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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Feb 06. 2021

고맙게도, 내 인생은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는다

인생은 정말로 마이웨이

때로 인생은 내 뜻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그리고 그러한 일들은 내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벌어지기도 한다.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가려면 때로, 또는 생각보다 자주 가고자 하는 길의 방향을 틀어줘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으니까.


당연히 즐겁지만은 않은 일이다. 타인의 뜻대로 살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을까? 설령 있더라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마저도 결국 자신의 뜻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즉, 우리는 모두 자신의 뜻대로, 자신이 원하는 대로, 내키는 대로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는 거다.


그럼에도 우리는 앞으로도 인생이 마냥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아마 그런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얼핏 그렇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에게도, 그들이 가고자 하는 인생을 방해하는 뭔가가 생기는 법이니까. 엄밀한 의미에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만 사는 사람은 없다고 볼 수 있다.


또, 그렇게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길은 정말 나의 길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다. 그것도 결국 내가 책임져야 하는 나의 길이다. 안타깝게도 당신을 원치 않은 방향으로 내몬 사람들이 있다 해도, 그들은 정작 그 후에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 쓰지 않고, 잠깐 신경 쓰더라도 결국 책임을 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설령 책임을 져준다고 해도 한계는 있다. 어차피 그 길을 계속 걸어가야 하는 것은 나이기에.


결국 우리는 이러한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내 뜻대로 가나 남의 뜻대로 가나 결국 내가 책임져야 한다면, 도대체 왜 남의 뜻대로 가야 하는가? 인생의 방향키를 남에게 맡겨야 하는 이유가 어디 있을까? 타인의 길을 침범하지 않는다면, 내가 나의 길을 가는 데에 아무 문제도 없지 않을까?


고로 나는 나의 길을 가야 한다. 지금도, 미래에도. 인생이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 어차피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떠올리면서. 고맙게도 그것이 나의 길을 가도 된다는 정당성을 부여해 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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