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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Aug 06. 2021

가치관과 인간관계

건강한 인간관계의 기준

관계의 깊이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가치관이 아닐까? 무엇을 가치 있다고 여기는지에 대한 의견의 공통분모가 많을수록 더 깊은 관계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이와는 그렇게 자주 보지 못 해도 가깝게 지낸다. 어떤 이와는 가족처럼 자주 마주쳐도 데면데면하다. 또 어떤 이에게는 대화 몇 번만으로 쉽게 끌리기도 한다. 어떤 가치관을 얼마나 공유하는지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과 비슷하여 동질감을 느끼는 이와 더 가까이 지내려 한다.


갈등의 원인 역시 가치관으로부터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상대방이 가벼이 여길 때면 마치 자신이 무시당하는 것처럼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리하여 상대방의 말과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불편하게 느껴지게 될 때, 우리는 이 사람이 자신과는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음을 느끼며 거리감을 조성하려 한다.


그 누군가가 단순히 타인에 그친다면 관계를 유지하는 것보다 거리를 두는 게 더 나은 방법일 수 있다. 가치관이란 개인마다 다르고 강요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기에, 설득하기도, 설득한다는 행위 자체도 불합리에 가깝기 때문이다.


문제는 쉽게 거리를 두기 어려울 만큼 가까워진 이, 혹은 태생부터 가까운 이에게서 그런 느낌을 받을 때다. 이때 우리는 어떻게든 자신의 가치관을 이해받고 공유하길 원하게 된다. 관계와 가치관이 모두 소중하기에 둘 다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애쓰는 것이다.


그럼에도 갈등이 해결되지 않아 아픔을 느낄 때, 그 아픔은 그저 나의 가치관이 이해받지 못했다는 사실에서 비롯되는 것만이 아니다. 소중하게 여겨온 것들이 가볍게 다뤄졌다는 상처에서 기인한 아픔이다. 상대방의 것을 함부로 다루는 이와 바람직한 관계를 맺을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인 것이다.


결국 바람직한 관계란 서로의 가치관을 공유하고 존중해 주는 관계다. 어떤 가치관이 더 건강한 가치관인지 그 기준은 정해져 있지 않겠지만, 어떤 관계가 더 건강한 관계인지에 대한 기준은 정해져 있는 셈이다. 그리고 그 기준에 따른 최종적인 판단은, 아마도 '자신의 가치관'과 '상대방과의 관계' 중 무엇이 더 소중한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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