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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BTI 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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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Feb 04. 2021

인식형(P)에서 판단형(J)이 될 수 있을까?

MBTI 유형을 바꾸려는 시도를 하는 분들에게


 MBTI 성향은 단지 선호도를 알려주는 지표입니다. 예를 들어, 사고형(T)인 저는 감정적으로 느끼기보다는 머리로 생각하는 걸 선호한다는 뜻이죠.


 그런데 인식형(P)의 특징 중 하나를 그럴싸한 미사여구로 포장된 단점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나 봅니다.


- 융통성 있고, 변화에 잘 적응하며, 가능한 판단을 유보한다.


 유보하다를 쉽게 바꾸면 미루다 입니다. 즉, P형인 분들은 미루는 걸 선호하는 분들이라는 의미입니다. 다른 모든 특징들과 마찬가지로, 이것이 단점이 될 때도 있긴 하겠죠. 하지만 언제나 단점일까요?


 그런데 J가 되고 싶은 P와 같은 분들을 생각보다 자주 만납니다. 제 경험으로는, 보통 계획을 잘 세우지 못하고 계시거나, 또는 계획대로 실천하지 못해 J를 부러워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계획을 잘 미루는 분들이신 거죠.


 그렇지만 성향이 바뀌는 것이 가능한가 와는 별개로(저는 바뀌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성향을 바꾸는 것보다는 어떠한 방법을 사용해서든 미루지 않고 계획을 실천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아주 강하게 듭니다.



 왜인지는 말미에 말씀드리기로 하고, 일단 계획을 잘 실천하는 P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P인 분들은 J인 분들과는 조금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인식형(P)에서 알 수 있듯이, P의 특징은 목표로 향하는 과정에서 무언가 쓸데없는 것들도 잘 인식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J에 비해 목표로 향하는 길이 멀어 보이는 거죠.


 그래서 저는 P인 분들이 목표를 수월하게 달성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목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또 하나는 목표로 향하는 과정에 그 필요성을 자신에게 계속 인식시키는 것입니다.


 굉장한 방법이 있는 것처럼 말씀드렸지만, 사실 뻔한 얘기입니다. 다이어트를 위해 살 빠진 사람들의 사진을 인식시키는 등이 좋은 예시가 되겠네요. 결국 이 뻔한 얘기를 하려고 글을 썼냐고요?



 요점은 이겁니다. MBTI 상담과정 중 들었던 말을 빌리면, 미루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어 P에서 J로 바뀌고자 하는 것은, 마치 5분 스피치를 위해 웅변학원을 등록하는 격이라는 겁니다.


 그럴 바엔 5분 스피치는 잘하는 사람보다 몇 시간 더 연습하기로 하고, 웅변학원 등록비용과 시간을 아껴 좋아하는 일을 통해 5분 스피치로 인한 스트레스를 푸는 게 현명한 일은 아닐까요?


 서두에도 언급했듯, MBTI 지표는 우월함의 차이가 아니라 선호도의 차이입니다. 그러므로 J가 되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P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거기서 만족감을 느끼는 삶이 건강한 삶인 겁니다. 싫어하는 걸 억지로 하는 삶보다, 좋아하는 걸 즐기면서 사는 삶이 더 건강한 삶인 것은 당연한 거니까요.


 J와 P로 말씀을 드렸지만, 다른 지표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걸 얼마든지 즐기면서 사실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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