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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Apr 26. 2021

어느 날 여자친구는 내게 말했다

그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는?

너 그렇게 행동하면 사람들이 안 좋게 볼 거라고.


...하지만 사실 나는 그녀의 말에 별로 동의하지 않았는데,


첫 번째 이유는 어차피 이런 나를 좋아할 사람 싫어할 사람은 정해져 있다는 생각,자기도 날 좋아하면서


두 번째 이유는 날 싫어해도 별 상관없다는 생각,


세 번째 이유는 타인에게 날 맞춰간다는 건 아주 어리석은 행동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여자친구에게 알았다고 하고는 조금은 그녀의 입맛에 맞게 행동했다. 그녀가 나를 싫어하는 건 견디기 어려웠으니까.


정확히는, 여자친구 앞에서는 그렇게 행동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취직을 하고 사회생활을 하던, 이제는 아내가 된 여자친구는 어느 날 지친 모습으로 내게 말했다.


타인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 행동하다 보니 힘들다고.


왜 너는 내 감정은 잘만 상하게 하면서 다른 사람한테는 잘 맞춰주냐고나는 그녀의 얘기를 경청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원래 타인에게 맞춰주다 보면 한도 끝도 없는 법이고, 그러면 너한테 고마워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호의가 권리인 줄 알고 악용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거라고.


내가 사람들의 시선을 굳이 신경 안 쓰고 내 뜻대로 사는 건 다 이유가 있다고. 사람들이 안 좋게 보는 게 도대체 뭐가 두려우며, 또 내가 아는 너라면 굳이 타인에게 맞춰주지 않아도 어차피 널 좋아할 사람은 많을 거라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렇게 내 말을 듣고 나처럼 행동할 수 있었다면 그녀가 이렇게 힘들어 했겠는가? 


그래도 그녀는 아마도내 덕분에 예전보다는 조금은 더 자신을 돌보게 됐다.


그리고 그 이후로 나는 그녀에게 ‘그렇게 행동하면 사람들이 안 좋게 볼거야’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결국 핵심은 본인에게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사는 게 답이라고 믿는 데 있지 않을까?


어차피 삶에 답은 없고, 나처럼 사나 그녀처럼 사나 장단점은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난 오늘도 살고 싶은 대로 산다. 아마 평생 그럴 거다. 이런 내겐 적도 많지만, 전혀, 쌀 한 톨만큼도 상관없다.


적어도 나는 나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 한다. 난 소중한 존재고, 누구나 자신을 가장 소중히 여겨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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