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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BTI 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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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Jan 28. 2021

직관형(N)이 감각형(S)보다 상상력이 뛰어날까?

MBTI는 선호도일 뿐이다

ISFJ(잇프제) 아내와 길을 걷다 보면 이런 유형의 대화를 할 때가 있습니다.

잇프제 : 지금 지나간 사람이 맨 가방 봤어? 색깔 너무 예쁘다~
ENTP(엔팁) : 지금 지나간 사람? 누구?
잇프제 : 내 옆으로 지나간 사람 말이야.
엔팁 : 아... 아 그 사람? 그 사람이 가방을 메고 있었어?

그런가 하면 누군가의 흉내를 잘 내는 잇프제 친구도 있습니다.

잇프제 : 그 형 흥분할 때마다 팔 이렇게(흉내를 내며) 하잖아ㅎ
엔팁 : ??그 형이 그런다고? 몰랐는데 나중에 봐야겠네ㅋㅋㅋ

왜 누구는 타인의 가방 색깔이 눈에 들어오고, 누구는 타인의 행동 양상을 잘 알고 있으며, 누구는 타인이 가방을 메었는지조차 헷갈릴까요?

물론 대상에 대한 관심도의 차이에 따라 다르기도 하겠지만, 성향에 따라 의식이 자연스럽게 어디로 향하게 되는지의 차이로 해석을 해보면 어떨까요?

잇프제의 주기능 내향감각(Si)은 특히 오감을 통한 관찰에 초점을 둔 기능입니다. '대상을 관찰해야겠다'라는 판단을 내리지 않아도 무의식적으로 여러 가지를 관찰하는 경우가 많죠.

반면 엔팁에게 Si는 열등기능입니다. '대상을 관찰해야겠다'라는 판단 없이 관찰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그래서 S, 특히 Si를 잘 활용하는 성향들의 경우 대체로 남들이 볼 때 관찰력이 좋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S와 N 중 어느 성향의 관찰력이 더 좋은가? 에 대한 답변을 헷갈리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S와 N의 관찰력의 차이는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대상을 관찰해야겠다'라는 판단을 내리면, N성향도 잘 관찰할 수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죠. 다만 N성향은 관찰이 필요한 상황이 조금은 불편하고, 지속되면 S성향보다 스트레스를 받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측합니다.

마찬가지로 S성향의 상상력이 N보다 떨어진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S성향과 통화 중 밸런스게임을 두세 가지 물어보면, 그들은 곧잘 상상해서 대답을 해줄 겁니다. 하지만 그 질문이 열 개쯤 되면 이런 대답이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S : 미안한데 나 지금 숙제해야 돼서 좀 바빠ㅎ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나는 이런 상상을 많이 하는 게 불편해.)

성향이 의미하는 바는 그저 자신의 의식이 그곳으로 얼마나 자주, 자연스럽게 향하는지입니다. 의식을 그곳에 둘 수만 있다면, 성향에 관계없이 누구든 관찰, 상상, 통찰, 사고, 이해, 공감 - 세세하게는 청소, 계획 세우기, 정리정돈, 말하기, 글쓰기를 잘할 수 있는 거죠.

다만 의식을 계속 그곳에 붙잡아 두려는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자신의 성향에 반대되는 행위가 어렵고,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뿐입니다.

물론 그것을 자주 하게 되면 더 잘하게 될 가능성이 높을 수는 있겠죠.


그렇지만 MBTI의 관점에서 볼 때, 우리 모두는 8기능을 전부 사용할 수 있는, 똑같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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