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영화 <다크나이트>의 등장인물로
히스 레저가 연기한 조커의 MBTI가
ENTP에 가장 가깝다는 몇 가지 근거가 있습니다.
그 근거를 영화 속 장면에서 찾아보기로 하죠.
영화 시작과 함께
가면을 쓴 강도단이 나타나 은행을 텁니다.
나중에 알게 되지만
고담시의 마피아들이 돈을 맡긴 은행이죠.
그런데 이 강도단은 돈을 터는 도중
역할을 끝낸 동료를 죽입니다.
머릿수를 줄이기 위해
조커가 미리 지시했기 때문인데요.
그리고 돈을 터는 마지막 장면쯤에,
그때까지 살아남은 강도 하나가
“조커가 나도 죽이라고 했겠지.”
라며 다른 강도를 총으로 겨눕니다.
영화를 보신 분은 알겠지만
이때 목숨이 위험해진 강도가 바로 조커입니다.
하지만 어쨌든 조커는 잘 대처해
모든 동료가 죽은 뒤 은행의 돈을 갖고
혼자 탈출하는 데 성공합니다.
즉, 조커는 자신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는
위험한 전략을 짰고, 실제로 위험에 빠지지만
상황에 맞게 잘 대처해 성과를 거둔 것입니다.
무모할 수도 있는 도박수를 던지고
임기응변으로 일을 해치우는 경우가 잦은
ENTP와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다음으로 조커는 대범하게도 자신이 턴 돈의
원래 주인이랄 수 있는 마피아를 찾아갑니다.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장소에
당당히 모습을 내밀고
마피아두목들에게 농담을 건네며
심지어 도발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제안을 하죠.
실제로 마피아들은 나중에
이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이 역시 농담이나 도발을 즐기고
말빨로 설득하길 좋아하는
ENTP와 겹치는 모습입니다.
그다음 장면에 나오는 대사,
상당히 중요합니다.
마피아두목 중 하나가 자신에게 현상금을 걸자
전략을 세워 오히려 제압에 성공하는데요.
이때 두목의 입 속에 칼을 넣은 채
갑자기 자신의 입에
상처가 난 이유를 썰로 풉니다.
(나중에 보면 알겠지만 이 썰은
즉석에서 지어낸 썰입니다.
이런 모습 역시 ENTP와 겹치는 부분이죠.)
그러다가 자신을 바라보는
두목 부하의 겁에 질린 모습을 향해
대수롭지 않다는 듯 한 마디 던집니다.
“why so serious?”
그리고 조커는 바로 두목을 해치죠.
저 '뭐가 그리 심각해?'라는 대사는
조커라는 인물을 관통하는
명대사 중 하나인데요.
모든 상황을, 또 모든 행동을
가볍게, 가볍게 받아들이고
그에 따라 혼돈스럽게 변화하는 환경에
내몰린 이들을 바라보는 걸 즐기는
조커의 내면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짓궂은 농담이나 장난,
무모하거나 위험한 행동 등
모든 것을 가볍게 여기는
ENTP와 정말 비슷한 점입니다.
이후 조커는 마피아 전원이 소유한 돈의
절반을 받기로 하고 배트맨 사냥에 나섭니다.
하지만 오히려 배트맨에게 붙잡히죠.
사실은 일부러 붙잡힌 거지만,
어쨌든 이후 경찰서에서 조커와 배트맨이
나누는 대화가 인상 깊은데요.
조커는 배트맨에게
다섯 명이나 죽게 내버려 뒀다면서 조롱하고,
잡혀 있는 하비 덴트와 레이첼을 구하려면
네가 가진 규칙을 깨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세상을 사는 팁 중 하나는 규칙 없이 사는 거'라고 덧붙이죠.
자신을 속박하는 규칙을 싫어하는 대표적인 유형이
ENTP라는 데에 이견이 있는 분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조커가 두 사람의 위치를 불지 않자
분노가 폭발한 배트맨에게 얻어터지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조커는,
오히려 자신을 죽이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라며
규칙에 얽매여 자신에게 놀아나는
배트맨을 압박하고 조롱합니다.
