 계속 확인하는 게 힘들었어요. 나의 말들이 어디에도 도달하지 않는 것 같았죠.

그러다 한 감독님을 만났는데 이런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제돌이 전에는 남방큰돌고래의 존재를 아는 사람도, 수족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람도 없었다고요. 지금은 그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얘기해주셨는데 그 후로는 변화가 쌓여가고 있다는 걸 조금은 느끼게 된 것 같아요.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Q. 마지막으로, 마크가 앞으로 바라는 변화는 무엇인가요.


김미연 펠로우 / 1~2년 안에 생겼으면 하는 변화는 무엇보다 남방큰돌고래 관광이 변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보호종인 이 친구들에게 좀 덜 불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안들이 생겨나서, 그 변화를 저희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요.


장수진 펠로우 / 다양한 방식으로 얘기를 나눌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전 세계의 해양포유류, 고래류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몇백 명씩 모여 인간이 얼마나 고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서를 낸 적이 있는데 거기에 한국인은 포함되지 않았어요.

그런 것은 기존의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서로 알음알음 진행하는 거거든요. 한국은 연구자의 숫자가 적다 보니 기존 유럽이나 미국 쪽과는 동떨어져있는 부분이 있어요. 굳이 그들과 교류를 하지 않더라도 한국 안에서도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지고, 그런 사람들끼리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은 성명서도 내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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