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시간이 꼭 낭비는 아니었음을 깨닫는다면
관계의 단절은 함께 했던 시간들을 그저 낭비로 만들지도 모른다.
그래서 때로는 그 사실이 관계를 의미 없이 유지시킬 때도 있다.
거기서 오는 두려움과 후회를 감당하지 않고 회피하기 위해.
하지만 낭비가 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관계를 유지시키는 건 더 큰 낭비다.
흘러가는 시간이든, 움켜쥐는 물질이든, 마음 한 켠의 아픈 감정이든.
무의미하게 소모되는 것들이 갈수록 많아질 테니까.
그래서 단절을 위해서는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함께 했던 시간들이 결코 낭비만은 아니었음을.
추억만을 가져갈 수도, 후회만을 가져갈 수도 있지만,
어느 쪽이든 결국 다시 나를 걸어갈 수 있게 해 줄 테니까.
그렇게 걷던 어느 날 문득 뒤를 돌아보았을 때,
지난날을 떠올리며 미소 지을 수 있다면,
그때의 자신도 나를 향해 미소 지어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