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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Apr 28. 2021

걱정이 많은 사람들에게

걱정에 대한 단상

그런 사람들에게 나처럼 걱정 없이 사는 사람이 건네는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말라는 말은, 아마도 타인을 잘 이해하지 못 한 채 자신의 입장과 기준만 고려한 편협적인 시선의 결과물일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쓸데없는 걱정인지 아닌지 역시 알 수는 없다. 단지 나는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합리화하며 살아갈 뿐이니까.


그럼에도 자신이 너무 많은 걱정을 하고 있어 움츠러드는 것은 아닌가 고민이 될 때가 있다면, 적어도 그런 때에는 걱정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성격, 행동 등을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이런 말을 한다.


억지로 바꾸지 않고 자신에게 자연스러운 방향을 추구하는 게 가장 좋아 보인다고.


그런 맥락에서 조금은 슬픈 얘기일지 모르겠지만, 걱정이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걱정을 하는 행위는 자연스러운 방향이다.


걱정을 원하지 않을 때 끊을 수 있다면, 진작 그렇게 했을 테니까.



걱정을 하지 않는 사람이 마음의 평화를 더 누리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걱정이 없어 별다른 대비를 하지 않다가 일을 그르치는 경우도 많다.


그저 그렇게 그르친 뒤에 '다음부터 잘하면 되지 뭐', 라고 위로할 뿐이다.


반면 걱정은 다방면으로 일을 검토하고, 예상하고, 대비하게 해 준다.


결정을 내리고 행동으로 옮기는 데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릴지는 몰라도, 일을 그르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다는 얘기다.


그저 그것을 인식하기가 어려울 뿐이다.


걱정 없는 사람은 일을 그르치고도 걱정을 안 하고, 걱정하는 사람은 잘 해결해놓고도 걱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걱정'의 특성상 행위의 주체자에게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할 수 있는 건 사실이다.


중요한 건 이 부분이라고 본다. 그래서 '걱정'이 '부정적인 감정'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걱정에서 그치지 않고 미리 대비하는 단계까지 나아갈 필요가 있다.


'비가 오면 어쩌지?' 라는 걱정에서, '비가 오면 우산을 써야겠다' 는 대비 단계로 말이다.


그렇지 않은 걱정은 서두에 언급한, 정말로 쓸데없는 걱정이 될 확률이 높으니까.



어차피 인생을 살아가는데 걱정이 없을 수는 없다.


그러므로 더 건강한 삶을 위해 필요한 건 걱정을 억지로 끊어내는 것이 아닌, 걱정이 가지는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를 잘 인지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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