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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May 01. 2021

딱딱함과 말랑함

관계를 대하는 태도

삶을 대하는 태도는 한없이 다양하지만, 인간관계를 대함에 있어 우리가 가지는 태도는 대개 딱딱하거나-말랑하거나로 조금은 구분 지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딱딱한 사람들은 그 어떤 사람이 와도 굽히지 않고 자신의 모습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마치 굽히지 않는 것이 아니라 굽힐 수 없는 것처럼.


그렇게 이들은 꼿꼿이 자신을 지켜나갑니다. 주변에 단단하고 확고한 인상을 주며, 긁혀도 잘 상처 받지 않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계는 있기 마련입니다. 버텨보지만 한계에 봉착하게 될 때, 그들은 결국 부러지기도 합니다. 딱딱했던 자신의 모습을 잃고 약해지기도 하죠. 고민에 잠깁니다.



말랑한 사람들은 그 어떤 사람이 와도 그에 맞춰 자신을 적절히 굽히기도, 변형시키기도 하며 유연하게 대처합니다. 자연히 상대방은 편안함을 느끼게 되죠.


이들은 한없이 말랑해지는 것이 세상에 효과적으로 적응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듯 보입니다. 실제로 부드러운 존중과 배려는 관계에서 큰 강점으로 작용하죠.


하지만 역시 한계는 있습니다. 타인에 맞춰가다 보면 더 이상 굽혀지지 않는 시점에 이르러, 이들은 본모습으로 되돌아가려는 반동으로 주변을 튕겨내기도 합니다. 굽혀지고 변형시켜온 유연함 속에 숨겨진 자신의 본모습으로요.


그렇게 자신의 모습들을 잠시 잃은 뒤 다시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는 자신의 몫입니다. 대개 원래의 딱딱하고 말랑했던 모습으로 되돌아가지만, 그와 함께 조금은, 어쩌면 아주 조금은 다른 태도를 수용하게 될지도 모르지요.



딱딱하든, 말랑하든, 적당히 섞여 있든, 너무나 다양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인간관계 속에서는 모두가 힘들어할 때가 있을 겁니다. 그럴 때의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너무 딱딱해서 순응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너무 부드러워 본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거울에 비춰볼 필요는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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