네가 가진 잘난 힘으로도
내게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이죠.
목숨조차 '가볍게' 여기는 조커 자신을
구타한들, 협박한들 얻을 수 있는 게 없으니까요.
배트맨의 유일한 규칙은 바로 불살인데,
조커가 바로 이를 파고든 겁니다.
그래도 조커는 결국 배트맨에게
두 사람의 위치를 각각 말해주고,
배트맨은 곧바로 정의로운 검사 하비 덴트가 아닌,
사랑하는 레이첼을 구하기 위해 떠납니다.
그런데 이 역시 조커의 함정이었죠.
둘 중 하나밖에 구할 수 없는 촉박한 시간이 되어서야
위치를 알려주었는데,
심지어 두 사람의 위치를 바꿔 알려준 겁니다.
배트맨은 어쩔 수 없이 하비 덴트를 구하지만
하비의 얼굴 중 반에 불이 붙고
레이첼은 목숨을 잃습니다.
그동안 조커는 또 미리 세운
'운과 임기응변이 필요한 위험한 전략‘
을 성공시켜 경찰서에 붙잡혀 있던
마피아들의 자금관리자인
리우를 데리고 유유히 탈출합니다.
위험에 빠진 상황에서도
(배트맨이 자신을 죽일 리 없다는 걸 알고 있고,
또한 자신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조커에게는
위험에 빠진 상황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 있지만)
주둥이는 살아서 끝까지 상대방을 조롱하고
위험한 전략을 짜는 모습은
역시 ENTP에 가깝습니다.
조커가 나오는 장면은 아니지만
조커가 어떤 인물인지 알려주는
또 하나의 중요한 장면이 있죠.
배트맨과 그의 비서 겸 집사인
알프레드의 대화입니다.
배트맨이 범죄자란 복잡할 게 없기 때문에
조커가 노리는 게 뭔지만 알면
막을 수 있을 거라 말하는데요.
그러자 알프레드가 이런 말을 합니다.
"꼭 돈과 같은 것을 추구하지 않는 이도 있으며,
그런 사람은 매수도, 협박도, 설득도, 협상도 안 통합니다.
그저 세상이 불타는 게 보고 싶을 뿐이니까요."
위의 네 힘으로는 내게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조커의 조롱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죠.
현실적이고 상식적이고 통속적인 것(S)보다는
자신만의 목표와 길을 찾는 데에 거리낌이 없는
ENTP와 비슷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 나오는 장면을 위 대화와 연결 지어보면
조커의 인물상을 이해하기 더 쉬운데요.
조커는 마피아들의 공동자금을 쌓아놓고
약속한 절반의 자금으로 뭘 할 거냐고 마피아두목이 묻자
부하들을 시켜 돈더미에 휘발유를 뿌립니다.
그리고 불을 붙이며 이렇게 말하죠.
"돈은 관심 없어. 중요한 건 메시지지... 모든 건 불탄다는 것."
아무것도 필요 없고 관심도 없으며
추구하는 건 오로지 세상이 불타는 것인 악당.
누군가 조커가 어떤 인물이냐고 물으면
바로 이렇게 대답하시면 됩니다.
이후 하비를 찾아가 또 목숨이 달린 도박을 하는 모습.
배트맨에 의해 정말로 죽을 위기에 처하자
자신의 목숨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그의 유일한 규칙을 깨버렸다는 사실에
만족하며 미칠 듯이 웃는 모습.
승부욕을 불태우면 손해를 감수해서라도
이기고자 하는 ENTP와 비슷해 보이는
모습을 계속 볼 수 있습니다.
여담으로 배트맨은 간발의 차로 조커의 목숨을 구해
조커의 노림수는 이뤄지지 않죠.
하지만 조커가 타락시킨 하비가
살인을 저지르는 것을 막는 과정에서
결국 하비를 해치게 됩니다.
조커가 말했던 대로 결국 배트맨이
자신의 유일한 규칙을 깬 것이죠.
지금까지 영화 다크나이트 속
조커의 MBTI가 무엇인지
답정너식 글에 따라 추론해 보았는데요.
물론 여러 가지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저는 여기까지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